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 진단-3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주춤하는 진짜 이유는? "서방 무기 소진"
우크라 이슈 진단-3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주춤하는 진짜 이유는? "서방 무기 소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04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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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스토비치 대통령 고문 "하르코프 탈환작전과 같은 공세를 취하기엔 무기 부족"
IAEA, 우크라에서 '더러운 폭탄' 흔적 찾기 실패 - 러시아 측은 왜 반응하지 않을까?

러시아-우크라이나군 간의 대치 전선은 지루한(?) 교착상태로 빠져들 조짐이다. 대대적인 반격작전으로 하르코프(하르키우)주(州)의 일부 지역을 탈환한 우크라이나군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 채 스바토보-크레멘나야 전선에서 막혔고, 남부 헤르손 방향으로도 별다른 진척 상황이 없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는 3일 우크라이나군이 한달 전에 스바토보-크레멘나야 전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더 이상 진격하지 못하고 막혔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는 비내리는 특유의 가을 날씨와 (서방 지원) 무기의 부족 등을 들었다.

러시아군도 세르게이 수보르킨 장군으로 군사작전 총사령관이 교체된 뒤 전술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에서 '외국 에이전트'(대리인)로 지정된 매체 '로스발트.ru'는 2일 '러시아 군사 전략의 2가지 버전'이라는 기사에서 수보르킨 장군이 군사작전의 큰 틀을 무리한 진격보다는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쪽으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캡처2-우크라군 합참 페이스북 facebookGeneralStaff.ua
우크라이나군의 해상 공격/사진출처:합참 페이스북 @GeneralStaff.ua
러시아군의 진격 모습

서로 이해가 상충되는 두 매체의 분석이 왠만큼 사실이라면, 러-우크라 전선도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한국·유엔군과 북한·중공군이 서로 밀고 밀리는 공방전을 계속한 한국전쟁의 막바지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곧 닥쳐올 혹독한 날씨만으로도 생존이 힘든 판에 굳이 피를 흘리며 죽기 살기로 싸우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이해된다.

그러다 보니, 현지 언론에서도 화끈한(?) 뉴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 돌발적인 대형 사건·사고가 아니라면, 어제와 다를 게 없는 오늘이다. 우리에게는 관심도가 떨어지는 평범하고 고만고만한 뉴스만 흘러넘친다. 바이러시아가 앞으로 러-우크라 주요 뉴스를 이슈 중심으로 정리하기로 한 이유다. 그날의 최대 이슈에 대한 현지 언론의 추적과 분석, 전망 등을 중심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 분석'을 시작한다/편집자 주

◇ 교착상태에 빠지는 전선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은 스바토보-크레멘나야 전선에서 멈춰섰다. 몇몇 마을을 점령한 것을 제외하면, 한 달전에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던 스바토보-크레멘나야 전선에서 멈칫거리고 있다. 남부 헤르손 지역 탈환 작전에서도 특별한 진전이 없다. 

알렉세이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하르코프에서 보여준 대규모 공격 작전을 수행하기엔 (서방) 무기가 부족하다"며 "반격의 잠재력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에서 공급된 무기들을 하르코프와 헤르손을 공격하고, 러시아군의 반격을 격퇴하는 데 다 썼다"며 "필요한 군사력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내달, 혹은 그 다음달에도 기대하는 뉴스는 많지 않을 것이고, 매우 지루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사진출처:페북
헤르손 안토노프스키 대교를 가르키며 전황을 설명하는 스트레모우소프 부지사/사진출처:현지 매체 영상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측에서는 러시아군이 곧 드네프르강 서쪽의 헤르손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주장이 계속 나온다. 친러 헤르손 부지사 키릴 스트레모우소프는 3일 "우리(러시아) 군대는 드네프로강 동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고, 헤르손 주청사에 게양됐던 러시아 국기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 

