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24일) 장기전에 바닥 드러낸 미사일과 포탄 - 러, 우크라 중 누가 더 대책이 있을까?
우크라 24일) 장기전에 바닥 드러낸 미사일과 포탄 - 러, 우크라 중 누가 더 대책이 있을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2.25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탄절 전야(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민간인 사망자를 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포격을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상대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러시아군의 무도함을 비판했고, 친러 살도 헤르손 주지사 대행은 포격은 우크라이나군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전투 능력은 미국의 무기와 자금 지원에 달려 있으며, 평화협상도 미국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오르반 헝가리 총리, 우크라이나 평화는 미국측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주장/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24일'자/편집자

◇ 러-우크라군의 무기는 어느 정도 남았을까?

미 하원은 2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자금 449억달러를 포함한 총 1조6,500억달러(약 2118조원) 규모의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초당적 지지를 호소한 지 이틀만이다. 하원의 주도권이 공화당으로 넘어가기 전에 예산안 심의를 끝낸 것이다.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내년에도 미국으로부터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정작 문제는 돈이 아니라 무기 생산 능력이라고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가 24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전날(23일) 미국에서 각종 포대의 탄약이 바닥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틴 워무스 미 육군 사령관은 155㎜ 포탄의 경우, 미국 방산업체가 한 달에 약 1만4,000개의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정도 물량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단 이틀 만에 소진한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소비에 비하면 포탄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알렉세이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지금쯤 모든 포탄을 다 써버렸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가 생산되는 포탄이 아니라, 미군과 나토(NATO) 회원국들의 재고 물량부터 사용한 게 분명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포 사격 장면/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합참 페북

문제는 재고 물량이 나토의 자체 방어를 위협할 정도로 바닥을 드러내자, 공급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WP는 "중요한 많은 무기와 탄약의 비축량이 거의 바닥나고 있지만, 이를 생산, 보충하기 위해서는 몇 달, 경우에 따라 몇 년씩 기다려야 한다"고 문제 제기했다.

스트라나.ua도 포탄의 부족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스팅어 대공미사일'의 생산 라인은 폐쇄된 지 오래됐고, 방공 시스템의 제공도 하세월(何歲月)이라고 했다. 실제로 미국이 약속한 '나삼스'(NASAMS) 대공미사일 8기 중 2기만 최근 우크라이나에 인도되고, 나머지 6기는 아직 생산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에 인도되기까지는 최대 2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상황도 별로 다르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푸틴 대통령이 23일 모스크바 외곽의 툴라를 찾아 방산업체 대표들과 회동한 것도, 내년에는 군대가 필요한 무기를 단시간에 제공할 것을 지시한 것도 무기와 탄약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의 분석은 더욱 실랄하다. 동원령으로 병력을 보충한 러시아군이 선뜻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지 못하는 건 탄약의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정보기관은 24일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동원된 예비군으로 지난 10월 이후 수만명의 병력을 보충했으나, 탄약 부족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방해하는 요소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매일 상당량의 미사일과 포탄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대규모 공세에 필요한 탄약을 비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거리와 정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량한 것으로 전해진 러시아의 '크라스노폴' 로켓/사진출처:위키피디아 
툴라 방산업체를 방문, 생산한 로켓을 살펴보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모스크바는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경 152㎜ '크라스노폴'(Краснополь) 미사일을 전투기와 데(Д)-20, 아카치아(Акация), 엠스타(Мста)와 같은 포병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는 발표가 최근 나왔다. 특히 사거리를 늘리고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제트 엔진과 레이더를 장착했다고 주장했다. 고정밀 탄도 미사일의 부족을 타개하는 한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체 생산이 거의 불가능한 우크라이나는 어떤 식으로 무기와 탄약 부족을 극복할 수 있을까? 스트라나.ua는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유럽이 자체 비축량을 지금보다 줄이는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공급을 늘리고,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을 미국 수준으로 끌어 올려 포탄 소비량을 줄이는 방안이다. 언뜻 보기에도 단기간에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나온 세번째 방안이 나토의 탱크와 전투기를 넘겨달라는 요구다. 우크라이나군 최고 지휘부는 최근에도 반격 작전의 성공을 위해서는 탱크가 최소 300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고정밀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C)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고개를 저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뜻을 이루는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거부한 것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거나, 첨단무기가 러시아의 손에 들어갈 위험 때문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포격을 당한 헤르손 모습/사진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포격을 가해 최소 7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해 사진을 올리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시의 중심부에서 벌어진 (러시아의) 테러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친러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 주지사 대행은 우크라이나군의 자작극이라며 "역겨운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 우크라이나의 2022년 곡물 수확량이 약 40% 감소한 6,500만~6,600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우크라이나 곡물 협회측이 밝혔다. 지난해 수확량은 1억 738만 톤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 분쟁이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위험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전투 능력은 미국의 무기와 자금 지원에 달려 있으며, 워싱턴이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헝가리가 외신 보도에서 친러시아 국가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는 "우리는 친헝가리"라고 대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