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 진단-10일) 헤르손 철군 이후, 가시화하는 협상론? 미 합참의장까지 '기회' 거론
우크라 이슈 진단-10일) 헤르손 철군 이후, 가시화하는 협상론? 미 합참의장까지 '기회' 거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11 0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10일 러시아군이 계획대로 드네프르강 서쪽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은 러시아의 철군을 확인할 수 없다며 "탈환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분쟁의 확대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제공 요청을 거부했다고 거듭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드네프로강 서쪽지역서) 군병력을 니콜라예보-크리보로즈 방향으로 재배치(이동)/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진단하는 '우크라 이슈진단-10일'자다/편집자

◇ 헤르손 철군발표 이후 

러시아의 헤르손 철군(정확히 말하면 주도 헤르손시를 포함한 헤르손주의 드네프로강 서쪽지역. 철수하더라도 헤르손주의 60% 이상은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있다/편집자) 발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반응은 서로 다르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은 10일 미하일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을 포함한 주요 인사들은 '러시아가 헤르손시를 순순히 떠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시에 진입하더라도 단기간에 통제할 수 없도록 폭발물을 설치하고 원격 조정을 통해 이를 폭파해 '죽음의 도시'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매체는 최대 지원국인 미국의 반응을 장황하게 소개하면서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은 '러시아의 헤르손 철군' 비밀'을 풀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다. 

러시아 당국에 의해 외국 에이전트(대리인)으로 지정된 로스발트.ru도 '스트라나.ua'와 별반 다르지 않다. 로스발트.ru는 '헤르손 철군 이후 '기회의 창, 크림(반도)로 향한 새로운 요새들, 우크라이나 미사일 지원에 곤혹스런 바이든(대통령)'이라는 제목을 달고 '헤르손 철군' 이후를 살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나는 그들(러시아군)이 병력을 보존하고 드네프로강 남쪽의 방어선을 재건하기 위해 이 일(철군)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말한 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워싱턴이 이 결정(철군)을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는 미국의 11·8 중간선거가 끝난 뒤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개전 초기 헤르손 지역을 점령한 러시아군/사진출처:스트라나.ua

스트라나.ua가 특히 주목한 것은 미국 최고 군지휘관들의 또다른 언어, '협상과 평화'다. 밀리 합참의장은 "겨울에 전선이 안정되면(사실은 교착상태), 갈등을 끝내기 위한 협상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협상 기회가 있을 때, 평화를 이룰 수 있을 때 그것을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군사적 승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군사적 수단으로는 달성할 수 없으며, 다른 수단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호 인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은 둘 다(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것이고, 겨울에 타협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모르지만, 다만 한가지, 분명하게 아는 것은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고위 군지휘관들이 겨울 협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러시아의 헤르손시 포기가 지금까지 소문으로 나돈 러-서방간 비밀 협상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전격 복귀한 것도, 19일로 1차 종료되는 곡물 수출 협정의 연장 여부도 모두 그 협상의 주제 속에 들어있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우크라가 타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로 인적 손실을 들었다. 밀리 합참의장은 "10만명 이상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하고 부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민간인 약 4만명 사망하고, 1천500만 명의 피란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미 고위 당국자가 처음으로 공개한 희생자 규모이고, 기존의 우크라이나 공식 발표에 비해 몇배나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수없다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또 미국의 대중 전략과 지원 무기의 부족 현상도 미국이 협상을 서두르는 이유로 들었다. 

반면, 러시아 일각에서는 헤르손 철군을 또 하나의 '역사적 굴육'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철군 반대 1인 시위도 나타났다.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10일 '1차 세계대전 중에 진행된 독일과의 협상(나중에 체결된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을 앞두고 파벨 밀류코프(당시 야당 당수, 후에 공산혁명 후 첫 외무장관) 의원이 국가두마(의회)에서 제정러시아 황실과 정부를 향해 "바보냐? 반역이냐?"고 질타한 역사적 사실까지 소환하면서 헤르손 철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헤르손 (철군) 이후, 러시아는 빌어먹을 자신의 역사 문제에 답변할 때가 올 것'(После Херсона России предстоит ответить на проклятый вопрос своей истории)이라는 제목에서 보듯 칼럼의 논조는 신랄하다.

또 크렘린 시계탑에서 헤르손 철군을 비판하는 1인 시위자가 경찰에 연행됐다. 동시에 부분동원령의 종료로 러시아인들은 사회적 불안감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 철군 이후 군사작전의 득과 실

러시아군의 헤르손시 철수 이후 러-우크라 양측의 군사적 이점에 대해 미 CNN 방송은 "러시아군의 보급 문제가 해결되고, 심층 방어선을 다시 구축하면, 드네프르강을 건너 동진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는 여전히 아조프 해 연안을 포함한 헤르손주 영토의 60% 이상 장악한 채 '실효 지배'를 굳힐 것이고,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에 물을 공급하는 운하를 파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캡처2-헤르손 러시아군방어진지 스트라나.ua
헤르손의 드네프로강 제방 위에 설치된 러시아군 초소/사진출처:스트라나.ua
우크라이나군이 드네프로강 서안(노바야 카호프카)에 진주할 경우, 크림반도 보급로에 대한 타격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 약 71.9km다. '하이마스'는 사정거리는 80km/사진출처:스트라나.ua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는 "러시아군이 지난 몇주 동안 드네프로강의 동쪽 제방(동안·東岸)에는 방어진지를 구축했다"며 "하천과 늪지대와 같은 자연 방어물로 인해 방어진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철수로 우크라이나군이 드네프르강 서안(西岸)을 장악하면, 크림반도에서 오는 러시아의 주요 육상 보급로가 미사일 사정권안에 들 수 있다고 밝혔다. 보급로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은 약 72km로, 하이마스(HIMARS)의 사정권(80km)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 러시아군의 비아그라 휴대설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 여성을 강간하기 위해 비아그라를 배포했다고 주장한 프라밀라 패튼 유엔특별대표(분쟁지역 성폭력 문제 담당)은 10일 "조사 보고서에는 비아그라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장난전화로 유명한 러시아의 '쇼우 빌'(Шоу ВиЛ, 보반과 렉수스 Вован и Лексус)에 속아 자신은 이 문제를 수사할 권한이 없으며 기존의 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이 없다고 인정했다. '쇼우 빌'은 코메디언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보반)과 알렉세이 스톨랴로프(렉수스)가 진행하는 SNS 채널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그들의 장난 전화에 속아 '우크라이나 정부가 크림대교의 폭발과 벨고로드 폭격의 배후에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앞서 패튼 특별대표는 지난달 15일 “개전 이후 러시아군에 의해 100건 이상의 성폭력이 자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러시아군이 비아그라를 지니고 다니는 것을 봤다는 여성들의 증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외무부는 이를 "이성의 한계를 넘어선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마쓰다(Mazda)는 블라디보스토크 합작 투자사인 솔레스에게 단 '1유로'에 자신을 넘기고 러시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의 르노 자동차로 1유로에 러시아 자산을 남긴 바 있다.

-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까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

-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첨단 드론 그레이 이글 MQ-1C(Grey Eagle MQ-1C)의 제공을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드론의 제공이 분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미국이 러시아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무기의 이전 신호가 될 수도 있다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 3차 세계 대전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이전과 비행 금지 구역 설정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 러-우크라가 포로 교환 협상에 따라 LPR 민병대 35명이 석방돼 돌아왔다고 LPR 수반 레오니드 파세츠니크가 말했다. 그러나 그는 포로 교환이 언제 이루어졌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도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