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진단-16일) '해프닝' 폴란드 미사일 공격(?) - 나토, 우크라 방공망 후폭풍 거세
우크라 이슈진단-16일) '해프닝' 폴란드 미사일 공격(?) - 나토, 우크라 방공망 후폭풍 거세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17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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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가 우여곡절 끝에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대다수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비난하되 일부 다른 견해와 평가도 있다'고 했다. 나토(NATO)는 폴란드 영토내 S-300 미사일 추락을 우크라이나 방공망 운영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우크라이나도 인근 지역에서 펼친 방공망 운영을 인정했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 러시아 미사일의 폴란드 추락 발표를 '도발'이라고 불러/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진단하는 '우크라 이슈진단-16일'자다/편집자주

◇ 폴란드 공격(?) 미사일의 진실

전날 대낮에 우크라이나 접경 폴란드 프셰보도프 마을의 농경지에 떨어진 미사일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도 이 문제로 발칵 뒤집혔다.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를 공격한 게 아니냐는 서방 언론의 호들갑에 키예프(키이우)는 호재를 만난 듯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영토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중대한 도전"이라며 "이제는 (나토가) 행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16일 아침(모스크바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의 오작동을 거론했고, 뒤이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방공군이 쏘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나토 조약 4조(회원국 영토 공격시 협의 조항)를 적용할 필요가 없는 '우발적 사고'라고 말했다.

러시아 미사일의 해상발사 장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판'을 뒤바꿀 수 있는 호재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은 키예프는 여전히 자국 방공시스템의 오작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그것이 우리(우크라이나) 로켓이 아니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고, 알렉세이 다닐로프 안보회의 서기(사무총장)는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 참여를 요구했다. 

우발적인 미사일 추락으로 분쟁 확대를 우려한 미국과 나토는 서둘러 봉합에 나서 "이번 사건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전날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러시아측에 있다"고 우크라이나를 달래는 한편, 우크라이나측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또다시 거부했다. 볼프강 뷔히너 독일 정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상공을 폐쇄하면, 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직접적인 충돌 위험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라나.ua가 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의 SNS(트위트) 메시지가 의미심장하다. "나토 동맹국인 폴란드에 미사일을 때린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는 것을 이제는 멈춰야 하지 있을까?"

◇ 나토 방공망 유용성 논란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은, 우발적인 사건이든 (적의) 공격이든 나토 회원국에 대한 방공망 부실 논란을 불렀다. 러시아 당국에 의해 외국 에이전트(대리인)으로 지정된 매체 로스발트.ru는 16일 '우크라이나가 나토 방공망을 뚫고 폴란드를 포격했다' (Украина обошла ПВО НАТО и «обстреляла» Польшу)는 제목으로 동유럽에 대한 나토 방공망의 부실을 지적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회원국 긴급 회의가 끝난 뒤 문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소유라는 점을 확인하면서도 근본 원인은 러시아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соцсетей польского военного эксперта Ярослава Вольского
폴란드 미사일 추락 현장/사진출처:SNS @폴란드 군사전문가 야로슬라프 볼스키
캡처1=무기 방공미사일 유럽 SAMP-T  유튜브
유럽의 대표적인 방공미사일 SAMP-T/사진출처:유튜브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이미 다른 데 있었다. 왜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의 영공을 보호하는 방공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답변은 이렇다. "이 사건은 '공격 성향'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의 방공망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단정하면 안된다. 우리 방공망은 이런 류의 사건에 예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정확도는?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합참 격)는 "러시아군이 15일 'Х(이때 X는 러시아 철자로 '엑스'가 아니라 '하'로 발음한다)-101'과 '칼리브르' 미사일 90기 이상, 10기 이상의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격했다"며 "우리 방공망에 의해 순항미사일 77기, 이란의 샤헤드-136 공격용 드론 10기, '오리온' 드론 1기가 격추됐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 30곳을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공식 발표에 따르면 방공망에 의해 격추되지 않은 13개의 러시아 미사일이 30곳을 타격했다는 뜻"이라며 "당국은 이러한 불일치를 수치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의 공습이 있을 때마다 상당수의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는데, 우크라이나 언론마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는 증거다.

우크라이나 측이 서방에 방공망 확충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나토 측이 우크라이나 방공망 지원에 나설 것을 거듭 약속하는 걸 보면, 우크라이나 방공시스템의 효율에 관한 '불편한 진실'은 더이상 숨길 수가 없다. 

- 우크라이나의 의회(최고 라다)는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2023년 2월 19일까지로 연장했다. 이번이 다섯번째 연장으로,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24일 새벽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람잔 카디로프/사진출처:체첸 공화국

-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체첸의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를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SBU는 지난 8월 26일 카디로프 수장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장 공격과 우크라이나 국경을 변경하기 위한 불법적 행동을 한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 러시아 국방부는 전문가들이 폴란드에서 추락한 미사일의 잔해 사진을 보고 '우크라이나 S-300 미사일의 부품'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 튀르키예(터키) 앙카라에서 러시아 해외정보국의 세르게이 나르쉬킨과 회담한(14일) 윌리엄 번스 미 CIA국장이 바르샤바에서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만났다.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번스 CIA 국장이 러시아와 회담한 뒤 15일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번스 국장은 키예프에서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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