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변심? 스타링크 기반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부대에 제동 걸었다
일론 머스크의 변심? 스타링크 기반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부대에 제동 걸었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10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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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운영사 '스페이스X' 사장 "스타링크의 군사적 목적 사용 제한한다" 발표
우크라 평화안 발표, 스타링크의 무상 제공 거부에 이어 명분있는 사용제한 요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진짜 변했다? 그가 우크라이나에 거의 무상으로 제공해온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9일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미 스페이스X의 새로운 정책은 우크라이나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일론 머스크 CEO

머스크 CEO가 개전 초기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은,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쟁을 치러야 하는 우크라이나군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스타링크는 최전선에서 싸우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에게 매우 중요한 소통 수단이었다. 오죽하면 러시아가 지난해 10월 미국의 상업용 인공위성(스타링크)이 우크라이나군 지원에 활용되면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을까?

러시아의 반체제 성향의 매체 미디어조나는 "우크라이나 디지털 개발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약 3만 개의 스타링크 터미널(단말기)이 운영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무선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전선에서 스타링크를 통해 러시아군에 정확하게 타격을 가하고, 드론을 제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스타링크 기반의 드론 공격 부대/우크라이나 국방부 텔레그램 캡처

하지만, 언젠가부터 머스크 CEO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초 트위트를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중재안을 공개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한 게 결정적이었다. 그의 중재안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로제, 헤르손주)에서 유엔의 감독 아래 주민투표를 재실시하고 △ (러시아 영토인) 크림반도에 물 공급을 보장하며 △우크라이나는 중립국으로 전환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 중재안은 우크라이나로부터 큰 반발을 불렀다.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지휘부는 그를 향해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것이냐"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인 반격이 나설 즈음이어서, 그의 제안이 전황이나 우크라이나군 사기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 

그의 다음 카드는 스타링크의 사용료 청구였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스타링크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며 미 국방부를 향해 사용료를 대신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더 큰 역풍을 맞았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고, 무상 서비스를 계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터질 여지는 늘 따라다녔다.

지구 상공의 스타링크 운영 네트워크 이미지(위)와 단말기/사진출처:위키피디아

그리고 드디어 또 터졌다. '스페이스X'의 그윈 숏웰 사장은 8일 한 우주산업 행사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무기화할 의도가 전혀 없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군사적 사용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트라나.ua는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군이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한 '드론 공격 부대' 창설 계획을 발표한 뒤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그 연관성에 주목했다. 

숏웰 사장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군이 스타링크 서비스를 전투 드론의 제어에 사용했다"며 "우리는 그들의 서비스 활용을 제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이미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용도로 이것(스타링크)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제한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스타링크 측이 내세우는 군사적 목적의 사용 제한 명분은 충분하다. 숏웰 사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스타링크 공급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병원, 은행 및 가정에 인터넷를 제공하는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최전선에서 통신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은 괜찮지만, 공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타링크를 드론 공격에 활용하는 것은 꼭 집어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머스크 CEO도 이미 지난해 9월 트위터를 통해 스타링크는 평화적인 용도로 쓰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스타링크 서비스 약관에도 스타링크가 제공하는 인터넷 연결은 군사적 교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명시돼 있다고 한다.

스타링크/출처:홈페이지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스타링크 측의 결정에 "자유로운 삶과 우크라이나를 위하는 편에 서든가, 사람을 죽이고 영토를 침략하는 러시아편에 서든가 그들이 선택해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스트라나.ua는 "스타링크가 국제 사회의 압력을 받아 이전(대금 지불)처럼 우크라이나군에 대대한 서비스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전쟁 개입을 줄이려는 일론 머스크 CEO의 두 번째 시도는 매우 시사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머스크 CEO는 최근 미 공화당과 관련이 있으며, 이 정당의 유권자 중 거의 절반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왔다"고 짚었다. 미 공화당의 노선과 이에 동조하는 스타링크의 태도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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