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뒤집기 - (이길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큰 바보들은 누구일까?
우크라 전쟁 뒤집기 - (이길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큰 바보들은 누구일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0.13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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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카운터펀치'에 실린 글을 '민중의 소리'가 번역해 실었는데...

우크라이나에서 특수 군사작전을 시작한 러시아는 서방 진영과 언론으로부터 '죽일 X' 소리를 듣고 국내에서도 '반전 시위'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숱한 전쟁을 벌여온 미국은 러시아와 달랐을까?

최근 국내에 출간된 신간 '나에게 거짓을 말하지 마라'(존 필저 지음/송요한 옮김/히스토리아 출간)에는 미국의 걸프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국 여성 프리랜서 펠리시티 아버스넛은 미국이 무차별 폭격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바스라'의 참상을 전한다. 바스라는 지난 1991년 미국의 ‘사막의 폭풍’ 작전 중에 무자비하게 폭격및 공습을 당했던 곳이다. 당시 미군은 핵폐기물인 열화우라늄을 입힌 미사일과 탄환을 사용하면서 발생한 방사성 먼지 탓에, 이라크 어린이들의 암 발생이 종전보다 6배나 느는 등 ‘조용한 홀로코스트’가 빚어졌다고 했다.

신간 '나에게 거짓을 말하지 마라'

인터넷 매체 민중의 소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7개월을 넘겼지만, 여전히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하고, 국제 경제는 소리없이 침몰하고 있지만, 이 분쟁을 마무리 지으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관련국의 지도자들을 꼬집는 '카운터펀치'의 글 '(이길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큰 바보들' (The Big Fools Say to Push On)을 소개했다. 지난 7일 올라온 이 글은  전쟁을 치르는 강대국들 간에는 '하는 짓'에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이 글을 쓴 이는 론 제이콥스로, '카운터펀치 북스'(CounterPunch Books)가 발행한 책 '해질녘의 백일몽:70년대에 만난 60년대 반문화'의 저자다. 

카운터펀치의 원문(위)와 민중의 소리 기사/캡처

그는 "전쟁에 관한 한 최악의 시나리오 이야기는 가급적 피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련자의 대부분을 만족시키면서 전쟁을 끝낼 방법이 있는가를 생각한다"며 "모든 폭력적 갈등이 그렇듯이, 전쟁만으로는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시작한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예멘 내전, 팔레스타인 전쟁, 우리가 소식조차 듣지 못하는 전쟁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것은 미국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고, 바로 이것이 이런 전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또 "각각의 전쟁은 별개의 전쟁이 아니라, 하나의 전쟁이고,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미국의 전쟁이 여러 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글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미 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필요가 없다. 미국은 세계 곳곳의 정치인과 장군, 관리들에게 미국의 국익과 계획이 그들의 그것과 일치한다고 믿게 한 다음 그들이 스스로 군사를 투입하게 만든다. 다른 나라 국민들이 미국을 위해 싸우고, 미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다.

제이콥스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다를 바 없음을 폭로한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에서 진행된 주민투표에 대한 서방 언론의 위선은 참으로 볼 만하다"며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한국과 베트남, 엘살바도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비슷한 투표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이를 조작된 주민투표로 규정지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한 '색깔 혁명'(유로마이단 사태)과 '공작 선거'의 최신판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졌다"며 "그 결과, 우크라이나 민족과 역사를 옹호하는 민족주의 세력과 연계된 친미 정권이 들어섰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우크라이나를 미국편으로 만드는 시나리오의 마지막 단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와 미국의 차이점은 오직 하나, 미국의 접근 방식이 더 정교했을 뿐"이라며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쓴다"고 했다. 

글은 이렇게 흘러간다.
"지리적으로 보나 역사적으로 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권리보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권리가 더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는 청소년처럼 행동하는 지도자들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수십억 달러를 등에 업고 허세를 부리며 평화협상을 거부하고 전쟁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불확실한 미래로 우크라이나 국민을 인도하고 있다"

동원된 러시아 예비군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이별을 안타까워하는 장면들

"서방, 특히 미국 언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모든 소식을 반러시아적인 시각으로 필터링한 결과, 일반인의 대부분은 듣고 보는 러시아 관련 보도가 어느 정도 거짓인지 가늠하지도 못할 정도다. 이 전쟁이 애초에 일어날 필요도 없었다는 사실은 잊혀진 지 오래다. 서방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러시아의 '부분 징집령'은 이미 부시나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내렸던 '예비군 동원령'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도 덮어버린다"

"이번 갈등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기 전에 해결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미국이 밀어붙인 대러시아 제재로 시작된 러시아와 나토(NATO)(혹은 유럽연합) 간의 경제 전쟁으로 이미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민생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의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제한적인 군사 지원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거의 유일한 세력이 우파라는 것도 좋은 조짐은 아니다. 이미 미국 민주당과 유럽의 사민당, 미 공화당의 비트럼프파, 유럽의 다양한 기독민주당 등 주류 정치 세력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계속 승인해 왔다" 

"미국 포크 음악의 거장으로 노동운동과 반전운동에 앞장섰던 피트 시거가 베트남 전쟁 당시 발표한 ‘빅 머디(Big Muddy)’의 가사는 이렇다. '우리는 이 깊은 진창에 허리까지 파묻혔지만
지도자라는 바보는 계속 밀고 나가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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