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11일) 러시아 군부 3인자를 특수 군사작전 통합사령관으로 임명한 까닭은?
우크라 11일) 러시아 군부 3인자를 특수 군사작전 통합사령관으로 임명한 까닭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1.13 0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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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를 지휘하는 통합군 총사령관으로 11일 임명됐다. 폴란드는 독일산 '레오파트 2' 전차(탱크)를, 영국은 '챌린저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다음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포로제(자포리자) 원전 안전에 관한 합의 도출을 위해서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게라시모프를 통합군 총사령관으로 임명/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분석하는 '우크라 이슈진단-11일'자/편집자 주

◇ 게라시모프 총잠모장의 특수 군사작전 총괄

그동안 서방 언론(정보 원천지는 주로 미·영 정보기관과 우크라이나)에 의해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통합군 최고 사령관에 임명됐다. 이 소식은 우크라이나와 서방 분석가들도 깜짝 놀라게 한 모양이다. 한때 군사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실각설까지 나돌았기 때문이다. 그는 군통수권자(대통령)과 국방장관에 이은 러시아군 서열 3위 인사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은 11일 '게라시모프가 (기존의 총사령관) 수로비킨을 대체했다, 무슨 일이지?'(Герасимов заменил Суровикина. Что происходит?)라는 제목으로 이번 군 인사의 의미를 분석했다.

'패색 러, 우크라전 사령관 3개월만에 또 교체'라는 국내 한 주요 언론의 제목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잔뜩 묻어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군사작전을 책임지는 최고 지휘관의 급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현장의 권한이 확대되고, 결정 또한 빨라진다는 뜻이다. 통합 총사령관을 보좌하는 부사령관으로 지난 3개월간 현장 총사령관을 맡았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대장과 올레그 살류코프 지상군 사령관(육군 참모총장 격), 알렉세이 킴 부(副)총참모장(합참 차장격, 중장)이 임명됐으니, 두말 할 것도 없다.

새로 구축된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지휘체제. 위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알렉세이 김 중장/사진출처:gayazovblog.ru

수로비킨 대장이 러시아항공우주군 사령관(공군 참모총장 격)을 겸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육군과 공군 사령관을 바로 곁에 두고, 병참과 비정규연합군(부분 동원된 예비병력과 돈바스 지역 민병대, 와그너 그룹과 같은 용병지원부대 등)을 관할하는 최고위급 참모와 함께 작전을 직접 지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러시아 국방부가 "각 부대의 활동을 긴밀하게 조정하고 모든 병참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휘관의 급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한 이유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전투 현장 지휘 경험은 제 2차 체첸전쟁이 마지막이다. 그는 2001~2003년 체첸전 참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뒤 2007년 레닌그라드 군관구 사령관이 됐다. 그에 대한 평가는 우크라이나군을 이끄는 발레리 잘루즈니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지난 9월 말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회견에서 한 바 있다. 잘루즈니 총참모장은 그를 "(군 전술 분야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 부르면서 "그가 쓴 모든 것(작전 서적)을 읽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게라시모프와 '카잔 수보로프 군사학교'를 함께 다녔다"며 "모든 군사 과학은 여전히 러시아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스트라나.ua는 이번 인사를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으로 내려오는 군 정규 지휘체계가 '와그너 그룹'을 창설한 친푸틴 올리가르히 프리고진 중심의 비정규군 불만 세력을 제압한 것으로 분석했다. 프리고진과 그를 지지하는 일부 군사 인플루언스(텔레그램 채널), 체첸 수장 카디로프 등은 그동안 러시아군의 군사 작전이 흔들릴 때마다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작전 지휘 능력을 대놓고 비판하곤 했다. 자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진 수로비킨 전 총사령관을 최고의 현장 지휘관으로 치켜세우며 자신들의 세력권안으로 끌어들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5월 13일자 연합뉴스 웹페이지/캡처

이같은 현장 지휘 체계의 혼란은 이번 인사로 일단 정리가 됐다고 봐야 한다.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에 참여하든, 안하든 러시아군 전체가 이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손안으로 들어갔다. 모든 군사 물자도 마찬가지다. 수로비킨 전 사령관이 가졌던 권한과는 비교가 안된다는 게 스트라나.ua의 진단이다. 

이 매체는 이번 인사의 목적을 특수 군사작전 지휘의 일원화로 규정했다. 수로비킨 대장이 현장 총사령관을 맡으면서, 모스크바의 군총참모부(합동참모본부)와 전장으로 나눠진 지휘 권한을 게라시모프로 통합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병력및 군사 물자 배분시, 본부와 현장의 의견 충돌로 작전 수행이 삐걱거리기도 했다. 의사 결정 과정을 늦어지면서 최전선에 있는 군인들의 불만이 SNS를 통해 바깥으로 튀어나오기도 했다. 게라시모프와 수로비킨 장군 간의 알력설도 나돌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통합군 사령관 겸임이 러시아군의 새해 총공격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영국의 러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인 마크 가레오티 교수는 게라시모프에게 통합군 총사령관 자리는 '독이 든 성매'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기대치가 비현실적으로 높은 상태에서 게라시모프가 부응하지 못하면 그의 군 경력은 불명예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월 수갑을 찬 상태로 SNS에 공개된 친러 정치인 메드베추크/사진출처:텔레그램  

-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정치인 4명의 국적(시민권)을 박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가 보안국의 보고에 따라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 부의장 출신인 빅토르 메드베드추크의 국적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개전 직후 반역죄로 체포된 그는 러-우크라 포로교환의 일환으로 러시아로 입국했다. 전직 의원인 친러 정치인 레로니도비치 데르카흐과 카라스 로마노비치 코자크, 레나크 라벨리요비치 쿠즈닌 등 3명의 국적도 함께 박탈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일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온 살인자들을 위해 봉직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친러 정치인들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즉각적인 휴전과 평화 회복을 촉구했다. 

- 아동문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상)의 러시아인 심사위원장 아나스타시야 아르히포바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화하는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임했다. 러시아 일러스트작가이자 명예 예술가인 아르히포바는 2024년도 안데르센상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19세기 덴마크 출신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리는 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가 주관한다. 1956년 제정된 이 상은 2년마다 한번씩 시상한다. 우리나라의 이수지 작가가 지난해 3월 수상한 바 있다.

-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미 재무부 고위 관료가 유럽에서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와 주요 7개국(G7), 호주 등 27개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 원유의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제재조치를 취한 바 있다. 미국이 유럽과 논의하고 있는 추가 제재 방안은 원유와 천연가스 외에 디젤과 중유 등 정제 유류제품의 가격 상한을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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