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17일) 러시아군의 새해 키예프 재공격? 점령지 실효지배 구축에 전념한다는데..
우크라-17일) 러시아군의 새해 키예프 재공격? 점령지 실효지배 구축에 전념한다는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2.19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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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신상에 관해 온갖 억측이 나돌았던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 합동참모본부(특수 군사작전 상황실 격)에서 주요 지휘관들과 특수 군사작전을 논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고, 번스 미 CIA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 뉴욕 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측이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 의장격)을 살해하려는 시도를 미국이 사전에 막았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 러시아군 합동참모본부에서 특수 군사작전에 관한 제안들을 들었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17일자/편집자 주

◇ 새해 더욱 가속화할 러시아의 점령지 실효지배

러시아가 내년 2, 3월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주장이 우크라이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서방 측은 이를 일축하는 분위기다. 미 백악관이 러시아에서 키예프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를 찾을 수 없다고 반응한 데 이어, 언론과 군사 전문가들도 "러시아가 그럴 만한 병력을 지금 확보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러시아의 새 공세설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할 이유를 찾는 사람(서방측 지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벤 호지스 전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과 폴란드 군사 전문가인 콘래드 무지카 등을 인용, "러시아가 향후 2~3개월 안에 대규모 반격을 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협상 전망이 높은 것도 아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키예프에 무기 공급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윌리엄 번스 미 CIA 국장도 “대부분의 갈등은 협상으로 끝나지만, 러시아는 아직 협상에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종군 텔레그램 채널)들도 러시아가 새로운 전선을 만들어 나가기 보다는 현 전선을 고수하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 도네츠크주(州) 바흐무트와 주도인 도네츠크시(市) 인근의 아브데예프카, 마리인카, 또 우글레다르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는 등 도네츠크 해방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점령한 4개 지역에 대한 실효지배를 더욱 굳힐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는 바흐무트 전투 현장 모습 

이같은 전망은 러시아가 점령지역에서 가속화하는 '탈 우크라이나' 행정에서도 입증이 가능하다. 러시아 정부는 얼마전 새로운 지역에 대한 자동차 등록 규칙및 절차, 완료 시기등을 확정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자포로제, 헤르손 지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국적 변경 우크라이나인 포함)과 외국인은 2026년 1월 1일(2025년 말)까지 번호판을 포함한 자동차 관련 문서를 러시아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면허증의 경우, 시험이나 건강 검진을 받지 않고도 러시아 운전면허증으로 교체해 주기로 했다. 또 차량 등록은 2024년 1월 1일(2023년 말)까지 받는다. 

우크라이나 통화의 완전 축출은 내일, 모레 앞으로 다가왔다. 헤르손과 자포로제 지역의 은행들은 당초 내년 1월 1일부터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를 루블화로 바꿔줄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겨 교환을 시작했다. 환율은 흐리브냐당 1.25 루블. 새해부터는 점령지에서 흐리브냐화가 사용금지된다. 

러시아군은 아직 해방할 땅이 많이 남아 있는 DPR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에서 방어진지를 구축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국경선(우리식으로는 휴전선)을 긋겟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헤르손 지역에서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러시아군
드네프로강 동안에 구축된 러시아군 방어 진지/사진출처:스트라나.ua

NYT는 지난 14일 민간 위성영상 업체인 '플래닛랩'의 위성사진 등은 분석한 뒤 "러시아군은 주요 도로와 강변 등지에 참호와 진지, 대전차장애물 등 방어시설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군의 참호 구축 속도및 규모가 지금까지와는 크게 다르다"며 "하천 등 자연 장애물 등을 이용해 견고한 방어 진지를 구축하는 것은 러시아군이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군사적으로 점령지의 안전을 확보한 뒤 현실을 지배한다는 '러시아 최고 지휘부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러시아의 새로운 지역(DPR, LPR, 헤르손, 자로포제)이 오는 2030년까지 러시아의 생활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의 새해 공세는 아직 해방되지 않는 DPR과 새로운 지역들의 안보를 담보해줄 완충 지대(우리 식으로는 비무장지대)에 집중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자포로제 지역에서 계속된다면, 자포로제 북부 지역도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러-우크라 양측의 관심이 집중된 DPR은 전체 영토의 절반 정도가 러시아군에 의해 해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니스 푸실린 DPR 수반은 지난 13일 "DPR의 땅이 계속 해방되고 있다"며 "러시아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지역이 이제 50%를 넘어섰고, 인구 비율로는 더 크다"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를 찾은 푸틴 대통령

-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전날 합동 참모본부에 하루 종일 머물며 주요 지휘관들과 특수 군사 작전을 논의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16일 하루 종일 그 곳에 머물면서 군 업무를 파악하고 특수 군사작전 진행에 대해 보고를 듣고, 지휘관들과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휘관들로부터 중·단기 작전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 숄츠 독일 총리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 최선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되 △나토와 러시아 간의 직접 대결을 피하고 △ 독일만의 단독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 독일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부유식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을 처음으로 준공했다. 독일이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을 대비해 준비중인 5개의 LNG 터미널 중 첫 번째 터미널이다. 

- 터키 국방부는 러-우크라-터키-유엔의 4자 합의에 의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에서 1,400만톤 이상의 농산물이 수출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동안 556척의 선박이 곡물을 싣고 흑해 항구를 떠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러시아 크림반도의 대통령 전권대사(총독격)인 게오르기 무라도프는 17일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인 존 커비의 크림반도 발언을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커비 조정관은 전날 미국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 영토로 간주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대한 군사 작전을 펼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무라도프는 워싱턴을 향해 핵 억지력의 채찍을 상기시켜줄 수 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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