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5일) 정교회 크리스마스 날짜마저 바꾼 우크라 - 성탄절 휴전은 어차피 동상이몽?
우크라-5일) 정교회 크리스마스 날짜마저 바꾼 우크라 - 성탄절 휴전은 어차피 동상이몽?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1.07 0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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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6일 12시(모스크바 시간)부터 7일 24시까지 36시간 러시아 정교회의 '크리스마스 휴전'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측은 당연히(?) 이를 거부했다. 우크라이나는 인도에서 열리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 아직 초청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민간 군사조직 '와그너 그룹'을 이끄는 친푸틴 올리가르히 프리고진은 특수 군사작전에 투입된 죄수들 중 6개월간 살아남은 자들이 특별 사면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수감중 폭사한 소위 '옐레노프카 구치소'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푸틴 대통령, 6일 12시부터 전 전선에서 공격 금지 체제(휴전) 도입 지시/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5일'자/편집자

◇ 동상이몽의 크리스마스 휴전

모스크바에서는 아직 '크리스마스로 가는 여행'이라는 '신년 축제'가 진행 중이다. 12월 중순에 개막했다고 해서 '크리스마스'를 우리가 아는 성탄절, 즉 12월 25일로 착각하면 안된다. 러시아 정교회의 크리스마스인 1월 7일을 뜻한다. 믿는 종교가 다르다는 건 이렇게 사고의 기본을 뒤흔든다. 참고로 푸틴 대통령은 독실한 정교회 신도다.

신종 코로나(COVID 19)가 절정에 달했던 2020년 1월 7일 노보고르드 리프노섬의 성 니콜라이 성당(위)을 찾아, 성탄 예배를 올리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이 6일 정오(12시. 모스크바 시간)부터 7일까지 36시간에 걸쳐 특수 군사작전에 참전 중인 자국 부대에 휴전을 명령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전면 휴전을 군에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휴전 지시는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 휴일을 기념해 달라고 촉구한 것을 받아들인 형식이다. 

키릴 총대주교는 5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휴전을 하고 정교회를 믿는 모든 신도들이 크리스마스 전야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키릴 총대주교의 제안대로 "러시아가 휴전을 선언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에도 정교회 신도들이 많다"며 "그들도 특별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위선적이라며 거부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5일 트위터에 "위선적 행위를 그만하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점령지를 떠나야 '일시적인 휴전'이라는 것도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 요원들이 러시아 정교회 수도원을 압수수색하는 장면/텔레그램 캡처

양국 사이엔 이미 '종교 전쟁'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지난 2019년 러시아 정교회에서 독립하겠다고 발표했고,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는 지난해 11월 수도 키예프(키이우)의 우크라이나 정교회 본부인 '페체르스크 라브라(동굴) 수도원'과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산하 교구 등 2곳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해왔다. 또 정교회 사제 10여명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독립 우크라이나 정교회 본부측은 지난해 10월 각 교구가 원한다면 1월 7일 대신 12월 25일에 성탄 예배를 올려도 된다고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2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평화 협상의 첫 단계로서 크리스마스(12월 25일)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축하하는 휴일을 곧 맞는다"며 "평범한 사람들은 침략이 아닌 평화를 생각하는 시기"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일부 외신은 이를 '크리스마스 휴전 제안'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크리스마스 휴전'을 거부했고, 폭격을 계속했다.

이번에는 거꾸로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크리스마스를 맞아 '휴전'을 제안하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했다. 친서방 노선의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계기로 크리스마스 등 '러시아 정교회의 전통'도 하나씩 파괴해 가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2월 공식적으로 각종 크리스마스 기념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방은 당연히 이를 환영했지만, 러-우크라 양국간에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접점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으니, 휴전이나 종전 가능성은 그만큼 더 좁아지는 느낌이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권 국가들 중에서 가톨릭(12%) 신도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로 한 독일 마르더 장갑차/사진출처:위키피디아

- 프랑스에 이어 미국과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경량급 장갑차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미 백악관은 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전화 통화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를, 독일은 마르더 장갑차를 각각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또 각각의 시스템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병 수송 등에 사용되는 '브래들리 장갑차'는 25㎜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독일의 마르더 장갑차는 거친 지형에도 빠르게 이동이 가능해 '레오파드 탱크'와 함께 작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갑차의 지원 규모와 공급 시기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6개월간 전투에 참여했다가 생존한 죄수 출신 용병 24명을 5일 사면했다. '와그너 그룹'의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생존 병사 24명의 사면을 발표했다. '와그너 그룹'은 러시아 교도소를 돌며 사면을 조건으로 특수 군사작전에 참전할 용병을 모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행정부는 '와그너 그룹'이 죄수 용병을 포함한 5만명의 병력을 운용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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