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합병-3일) '점령'과 '차단'이 엇갈리는 우크라 군의 반격 - LPR과 헤르손서 혼전중?
돈바스 합병-3일) '점령'과 '차단'이 엇갈리는 우크라 군의 반격 - LPR과 헤르손서 혼전중?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0.04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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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동원령의 행정적 혼란이 해소된 뒤 훈련장서 들려오는 사망, 사망, 사망 소식
우크라군 반격은 LPR로, 남부 헤르손으로 - '차단' 주장 속 러시아군 지휘관 경질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우크라이나 4개주(도네츠크, 루간스크, 자포로제, 헤르손주)의 합병을 만장일치로 비준한 가운데, 최전선 상황은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반격으로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의 방어 작전 실패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군 지휘관의 문책 인사도 보도됐다. 특수 군사작전을 이끄는 러시아군 '서부 군단' 지휘권이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장으로 넘어갔다고 rbc가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부분 동원령과 관련, 드론 등 군사용으로 사용가능한 물품을 각 지역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불가리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신속 가입에 찬성한 동유럽 9개국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국가두마(하원), 새로운 4개 지역의 러시아 합병에 관한 협정을 만장일치로 비준/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시아 언론을 중심으로 한 '돈바스 합병-3일' 자다/편집자

-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러시아 전역에서 시작된 예비역 징집은 초기의 혼란이 조금씩 진정되고 있으나, 훈련 과정에서 의외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각 지역의 훈련 준비 상황및 여건에 따라 동원된 병력의 훈련 기간이 최대 1개월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기 동원되고 훈련이 거의 필요없는 정예 (예비군) 병력은 이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지역에 도착, 현지인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전투지역으로 떠났다.

제2차 대전이후 처음 발령된 동원령은 경험이 없고, 사전 준비가 미흡한 탓으로 각 지역마다 크고 작은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동원 대상이 아닌 인력들이 소환장을 받고 집결지에 모였다가 귀가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동원령을 집행하는 현지 군사위원(우리식으로는 병무청 현지 책임자)이 마가단에 이어 하바로프스크에서도 주지사에 의해 전격 해임되기도 했다.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주민들이 도착한 러시아 동원 예비역을 환영하고(위), 전장으로 떠나는 그들을 포옹하며 격려하고 있다/현지 매체 영상 캡처

하원에서는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동원된 예비역 3명이 훈련 과정에서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명은 심장마비, 한명은 자살, 한명은 지병으로 귀가후 사망했다고 한다. 

- 러시아 정부는 동원령과 관련해 각 지역 당국에 드론 등 군용과 민수용으로 사용 가능한 '이중 용도'의 물품 구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 도네츠크주의 '크라스니 리만'에서 철수한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 크레멘나야에서 동쪽으로 방어 거점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쪽으로는 헤르손의 드네프르강 서쪽 제방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러-우크라 양측에서 나오는 정보가 서로 달라 현재 '혼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반정부 매체 '미디어조나'가 전했다. 

- LPR 민병대 지휘관인 안드레이 마로츠코는 우크라이나군이 LPR의 경계선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큰 손실을 입었지만, LPR의 경계선을 넘어 리시찬스크로 향하는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콤스몰스카야 프라브다'의 종군기자 알렉산드르 코츠는 "클레멘나야가 계속 포격을 당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로인 클레멘나야-스바토보 고속도로를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중"이라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탱크부대

- 친러 헤르손주 수반인 볼로디미르 살도는 "우크라이나 군은 세 방향에서 헤르손 공격을 시도했으며, 그 중 두 곳에서는 차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블로거(텔레그램 계정으로 현장 소식을 전하는 인플루언스)는 러시아군이 드네프로-헤르손 고속도로 상의 '오스코로프카'와 '졸로타야 발카' 지역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스코로프카' 지역의 명물인 '수박' 상징물 앞에서 찍은 우크라이나군 사진이 온라인에 등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다음 진격 방향은 '두드차니'(дудчаны)과 카호프스카야 수력 발전소에서 10km 떨어진 '베리슬라프'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카호프스카야 수력 발전소 인근 지역을 포격해 왔다. 하지만, 카호프스카야 수력 발전소 방향으로의 우크라이나군 공격은 러시아군에 의해 차단됐다는 게 살도 헤르손주 수반의 주장(두 곳 차단중 하나)이다. 

rbc:베르드니코프 중장이 새로운 '서부 군단' 지휘관으로 임명됐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장

-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러시아군 지휘관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타블로이드지와 같은 외신 보도가 아니어서 신빙성은 높아 보인다. 현지 매체 rbc에 따르면 특수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러시아군 '서부 군단'의 알렉산드르 주라블레프 중장이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장으로 교체됐다. 서부 군단은 하르코프(하르키우) 지역의 전투에 참여했으나, 최근 점령지를 우크라이나군에 넘기고 철수했다. 

