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주말(11. 12일) 러시아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데, 실제로는..
우크라-주말(11. 12일) 러시아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데, 실제로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13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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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러-우크라 양국 간에 기싸움이 시작됐다. 베르쉬닌 러시아 외무차관은 11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전제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이튿날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세계가 침공 1주년을 어떻게 기념할지 보게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바흐무트 등 주요 격전지에서는 양측이 서로 큰 인명 손실을 내는 공방전이 주말 내내 계속됐다. 급기야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의 민간인 출입을 봉쇄했으며, 서방 언론은 러시아군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Ca로 하향 조정했다.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23, 24일로 예정된 '대단한 사건들'에 대해 말해/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추적해 정리하는 '우크라-11, 12일(주말판)'이다/편집자

◇ 미 뉴욕타임스(NYT)가 예측한 러시아군 공격 루트

우크라이나 측에서 러시아군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러시아군의 대공세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어디서 어떻게 진행될지 전망하는 기사를 실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NYT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진격할 것이며, 격전지 바흐무트를 점령함으로써 상징적인 승리를 거두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승리를 담보하는 보급 루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러시아군은 루간스크주(州)의 남북을 잇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크레멘나야(크레민나) 사수를 위해 반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또 남동쪽의 우글레다르(부흘레다르)를 공격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군 진지가 크림반도로 가는 유일한 철도 노선에서 불과 몇 마일(1마일은 1.6Km)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러시아군 3가지 공격 루트. 아래로부터 우글레다르(부흘레다르), 바흐무드, 리만 공격 루트/사진출처:스트라나.ua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기 위해 북쪽과 남쪽에서 진격하고, 방어를 위해 새로운 전선을 만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새 전선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 차원에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러시아와의 접경 수미와 하르코프(히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한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2014년부터 러시아가 입지를 확고히 굳힌 동부 지역으로 진격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진격 방향을 남부 지역으로 돌린다고 해도 동부 지역의 러시아군 공격을 막기 위해 상당한 병력과 장비를 남겨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의 가장 유력한 반격 루트는 자포로제(자포리자)에서 '멜리토폴'로 남진하는 것. 우크라이나군이 이 작전에 성공하면, 러시아 주력부대를 동서로 갈라놓을 수 있으며, 서쪽 헤르손주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 멜리토폴은 그만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우크라이나군 반격 루트. 자포로제에서 남쪽 멜리토폴로 진격해 러시아군을 동서로 갈라놓는다/사진출처:스트라나.ua

NYT는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멜리토폴로) 남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이미 자포로제 최전선을 따라 참호와 대전차 방어라인 등 방어 요새를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가 이 작전을 성공시키려면 서방 측이 장거리 포병 전력을 신속하고 지원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진지를 포격할 수 있다면, 지난 가을의 '헤르손 승전'을 재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사거리 150km의 '지상발사소구경폭탄'(GLSDB)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나, 서방 언론 보도에 따르면 GLSDB가 올해 말에야 키예프(키이우)로 인도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영국 언론은 런던이 하푼 대함미사일과 '스톰 섀도우' 공대지 미사일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정거리가 각각 240km, 400km에 이른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 무기들이 크림 반도 공격에 동원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하푼 미사일/사진출처:위키피디아
13일부터 바흐무트의 민간인 출입을 통제한다고 발표하는 우크라이나 주둔군 지휘관/현지 매체 영상 캡처 

하지만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는 이미 지난해 5월 말 서방으로부터 하푼 미사일을 제공받았다"면서 "그러나 이 미사일이 러시아의 표적을 향해 적극적으로 사용됐다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결론은 서방측의 장거리 미사일을 손에 넣지 못한 우크라이나군이 멜리토폴로의 남진에 성공할 수 있느냐다. 우크라이나군은 멜로토폴을 장악한 뒤 크림반도로 향하는 육로를 끊고, 고립된 크림반도 해방에 나설 계획이지만, 러시아군의 전력을 감안하면 얼마나 현실적인 작전 목표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군은 굳이 대공세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군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또 승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크림반도로 향하는 육로를 확보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막아내는 것 이상의 승리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재 공세를 취하고 있는 군사적 목표를 넘어, 러시아가 대대적인 공격에 나설 것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스트라나.ua는 주장했다. 

우글레다르 공격에 나선 러시아 장갑차들이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에 의해 파괴되는 장면/동영상 캡처 

- 영국 군사정보부는 지난 2주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첫 주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정보부는 우크라이나 합참의 데이터를 인용해 이같이 발표하면서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집계 방식을 확인할 수 없으나 그 흐름은 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정보부는 "지난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사상자는 824명으로, 지난해 6, 7월에 기록된 사상자 비율의 4배가 넘는다"며 "우크라이나군에서도 계속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서부 리보프(리비우) 지역의 슬라프스키 스키리조트에서 스키를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소환장이 배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에는 스키를 타고 하강하는 남자들을 기다리는 군인 2명의 모습과 징집 소환장을 전달하는 장면등이 담겨 있다.

-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프랑스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를 보내지 않으면 푸틴(대통령)이 이길 수 있다"며 "그가 어디에서 멈출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군사 지원을 앞당기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병사 수만명의 죽음이 그(푸틴 대통령)를 막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Ca'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공공부채가 늘어나고, 민간 부문의 상당한 손실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하향 조정 이유를 밝혔다. 또 분쟁이 악화되고 우크라이나 경제가 입는 피해가 증가할 경우 등급을 추가로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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