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고급 두뇌'의 엑소더스는 한국에게는 기술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 맞나?
러시아 '고급 두뇌'의 엑소더스는 한국에게는 기술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 맞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0.0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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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으로 해외로 탈출하는 러시아 IT 전문가와 같은 고급 인력들을 국내로 유치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4일 매일경제 오피니언면 '글로벌 포커스' 코너에 기고한 '한국에 기회가 될 러시아 엑소더스'란 제목의 글에서 "구글과 애플 등 세계적인 IT 공룡 회사서 일해 본 러시아 전문가들을 저렴한 몸값에 데려올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지난 6개월은 러시아에서 '엘리트 대탈출'의 시대였다"며 "여러 자료로 추정하면, 해외로 떠난 러시아 사람은 60만~70만명 정도로, 러시아 엘리트들이 해외로 탈출한 것은 100년 전 공산주의 혁명 때뿐"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엑소더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다. 또 '엑소더스' 행렬에 나선 사람들은 주로 학자와 기술자, 경영자 등 전문직 고급 인력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들이 해외로 떠나는 이유는 △징집에 대한 우려 △다른 가치관 △직장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정부가 고급 IT 인력을 동원에서 제외했지만) 외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엔지니어나 IT 전문가들이 러시아에서는 더이상 희망을 찾지 못하고 해외로 나간다고 란코프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서, 러시아 고급 두뇌들이 주로 가 있는 곳은 미국과 유럽이 아니라, 튀르키예(터키)나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그루지야(조지아) 등이라고 그는 안타까워했다.

부분 동원령 이후 육상으로 그루지야로 향하는 러시아인(위)와 카자흐스탄 국경 검문소로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텔레그램 영상 캡처

문제는 그 곳에서는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또 얼마나 머무를 수 있을지 불안해 한다는 점이다. "만약 IT 강국인 한국에 고급 일자리가 있다면 그들은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선택할 것"이라며 "한국 대기업과 연구소들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저렴한 임금으로 구글·애플과 같은 IT 공룡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구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란코프 교수가 제시한 러시아 인재 사냥 방법은 간단하다. 그들이 머물고 있는 중앙아시아에서 '한국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 또 현지 한국 공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러시아 '고급 두뇌'들은 한국에 관심을 갖고,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책으로라도 '한국행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한국에 온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들 중 일부는 귀국하거나 제3국으로 떠날 수 있지만, 이미 한국의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한 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어려울 때 자신들을 도와준 한국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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