- 러시아군이 크라스니 리만에서 철수한 뒤 체첸자치공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이 지역을 담당하는 알렉산드르 라핀 '중부 군단' 사령관(중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라핀 중장이 군 전술에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비겁하다는 것. 그가 이 부대를 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6월 러시아군이 루간스크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뒤 확인됐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 수반/사진출처:체첸공 언론서비스

카디로프 수반의 비판은 전직 장성 출신이자 하원 의원인 안드레이 구룰레프로 이어졌다. 구룰레프 의원은 "현장의 군 지휘부가 왜 상황을 올바르게 평가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최고 지휘관이 직접 전선에 나가 보지 않으면 언제나 좋은 보고만 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첸 전쟁 당시 러시아군을 지휘했던 크바쉬닌 총참모장(1997~2004년)을 예로 들었다. 크바쉬닌 총참모장은 직접 전투 중인 참호를 찾아 병사들로부터 애로 사항을 듣고 작전 상황을 확인했다는 것. 2차 체첸전쟁을 러시아군의 승리로 이끈 핵심 요인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모스크바 '프룬젠스카야 제방'(러시아 국방부 지칭)에 앉아 있는 군 최고지휘부는 직접 현지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보고만 받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쇼이구 국방장관은 최근 부분 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병력들이 훈련하고 있는 각 지역 훈련장을 찾아 격려했다. 

- 미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가 공격 목표물에 대한 완전하고 지속적이며 투명한 공개를 전제로 미국측에 사거리 300km의 장거리 미사일 제공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 미국은 돈바스 지역 등 러시아에 합병된 우크라이나 4개 주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러시아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전기자동차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흥미로운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를 중립화하고, 크림반도는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되,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에 병합된 4개주에서 유엔 감독하에 주민투표를 다시 실시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찬성 여부를 물었다. 모스크바 시간으로 20시 15분 현재, 48.4%가 찬성했고, 51.6%는 반대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그나마 머스크는 훌륭하다며, 훌륭한 장교 계급장을 받을 만하다"고 논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어느 나라를 지원하는 머스크가 더 나은지 물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는 일찌감치 머스크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트윗
일론 머스크 어떻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지 말해/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 유럽 ​​연합(EU)은 최대 1만5,00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을 훈련시킬 계획이라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EU 회원국들은 실무자 수준에서 이에 동의했으며, 첫번째 우크라이나 훈련병 3천명은 지휘관 전술및 전투 훈련을 주로 이수할 것이라고 했다. 

자포로제 원전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에 의해 억류됐던 우크라이나 자포로제(자포리자) 원전의 소장이 석방됐다며 "그의 석방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고르 무라쇼프(무라쇼우) 소장이 안전하게 가족에게 돌아갔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라쇼프 소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께 원전에서 배후 도시인 에네르고다르로 향하던 중 러시아 순찰대에 연행됐다. 

- 세계 최대의 비디오 카드 제조업체인 미국의 엔비디아(Nvidia)가 이달 말까지 러시아 사무실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미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엔비디아 직원들이 러시아 지사를 폐쇄한다는 소식을 포브스지에 제보했고, 회사 대변인이 이를 확인했다. 

-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나토 가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나토 가입에 앞서 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나토 신속 가입 지지 (동유렵) 9개국 성명에 서명안해/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오브샤니코바 전 기자, 딸과 함께 행방 감춰, 러시아 내무부 그녀를 수배/현지 매체 '가제타루' 캡처 

- 뉴스 생방송 도중 '반전' 피켓을 들었던 러시아 국영 TV채널 '원(1)'의 마리나 오브샤니코바 기자가 가택 연금형에도 불구하고 딸과 함께 행방을 감춰 러시아 내무부가 그녀를 수배 명단에 올렸다. 

- 러시아에 합병된 자포로제주의 발리츠크 수반은 우크라이나에서 발행된 모든 문서는 여전히 법적 효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합병 후 2026년 1월 1일(러시아 헌법재판소가 설정한 합병 시한)까지 '합병 과도기'가 설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러시아 하원은 우크라이나 4개주의 러시아 연방 편입을 만장일치로 비준했다. 이후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전투가 진행중인 헤르손과 자포로제 지역의 경계선에 대한 질문에 "현지 주민과 계속 협의할 것이며, 모든 것이 그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답변했다. 비준 요청서에는 합병 협정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러시아군이 장악한 영토로 규정됐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수복된 '크라스니 리만'이 '러시아 땅이 된지 하루만에 우크라이나 땅으로 변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4개주 합병안 표결 결과. 찬성 400표, 반대, 기권 '0', 투표 400/국가두마 TV 영상 캡처 

-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LPR은 오는 2023년까지 러시아 연방평의회(상원)에서 자신들을 대표할 상원 의원으로 각각 2명씩 선정하고, 헤르손주와 자포로제주는 각각 1명씩 상원에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헤르손주와 자포로제주는 내년 9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지역 의회 구성) 전에 임시로 1명씩 선정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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