헤르손 지역에서는 지난 한달 동안 심각한 전투도 없었고, 전선도 크게 바뀐 게 없는데, 러시아군 철수설은 왜 계속될까?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러시아측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스트라나.ua'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 국방정보국 부다노프 국장과 젤렌스키 대통령도 '철수설'을 믿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도 이날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적(러시아군)이 헤르손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을) 속이기 위한 군사적 기동일 수도 있다"며 "그들이 시가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는 등 적의 전술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드네프르 강을 횡단하는 교통편을 완전히 차단한 걸 보면, 드네프로강을 군사적 목적으로만 사용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스트라나.ua는 러시아군이 철수설을 퍼뜨리는 정확한 의도가 아직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을 함정으로 빠뜨리기 위한 작전인지, 안전한 철군을 위한 시간끌기용인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 매체는 "순전히 군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드네프로강 서안에 주둔한 러시아군이 자칫하면 우크라이나군의 포위 공격에 빠질 위험이 크다"며 철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당위성을 먼저 짚었다. 그러나 드네프로강 서쪽에 있는 헤르손시(市)의 포기(우크라이나군 탈환)는 러시아에게 주는 심리적 타격이 엄청나고, 러시아군이 앞으로 니콜라예프(미콜라이우)나 오데사를 공격하기 위한 교두보를 잃는다는 점에서 순순히 철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탱크

변수가 있다면 날씨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방해해온 비가 그치고, 작전 지역에는 화창하고 건조한 날씨가 예보됐다. 러시아측 종군 블로거(텔레그램 계정을 가진 전문가)들은 날씨가 개면,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날씨가 좋아지면, 러시아군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바흐무트와 아브데예프카, 마린가-우글레다르 쪽으로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사령부도 이날 러시아군이 세 방향으로 공세를 강화했다고 확인했다.

◇ 더러운 폭탄 찾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측이 주장한 '더러운 폭탄'을 만든 흔적을 찾지 못했다. IAEA는 사찰단이 키예프에 있는 원자력 연구소와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의 동부 광물 가공 공장(Восточный горно-обогатительный комбинат)을 방문, 조사를 벌였으나, 흔적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 '로스발트.ru'는 "'더러운 폭탄' 이슈를 만들고 각국에 위험을 경고해온 러시아 당국이 IAEA의 이같은 발표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자로포제(자포리자)원전을 사찰하는 IAEA전문가들

이 매체는 또 이브라힘 칼린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대변인의 말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이 없음을 확언했다"고 전했다. 칼린 대변인은 "이 전쟁에서 어느 쪽도 승자로 보이지 않는다"며 "전선에서 진전은 없고, 희생자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자신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이 발효한 지난 3개월 동안, 1,000만 톤의 식량이 운송됐다고 말했다. 이 협정은 오는 19일 만료되는데,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곡물 수출 협정의 연장 여부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정 시행의 실효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브래드 스미스 부사장은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상당의 기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기관과 주요 인프라 시설 등은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계속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말부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는 총 4억 달러가 넘는다. 

-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피격된 크림대교의 운송 재개와 관련, "필요한 경우, 크림대교의 자동차 도로를 통해 일부 화물 운송도 가능하다"며 "12월 5일부터 크림대교의 자동차 도로 한개 노선이 개통되고, 같은 달 20일에 두개 노선 모두 개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크림대교의 두번째 철로는 내년 9월에 개통된다고 예상했다. 현재 철로 한개 노선을 운항중이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포로 교환 협상을 통해 각기 포로 107명을 석방했다. 

포로교환 협상에 따라 풀려나는 러시아인들/영상 캡처
스페인 라디오 방송과 회견하는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우크라이나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자막이 떠 있다/영상 캡처

-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공습에 따른 정전으로 우크라이나의 출산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라디오 방송국 'SER'과의 회견에서 "사람들은 정전으로 집에 있어야 하고, 어쩌면 연애를 하고 인생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때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공급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추가 제제 조치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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