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분석-6일) 젤렌스키 저항의지를 떨어뜨리는 미국 주요 언론 - 협상 압박?
우크라 이슈분석-6일) 젤렌스키 저항의지를 떨어뜨리는 미국 주요 언론 - 협상 압박?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07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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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월스트리트 저널 "협상의 문, 단지 말라" "미, 러-우크라 협상조건 우방국과 논의"
키예프, 최악의 정전 대비 수백만 대피 시나리오 마련, 미, 상업 위성사진 우크라 제공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겨냥한 서방측 동향을 동시에 전했다.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공습에 키예프(키이우)가 시민 300만명의 대피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특수 군사작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네르(와그너)가 우크라이나 접경 쿠르스크와 벨고로드에 민병대 훈련 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WP:미국은 비밀리에 우크라이나측에 협상의 문을 열어둘 것을 설득/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뽑아 정리한 '우크라 이슈진단-6일'자다/편집자  

◇ 서방측의 협상 불가피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행정부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와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도록 설득 중이라고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평화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설득하기 위해 바이든 미 행정부가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온라인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는 WP의 보도 시점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6일 바이든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키예프를 방문한 지 하루 만에 WP 보도가 나왔다며 "그의 방문 중에 미국측 희망이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설리번-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실장 간의 공개적인 만남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예르마크 실장은 "승리의 공식은 1991년 국경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설리번 보좌관도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철군하지 않는 조건으로 협상을 시작할 수는 없다고 거들었다.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과 회담하는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사진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최고위 인사들이 또다시 러시아와의 타협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톤의 성명을 발표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협상에 대해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또 WP의 이날 보도는 러시아군의 '이상한(?) 헤르손 철수설'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본토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육로를 확보한 상태에서, 헤르손을 떠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미국 측과 협상을 벌였다는 게 '헤르손 철수설'(혹은 소문)의 핵심이다. 이 매체는 러시아가 그같은 협상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군대를 헤르손에서 철수시키기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르손 전선으로 이동하는 우크라이나군 전력

주목할 것은 '우크라이나는 서방 동맹국들의 도움 없이 전쟁을 계속할 수 없다'는 WP의 지적이다. 전쟁에 대한 서방 동맹국들(유럽)의 피로도 증가와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공화당 승리시)로 대 우크라이나 지원이 줄어들 경우, 우크라이나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 그같은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협상및 휴전은 (서방측이 기대해온)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 실제로 서방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이 줄어들 경우, 푸틴 대통령이 (일정한 양보를 전제로 한) 타협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고 스트라나.ua는 밝혔다.

그래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교의 문'이 열리는 겨울이 오기 전에, "가능한 많은 군사적 성공을 거두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WSJ:서방국가들은 러-우크라 평화합의의 가능한 조건들 논의/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서방 국가 대표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평화협정 조건을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막다른 골목에 빠뜨릴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정전과 키예프 대피

스트라나.ua는 이날 "키예프의 정전 상황에 대해 매우 우울한 예측이 이뤄졌다"며 미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소개했다.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의 40%가 파괴되거나 손상된 상태에서 키예프시 보안 서비스 책임자인 로만 트카추크는 "러시아가 이같은 공습을 계속하면, 전력 공급 시스템 전체를 잃을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알리고 떠나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시민 대피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도 "에너지와 난방 시스템에 관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100% 보장할 수는 없다"며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으며, 시민들도 각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예프 아파트 단지의 밤

담당 실무자들의 예측은 더욱 우울하다. 가장 큰 문제는 전력 시스템이 (공습으로) 꺼질 지 여부가 아니라, 정전 후 시스템을 재가동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여부인데, 현재는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앞으로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 특히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전력 시스템 재가동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을 견딜 수 없는 노약자들은 미리 대피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대피 소식(NYT)이 전해지자, 로만 트카추크는 "대피 단계를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며 시민들을 진정시켰고, 클리츠코 시장도 "며칠 전 기자들이 완전히 정전될 때를 대비한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며 "전쟁 상황에서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어 지금 당장 당황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사이 키예프 약국에는 정전으로 인한 의약품 공급 중단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왔고. 필수 의약품을 미리 준비해 두라는 당국자의 발언도 전해졌다. 

헤르손의 러시아군 방어 진지에 대한 위성사진/사진출처:스트라나.ru

- 디펜스 뉴스(Defense News)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상업 위성으로 구성된 '정찰 위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는 에어버스(Airbus)의 미국 사업부, 캘리포니아 소재의 Capella Space, Umbra, 플로리다 기반의 PredaSAR, 핀란드 ICEYE의 미국 사업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러-우크라 군간의 '헤르손 대첩'을 앞두고 필요한 위성 정보를 키예프 측에 빨리 전송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의 군사 위성 정보를 넘겨주려면, 기밀을 해제해야 하는데, 민간 기업의 위성 사진은 즉시 전송할 수 있다고 한다. 

- 러시아 민간 군사 기업 바그네르(와그너)는 우크라이나 접경 쿠르스크주(州)와 벨고로드주에 '민병대 훈련 센터'를 만들었다 자금은 친푸틴 올리가르히이자 설립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댄다. 프리고진은 지역 주민으로 민병대를 편성하되 지역 기업이 물적 지원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 기업들이 남성 근로자의 25%를 훈련장에 내보내고, 나머지 75% 인력으로 기업을 운영해줄 것을 제안했다. 

- 러시아 중앙은행의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 때문에, 서방의 대러 제재가 금융부문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유럽 금융 분석 센터와 미 국제 금융 연구소측이 밝혔다. 연구소측 경제학자들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하면서 그러나 서방측은 여전히 러시아에 대한 제재 압력을 높일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프카(카호우카) 댐의 갑문이 우크라이나군의 하이마스((HIMARS) 로켓 공격으로 파손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하이마스 로켓 6발 중 5발은 러시아군의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으나 나머지 1발이 댐 갑문에 피해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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