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러시아 백신 '코비박' 위탁생산에 매달리는 PBTG - 노력은 가상하나 사업성은?
(분석)러시아 백신 '코비박' 위탁생산에 매달리는 PBTG - 노력은 가상하나 사업성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2.18 0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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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힐'로 이름까지 바꿔 한국형 코로나 백신화 시도 - 추마코프 연구진 지난달 2차례 방한

파마바이오테크글로벌(PBTG)은 러시아의 3번째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코비박'을 개발한 '추마코프 센터'(연구소) 연구진이 지난달 두 차례 방한해 ‘코비힐’ 백신의 기술 이전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와중에,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이 진행되는 가운데, PBTG가 꾸준히 러시아 백신의 기술이전및 생산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PBTG는 지난 5월 러시아 추마코프 연구소를 방문해 '코비박' 백신의 생산을 위한 기술 이전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지난 7월)한 바 있다. 이후 6개월이 지난 11월, 추마코프 연구소의 부소장급 인사를 비롯한 백신 기술 전문인력이 방한해 경북 안동의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에서 양국 실험 기자재 등의 차이를 비교하는 ‘갭 분석’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코로나19 등 고위험 바이러스를 취급할 수 있는 생물안전 3등급(BSL-3)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향후 '코비힐' 백신의 위탁 생산을 맡는다.

방한한 추마코프 연구소의 연구진과의 회의 장면/사진출처:PBTG

국내에서는 이름마저 낯설은 '코비힐' 백신은 추마코프 연구소로부터 '코비박' 백신 기술을 들여와 위탁생산하는 코로나19 사백신(불활화백신)이다. PBTG가 원래 이름인 '코비박'을 '코비힐'로 바꿨다. '한국형' 코로나 백신이라는 이유에서다. 

PBTG에 따르면 추마코프 연구진들은 국내 연구진과 함께 사백신 생산의 토대가 되는 베로세포(Vero cell) 배양 실험도 마쳤다. 배양에 쓰인 베로세포는 아프리카 그린 원숭이 신장에서 추출한 것으로, 추마코프 연구소 측이 국제보건기구(WHO)로부터 분양받아 공급했다. 

코비힐의 원료 공급 및 글로벌 유통은 지더블유바이텍이 맡았고, 이 회사의 자회사인 에스엔피제네틱스가 기자재 공급 및 생산 지원을 담당한다.

러시아의 '코비박' 백신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의 러시아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게 여전히 사업적으로 유효할까?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러시아 첫번째 백신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을 추진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김진우 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프랑크푸르트 기자 간담회에서 "러시아 백신(스푸트니크V)의 생산이 무산된 것은 굉장히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산된 과정은 자세히 모르겠으나, 코로나19 방역 환경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백신 생산은 사업성이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코로나 백신의 러시아 내 생산및 접종 상황을 현지 소식통과 언론을 통해 살펴보면, 우선 스푸트니크V 백신의 위탁생산 제휴및 공급을 맡았던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는 매일 '스푸트니크V' 소식을 전해주던 홈페이지를 닫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대러 제재 조치의 여파로 보인다. 

폐쇄된 러시아 RDIF 홈페이지
'코비박'과 '에피박코로나' 백신의 출시가 지역으로부터 주문이 끊겨 중단됐다는 지난 5월의 기사 묶음/얀덱스 캡처  

'코비힐'의 모체인 '코비박'을 생산하는 추마코프 연구소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코비박' 백신 소식을 더 이상 전하지 않고 있다. 대신, '코비박' 자체 사이트(https://covivac.ru)가 백신을 주 1, 2회 소량 공급하고 있으며, 모스크바 등 10여개 지역의 특정 접종소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고 알리고 있다. 더욱이 개발및 등록 직후에는 60세 이상의 노년층까지 '코비박' 접종이 가능했으나, 지난 2월부터 60세 이상의 접종은 법적으로 금지됐다. 임상실험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6월에 시작된 '코비박'의 임상 3상은 올 연말에 끝난다. 임상 결과는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크르 연구진이 델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수백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폐 손상을 예방하는 백신의 효능을 연구한 결과, 코비박은 46%로 스푸트니크V(71%)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러시아의 건강보건당국인 '로스포트레브나조르' 산하의 중앙역학연구소 알렉산드르 고렐로프 부소장은 지난 5월 20일 국제보건학술대회인 '오르그즈드라프 2022'(Оргздрав - 2022)에서 "러시아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백신 주문이 '스푸트니크V'에 집중되고 있으며, 나머지 백신은 주문이 끊겨 생산을 중단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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