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22일) 중국의 우크라 사태 개입, 언제 어떤 방식으로? - 왕이 모스크바 방문
우크라-22일) 중국의 우크라 사태 개입, 언제 어떤 방식으로? - 왕이 모스크바 방문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2.24 0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는 20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對)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 지지를 위한 콘서트가 열렸다. 러시아 상하원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과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참여를 중단한다는 법안을 승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외교 사령탑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예방을 받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유럽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808만 명에 이르렀다. 국제언론인연맹은 러시아언론인협회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20여만명이 (특수 군사작전 지지를 위한) 콘서트 '조국 수호자들에게 영광을'에 참석했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진단-22일자/편집자

◇ 우크라 사태에서 점차 부각되는 중국의 역할론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모스크바 방문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포럼)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다. 왕이 위원이 포럼에서 조만간 중국의 대 우크라이나 평화 해법을 내놓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모스크바에 도착한 21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사무총장 격)을 만났고, 22일에는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푸틴 대통령을 예방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의 방문을 반기며 "시 주석의 모스크바 도착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의 키예프 깜짝 방문에 못지 않게 세계적인 외교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등 유럽의 주요 국가 정상들은 개전 후 지난 1년간 앞다퉈 키예프를 지지 방문했지만, 모스크바를 찾은 주요 국가 정상은 거의 없었다. 푸틴 대통령에게 시 주석의 모스크바행은 그만큼 간절하다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을 대리하는 왕 위원은 푸틴 대통령을 만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려는 러시아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사실상 러시아 지지를 선언하고, "제 3국(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를 흔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사령탑을 접견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22일 "시진핑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 여부에 대해 왕 위원이 명확히 말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크렘린의 발언을 볼때 원칙적으로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전날(21일) "시 주석의 모스크바행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즉 4월이나 5월로 ​​계획되어 있다"며 "시 주석의 외교 대리인이 러시아를 먼저 간 것을 보면 베이징은 아직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최종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중국의 고민은 두 가지다. 4월이나 5월이 되면 우크라이나 최전선의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면서, 중국이 개입할 외교 노선을 뒤흔들수 있다. 또 중국의 평화적 해법이 어느 정도 윤곽을 갖추고, 주요 국가들의 반응을 살피기 전까지 시진핑이 직접 나서는 것은 리스크(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좀 더 지나야(봄), 푸틴-시진핑 두 정상이 직접 만나 뭔가를 최종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정상이 결정할 뭔가가 중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안이 될지, 반미 반서방 블록의 구체적 방안이 될 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스트라나.ua는 전했다. 다만, 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의 논조를 볼때, 미국은 두가지 옵션(방안)을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 모습/사진출처:크렘린.ru

실제로 CNN은 이날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양면 대결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논평 기사를 인터넷에서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 "중국은 강대국(미-러) 사이에서 자체적으로 전략적인 게임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전날(21일) 중국으로부터 평화안의 요점을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뮌헨에서 왕이 위원과 만난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키예프가 이를 연구하고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일체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소식통들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겨냥한) 다자간 평화협상으로의 모멘텀(전환점)이 될 것이며 동시에 중국이 러시아에게 핵무기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이 중국의 대러 군사지원을 '레드 라인'이라고 경고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스트라나.ua는 "중국이 뮌헨안보회의에서 전쟁 종식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미국이 '레드 라인'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지적했다. 만약 미국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더욱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실이 아니라면, 미국은 중국에게 평화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선제적 차단 조치라고 스트라나.ua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미사일/사진출처:우크라군 합참 페북
우크라이나군의 포격 속에 진격하는 러시아군 탱크/현지 매체 영상 캡처 

분명한 것은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미국은 가능한 빨리 우크라이나군에게 유리한 전황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를 원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평화안은 러-우크라-미국-중국의 전략적 목표를 절충한 방식으로 나올 수 있다고 스트라나.ua는 전망했다. 그리고 이는 브라질로 대표되는 많은 비서방 국가들과 유럽의 일부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할 경우, 전쟁의 종식(평화)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낙인 찍힐 수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의 더 큰 고민은 국내 상황이다. CNN은 대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와 중국과의 갈등에 대한 공화당의 분위기를 전하며 "러시아와 중국이 추구하는 장기전 전략은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에게 전쟁에서 손을 떼라는 압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CNN은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목하며 "미국 보수파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에 대한 반대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키예프를 방문한 지난 20일 폭스TV에 나와 "바이든 행정부는 명확한 전략적 목표를 찾을 수 없는 '백지수표' 정책을 펴고 있다"며 "크림반도와 같은 문제에 연루돼 중국과 대리전을 벌이는 것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스트라나.ua는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바르샤바에서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미 공화당은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2024년 미국 대선은 미국만큼이나 우크라이나에도 중요하다는 CNN의 논평을 자세히 소개했다. 

2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특수 군사작전 지지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 미국 행정부는 키예프를 지원할 자원을 무궁무진하게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우크라이나 측에 이미 전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 미 관리들을 인용,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이 어느 시점에 종료된다는 점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윌리엄 번즈 미 CIA국장이 지난해 11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군사적 지원이 줄어들기 시작할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전장에서 진전을 이를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번즈 국장의 경고는 공화당이 하원을 통제할 경우, 미 행정부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뒤 이뤄졌다고 했다. 

- 키릴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 정보국장은 오는 봄에 결정적인 전투가 벌어질 것이며, 이는 전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작전이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는 국경 주변에 '보안 구역'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직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온 게 별로 없다. 

- 브루노 칼 독일 정보기관 수장은 모스크바가 전장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쉽게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작전으로 푸틴 대통령이 압박을 받을 경우, 평화 회담을 제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군사전략과 유사한 시각이다. 

- 네덜란드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은 올해 상반기에 사업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러시아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22일 정전과 평화협상에 나설 것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에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개최한 수요 일반 알현에서 "전쟁이 터무니없고 잔인하다"며 "전쟁을 멈추고 평화협상에 나설 것"을 양국에 호소했다. 

-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방송이 디도스(DDos) 공격으로 일부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측은 "대통령 연설이 21일 몇 차례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며 "방송 송출이 여러 번 중단되었으며, 긴급하게 대처해야 했다"고 밝혔다. 또 디도스 공격은 약 1시간 30분간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 존 설리번 전 주러 미국 대사는 22일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생각이 없으며, 우크라이나에 민주 정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와 대화하도록 더 노력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푸틴은 전쟁 전에도 협상에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 12월 부임한 그는 지난해 9월 은퇴하며 귀국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