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푸틴을 겨냥한 영국 정부의 전 KGB 요원 의문사 사건의 재조사
다시 푸틴을 겨냥한 영국 정부의 전 KGB 요원 의문사 사건의 재조사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2.09.22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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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영국의 압박이 시작된다.

영국 BBC방송은 21일 영국 정부가 구소련 KGB 출신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의문사를 내년 초 재조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그의 미망인 마리나의 재조사 요구를 수용했으며, 그의 사망에 러시아 정부의 개입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영국이 라트비넨코 사망을 재조사할 경우, 영국과 러시아간에 외교적 분쟁이 발생할 건 뻔하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껄끄러운 사건 하나를 놓고 영국과 힘겨루기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사건은 푸틴에게는 골치아픈 일이다.

라트비넨코는 푸틴이 FSB(전 KGB) 수장으로 있던 1998년 FSB의 반정부 인사 암살 음모를 폭로한 후 2000년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망명했다. 특히 그는 2002년 펴낸 에서 30명의 사망자를 낸 1999년 모스크바 아파트 폭파사건이 알려진 것처럼 체첸분리주의자의 소행이 아니라 푸틴의 짓이라고 폭로했다. 푸틴은 자작극을 일으킨 뒤 체첸에 그 책임을 묻겠다며 사건 발생 2주 만에 제2차 체첸전쟁을 일으켜 승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2000년 대선을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서방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큰 파장을 불렀다.
그후 4년여가 지난 2006년 11월 영국 런던 중심가 피카딜리서커스 인근 호텔의 일식당에서 라트비넨코는 과거 동료와 녹차를 마신 뒤 구토를 하며 쓰러졌다. 겨우 깨어나기는 했지만 설사, 탈모, 체중감량 증상을 보이다 3주 만에 결국 사망했다.

영국 경찰이 발표한 리트비넨코의 사인은 놀랍게도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 중독이었다. 폴로늄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수반의 사인으로 최근 새롭게 조명되는 물질이다.

영국 경찰은 리트비넨코와 녹차를 함께 마신 러시아 사업가 안드레이 르고보이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구KGB 출신의 르고보이가 러시아 정부의 사주를 받고 그를 암살하기 위해 폴로늄을 녹차에 몰래 섞었다는 것이다.

영국은 사건 수사를 위해 르고보이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으나 러시아측은 응하지 않았다. 영국은 러시아 외교관 추방이라는 강수를 두며 사건 해결 의지를 보였으나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사건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을 영국 정부가 다시 수사한다니, 푸틴으로서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FSB 수장, 대통령을 거치는 과정에서 그의 역할론은 꾸준히 제기된 탓이다. 러시아측은 리트비넨코가 사망할 때와 마찬가지로 푸틴이 현직 러시아 대통령이기에 영국의 조사에 협조하거나, 그 결과를 쉽게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BBC 방송은 "재조사가 또다시 양국 관계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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