우크라 반격-9일) 예상을 넘어선 우크라군 대공세 - 러 국방부는 왜 브리핑서 빠뜨렸을까?
우크라 반격-9일) 예상을 넘어선 우크라군 대공세 - 러 국방부는 왜 브리핑서 빠뜨렸을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9.1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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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쥼에서는 2주 전부터 대공세 예고된 듯 - 하이마스와 M777 곡사포 공격에 큰 피해하리코프 주요 도시 주민들 서둘러 대피 나서 - 발라클레야선 이미 우크라 '청소작업'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하르코프주(州) 일대에서 본격 시작됐다. 러시아군은 중화염방사기 TOS-1A를 이 방향으로 배치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현지 전황은 러시아군에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주도 하르코프시와 이쥼, 쿠퍈스크, 벨리키 부를루크 등에서는 주민들이 전화를 피해 피란길에 올랐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현지 언론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 가격을 제한하자는 제안(가격 상한제)은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우크라이나군 반격에 선봉장 역할을 하는 미군 '하이마스'/사진출처:@US Army

러시아 언론을 중심으로 한 현지 전황을 정리, 소개한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제목도 '우크라 반격'으로 바꾸기로 한다/편집자 주

-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반격에 따라 전황은 러시아에게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우크라이나 수사국은 하르코프주 '발라클레야' 지역 '청소 작업'(잔당 소탕 작전, 부역자 색출작업 등을 통칭하는 듯)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발라클레야를 사실상 손에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 우크라이나 군은 또 하르코프주 '쿠퍈스크' 지역의 민간 기반 시설을 다연장로켓시스템 하이마스(HIMARS)로 공격하고 있다고 친러 행정책임자가 주장했다. 이에 따른 민간인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타스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거센 반격에 나선 하르코프 주요도시들. 표시된 곳이 하르코프주 3번째 대도시 이쥼. 왼쪽 바로 위도시가 발라클레야, 오른쪽 위에는 쿠퍈스크가 코프샤포르카와 인접해 있다. 오른쪽 아래에는 DPR의 리만이 보인다. 주도 하르코프(하리코프)는 비행장 표시가 있는 곳이고, 그 오른쪽으로 벨리키 부를루크가 위치해 있다/얀덱스 지도 캡처  

- 현지의 한 매체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정보국 부국장 다닐 베즈소노프를 인용, 러시아군이 '이쥼'시를 떠나기 시작했다고 전하기로 했다. 그는 "군 최고 사령부가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국방부가 일일 브리핑에서 이쥼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게 진행된 탓일 수도 있다. 이쥼은 하르코프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DPR 국경과 가깝다. 

- 친러 이쥼 지역 행정책임자 블라디슬라프 소콜로프는 "상황을 한마디로 어렵다"며 "지난 2주 동안 우크라이나군의 다연장로켓시스템 하이마스(HIMARS)와 155㎜ 곡사포 M777 등의 공격을 받아와 막대한 파괴와 많은 희생자가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크라스노다르' 지역으로 아이들을 '여름 캠프'에 보낸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그대로 두라"고 권하기도 했다. 

시체보이 서부군단 사령관이 포로로 잡혔다는 주장하는 친우크라 텔레그램 채널/캡처

-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과 SN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발라클레야' 지역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특수 군사작전을 벌이는 러시아군 서부군단 최고 지휘관(사령관)을 생포했다고 한다. 러시아 서부군단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7월 전선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안드레이 시체보이 중장이 이끄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친우크라 SNS에는 무릎을 꿇고 수갑을 찬 러시아군 장교 한명의 영상이 올라왔는데, 그가 시체보이 중장이 많이 닮았다는 것. 그는 영상에서 다른 표식이 없는 러시아 육군 위장복을 입고 중령 계급장을 달고 있다. 벨라루스의 반체제 '넥스타 TV'는 "우크라이나군이 '중령급 장교'가 아니라 시체보이 사령관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했다.

-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로제(자포리자) 원전의 장악을 위해 고속정을 타고 에네르고다르 부근에 상륙을 시도했으나 좌절됐다고 친러 지역 당국이 밝혔다. 그들은 10여대의 고속정을 타고 드네프르강을 건넜지만, 러시아 항공전력과 포 사격으로 상륙하지 못했다고 했다.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원전 지역에서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 푸틴 대통령은 최빈국에 대한 식량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올해 3,000만톤(t)의 곡물을 해외로 수출했고, 앞으로 5,000만t까지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 몰도바의 국적 항공사 '몰도바 항공'은 10월 1일부터 모스크바행 항공편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몰도바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의해 영공 통과가 차단된 바 있다. 

독러 해저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 /사진출처:가스프롬
EU 집행위의 심슨 위원:에너지 장관회의서 러시아 가스 가격 상한제 합의 못해/얀덱스 캡처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처하기 위해 꺼내든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가 난항에 부딪쳤다. EU 각국이 논의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빚었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에너지 장관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일 G7 추진 '유가상한제' 참여국가들을 향해 "가스도 석유도 없다"고 경고하자 제시된 맞불카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가스 수요가 폭증하는 겨울을 앞두고 EU는 사분오열하는 양상을 보였다. 

- 미국은 '러시아 유가상한제'를 어기는 거짓 정보를 제공한 구매자를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상한가격보다 높게 사들인 구매자가 이를 속이려고 가짜 증빙자료를 제공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재 대상이 된 구매자 정보는 유가 상한제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공유하기로 했다. 다만, 판매자나 구매자로부터 상한제를 지켰다는 허위 정보를 받은 뒤 러시아산 원유나 석유제품을 수송한 해상 운송업자에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의 아조프(아조우)스탈에서 러시아군에 투항한 우크라이나군/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영상

- 유엔 인권최고대표실은 러시아가 포로로 붙잡힌 우크라이나 군인을 고문하거나 부당하게 대우한 증거가 있지만, 러시아 측은 이들에 대한 유엔 등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일부 포로들이 수용시설에 들어갈 때, 심하게 구타를 당하고, 지난 7월 말 폭격을 당해 55명의 희생자를 낸 도네츠크의 올레노프카(올레니우카) 구치소의 경우, A형 간염과 결핵 등으로 포로들이 고통을 받았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크렘린측은 "누가 그 곳에 접근했다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며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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