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도 봄의 축제 '마슬레니차' 변함없이 찾아온다 - 화보
전쟁 중에도 봄의 축제 '마슬레니차' 변함없이 찾아온다 - 화보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17 0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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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1주년을 맞을 즈음, 모스크바 등 러시아 전역에서는 봄맞이 축제 '마슬레니차'(러시아어로는 마슬레니짜 Масленица)가 막을 올린다. 마슬레니차는 긴 겨울을 보내고, 소생하는 자연과 봄을 맞는 전통 의식이자 축제다. 

모스크바 시 공식사이트(mos.ru)와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블로그에 따르면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모스크바 마슬레니차'는 시 전역의 23곳에서 펼쳐진다. 소뱌닌 시장은 "축제 프로그램에는 2,000개 이상의 각종 마스터 클래스와 250여개의 요리 강습및 경연, 민속 공연 등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며 "모스크바 시민들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모스크바 마슬레니차 (축제장)에는 250개 이상의 요리 쇼가 펼쳐진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요리 부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마슬레니차 축제의 대표 메뉴인 '블린'(얇게 구은 팬케이크)이다. 새의 모양을 한 전통적인 블린에서 가장 특이하고 독창적인 것까지 50여 가지 이상을 맛볼 수 있다. 노랗고 뜨꺼운 느낌의 둥근 '블린'은 태양을 상징한다. 겨울 내내 우중충한 하늘을 걷어내고, 뜨거운 해를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다. 

또 30가지 이상의 치즈 요리, 50가지 이상의 생선 요리, 100가지 이상의 육류 요리를 준비했으니, 누구나 원하는 '미식 기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요리에 자신없는 주부들을 위해서는 '요리 마스터클래스'가, 아이들을 위해서는 요리및 민속 공예의 기초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축제장 19곳에는 아이스링크도 운영된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피를 흘리는 특별 군사작전 참가자들과 그 가족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제공된다. 

블린 굽기
마슬레니차 축제장에 온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통상 2월 중순에서 3월 초까지 열리는 마슬레니차 축제장에서는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의식이 있다. 민속 신앙적인 측면에서 이어져 내려온 것들이다. 여성과 어린이들은 눈 덮인 언덕에서 미끄럼을 타는 것이다. 겨울철 내내 해온 것이지만, 마슬레니차의 미끄럼타기는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의식의 하나라고 한다. 

일부 지방에서는 아직도 아름다운 리본으로 꾸민 썰매를 타는 전통이 남아 있다. 현대식으로 해석하면, 겨우내 많이 움직이지 않아 굳어버린 우리의 몸을 푸는 과정이다. 모스크바 마슬레니차 축제장에 아이스링크가 준비된 이유다. 

마슬레니차 축제장의 다양한 모습과 공연/사진출처:모스크바시 mos.ru

또 '겨울 허수아비 태우기'다. 축제장을 꾸민 색색의 긴 천으로 장식한,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들을 불에 태우는 의식이다. 겨울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태우는 것으로 겨울을 끝남을 알린다. 사람들은 불타는 허수아비 주변을 돌며 함께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봄이 오는 것을 축하한다. 허수아비가 불에 따 스러지는 것으로 마슬레니차 축제가 막을 내린다. 

사진출처:모스크바 시 공식 사이트 mos.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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