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러시아 새 법인장에 이충순 부사장, 그가 가야 할 길은 첩첩산중?
삼성전자 러시아 새 법인장에 이충순 부사장, 그가 가야 할 길은 첩첩산중?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19 0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삼성' 브랜드 유지의 사활이 걸린 삼성전자의 러시아 지역 최고 책임자(법인장)가 최근 교체됐다. 높은 파도를 헤치고 나갈 새 선장(법인장)은 이충순 영상디스플레이 영상전략마케팅팀 담당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러시아CIS 지역 사업 총괄에 보임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통합국가등록원 자료를 기반으로 현지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컨설팅사들에 따르면 이충순 부사장은 지난 16일자로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인 ‘LLC SERK’ (러시아식 표기로는 Сэрк, самсунг электроникс рус компани)의 법인장으로 등록됐다. 전임 김대현 법인장의 향후 역할이나 거취는 밖으로 알려진 게 거의 없다.

현지 기업정보 제공사 '스타르'에 올라온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장 교체 자료. 총괄국장 이충순이라는 이름이 보이고(위), 아래에 2월 16일자로 '김대현이 이충순으로 변경됐다'고 표시돼 있다/캡처

김 전 법인장은 지난 2020년 12월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 승진)으로 옮긴 성일경 법인장의 뒤를 이어 러시아 사업을 총괄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후 지난 1년간 삼성전자의 러시아 사업을 두고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임 법인장의 업무는 러시아 법인 및 칼루가 생산공장(SERK) 담당 CEO다. 러시아CIS 지역 총괄이다. 김 전법인장의 뒤를 이어 러시아에서 '삼성 브랜드'를 책임져야 한다.

삼성전자 칼루가 공장/홈페이지

이즈베스티야 등 현지 언론에서는 한때 삼성전자 현지공장의 생산 및 제품 공급이 곧 재개될 것이며, 공식 매장도 계속 운영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부터 서방의 대러 제재조치에 동참, 러시아로의 제품 선적및 공급을 중단하고, 물류망 붕괴로 같은 달 말께 현지 생산라인도 멈춘 상태다.

스마트폰 등 핵심 제품의 러시아 공급을 위해 현지의 '병행수입' 시스템에 편승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현지 사업은 공식적으로 '올스톱' 상태라는 뜻이다. 러시아는 갤럭시S23 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국에서도 제외됐다. 

삼성 스마트폰(위)과 갈루가 공장 제품 출하 모습/홈페이지

삼성 스마트폰은 러시아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삼성 스마트폰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33%였다. 샤오미(25%), 애플(1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판매를 중단하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월에는 14%로 급락했고, 현재는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떠난 러시아 시장은 '중국 세상'이 됐다. 중국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거의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덩달아 이 신임 법인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현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현대기아차와 LG전자 등과 마찬가지로 생산시설의 유지가 급선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근무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생산 시설은 봉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종합 가전업체인 하이센스(Hisense)와 러시아 주방업체 쿠퍼스버그(Kuppersberg), 가전업체 샤우브 로렌즈(Schaub Lorenz)가 삼성과 LG의 생산시설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는 외국인 기업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압력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업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장이나 시설, 자산 등을 러시아측에 넘기고 떠났다. 삼성전자도 언제까지나 공장 문을 닫고 있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