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7일) 미-러 고위급 접촉, 미 중간선거에 숨죽이는 우크라이나
우크라 이슈-7일) 미-러 고위급 접촉, 미 중간선거에 숨죽이는 우크라이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0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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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전략상 매파인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은 기존 노선 이탈?
우크라, 미국 이탈리아 지대공 방어 미사일 제공받아 - 올리가르히 5개 기업 국영화

미국의 11·8 중간선거를 앞두고 터져나온 미-러 고위급 접촉설과 대(對)우크라이나 협상 압박설 등에 관한 미국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미-러-우크라 3자의 반응은 각기 다르다. 우크라이나는 전시법을 근거로 올리가르히 소유 엔진 제조, 에너지, 전력시설 관련 업체 등 5개 기업을 전격적으로 국영화했다.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미국의 방공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와 이탈리아의 '아스피데'(Aspide)의 사진을 올리며 우크라이나 도착을 알렸다.

미 백악관, 미-러 고위급 접촉 사실 확인/젠(dzen.ru)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주요 이슈'를 뽑아 정리한 '우크라 이슈 분석-7일'자다/편집자 주

◇ 미-러 고위급 접촉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7일 "미국과 러시아 간의 고위급 협의는 양국 관계의 위험을 줄이는 데만 목적이 있었다"며 제이크 설리번 미 안보보좌관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니콜라이 파트루세프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사무총장)간의 접촉 보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녀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지난 몇 달 동안 '고위급 협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6일)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과 핵·대량살상무기(WMD)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러시아와 최고위급 비밀 접촉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대화의) 목적은 확전의 위험을 방지하고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 백악관 브리핑과 같은 기조다. 

하지만 양측의 접촉은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최측근에 속하고, 소련 KGB 출신인 파트루셰프도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러시아의 군사작전 개시 3주 뒤인 지난 3월 16일 통화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이 “러시아가 전장에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접촉 사실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고위 인사들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던 지난 9월에는 설리번 보좌관이 “어떤 핵무기의 사용도 러시아에 재앙적 대가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크렘린의 최고위층과 직접, 비공개로 소통했다”고 말했으나, 상대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의 대화 상대가 파트루셰프, 혹은 우샤코프라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셈이다. 

키예프를 방문해 예르마크 대통령실장과 회담하는 설리번 보좌관/사진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양국 접촉의 필요성은 국제 외교가에서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이보 달더는 WSJ측에 "핵보유국 간에는 서로 이해를 도울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우발적 대치와 전쟁을 피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 보도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했다. 다만, "언론에는 진실보도도 있지만, 억측이나 허위 보도가 많다"며 "궁금하다면 이 신문(WSJ)이나 백악관에 확인해보라"며 연결되는 것을 꺼려했다. 

알렉세이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일련의 미국 언론 보도를 러시아 정보작전의 일환으로 일축하면서 "서방은 어떤 경우에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도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서방 질서가 종말을 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정적인 지지가 계속될 지 여부는 내일(8일)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 미 중간선거에 숨죽이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ru(러시아어판)은 7일 '공화당의 겨울'이 우크라이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워싱턴 포스트(WP)의 보도를 소개했다.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이 러시아 군사작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지하는 미국의 접근 방식을 뒤집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WP는 세계 무대에서 항상 매파적인 군사 정책을 고수해온 정당(공화당)이 기존 노선에서 눈에 띄게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내 '좌파' 일각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공화·민주 양측의 이러한 압력을 우크라이나에게 러시아와 협상을 하도록 밀어붙이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시도와 연결하고 있다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나아가 미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갈등을 종식할 모델의 마련을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법룰적으로 그러한 협상이 금지돼 있다"며 "미국이 푸틴 대통령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설득하고 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는 전시 관련법을 근거로 엔진 제조, 에너지, 변압기 제조 기업 등 올리가르히 소유 기업 5곳을 국영화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 서기(사무총장)는 "국가안보회의는 지난 5일 전략 기업 5곳의 국영화를 결정한 뒤 다음 날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 이고르 콜로모이스키는 자신이 소유한 에너지 기업 '우크르나프타'와 정유업체 '우크르타트나프타'에 대한 국유화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스트라나.ua가 보도했다. 엔진제조사 모터 시치의 경우, 뱌체슬라프 보구슬라예프 회장이 러시아와 협력한 혐의로 구금된 상태다. 다닐로프는 그러나 "계엄령이 끝나면 해당 자산을 원래 소유자에게 반환하거나 가치에 따라 적절하게 보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나삼스 지대공미사일/사진출처:트위트 

- 알렉세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나삼스와 아스피데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전한 뒤 "우리는 적의 목표물을 계속 격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노르웨이, 스페인, 미국 등 우리의 파트너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나삼스는 노르웨이 방산업체 콩스베르그와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발사대와 3차원 감시 레이더, 중단거리 미사일 등으로 구성된다. 레이더는 최대 120㎞ 밖에 있는 적의 미사일과 항공기는 물론, 드론까지 식별할 수 있다.

- 드네프로강 서쪽 주민들을 동쪽으로 이주시키는 헤르손 지역의 주민 대피 작전은 마지막 배가 출발하면서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친러 헤르손 부지사 키릴 스트레모우소프가 말했다. 그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길도 폐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헤르손시에 남아 있는 시민들에게 스스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드네프로강 동쪽으로 이주하기 위해 나온 헤르손 주민들

-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에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러시아인은 10만 명이 넘었다. 지난 2분기(4만2,000명)의 거의 2.5배에 이른다. 여행 목적은 개인적인 이유가 6만6,000 이상이고, 비즈니스 목적도 1만7,000명에 이르렀다. 남은 사람들은 차량 운전 등의 목적을 갖고 있었다. 여행자 거의 대부분은 자동차(8만4,000명), 혹은 도보(1만5,000명)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고, 철도(707명)와 해상 운송수단(49명)도 있었다. 

- 올해 10개월 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액이 1천5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기록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해 중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의 대러 수출액이 12.8% 는 595억9천600만 달러, 대러 수입액이 49.9% 증가한 943억4천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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