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문후-23일) 우크라군의 반격 예고 - 지난해 가을의 작전 성공과 다른 이유
시진핑 방문후-23일) 우크라군의 반격 예고 - 지난해 가을의 작전 성공과 다른 이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3.25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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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이 23일 러시아군이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전력이 소모됐다며 조만간 반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상당한 힘을 잃고 완전히 지쳐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예고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 바흐무트 주둔군을 방문한 데 이어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을 끌었다. 

우크라이아 매체 스트라나.ua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은 언제 시작되나?'(Когда начнется контрнаступление ВСУ?) 코너에서 시르스키 사령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작전 성공의 필요충분 조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 바흐무트 주둔군 지휘소를 방문한 시르스키 지상군 사령관/영상 캡처

시르스키 사령관은 "수도 키예프(키이우)와 (하르코프주·州의) 하르코프(하르키우), 발랄클레야, 쿠퍈스키에서와 마찬가지로 바흐무트에서도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무트 공략에 앞장서는 러시아 민간용병 부대 '와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도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인 반격을 위해 예비군 20만명을 편성했고, 가까운 장래에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영토인) 벨고로드주, (우크라이나 루간스크주) 스바토보-크레멘나야 전선,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자포로제주 남쪽 등 네 방향으로 반격을 시작할 것"이라며 "바흐무트에는 최대 8만 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집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프리고진의 발언에서 주목할 것은 그의 달라진 태도다. 평소에 러시아 국방부(군 최고지도부)의 군사작전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과는 달리, 비정상적(?)일 만큼 정중한 어조로 말했고 비판도 일체 하지 않았으며, 러시아군이 사전에 대응 조치를 취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프리고진이 내세운 4곳의 반격 루트는 우크라이나군이 취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전선)을 거론한 것으로, 우크라이나군이 그만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는 지는 의심스럽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작전 준비 정황은 군 내부의 대규모 휴가 실시와 조직 정비로 확인된다는 게 스트라나.ua의 진단이다. 지난해 가을 하르코프주와 헤르손주에서 반격을 시작하기 직전에도 유사한 상황이 관측됐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유력한 반격 루트는 역시, 그동안 끊임없이 거론됐던 자포로제주 남쪽 방향이다. 남부 항구도시 멜리토폴을 장악하면서, (러시아가 합병한) 헤르손과 자포로제 지역 러시아군을 동서로 나눠 동쪽의 크림반도와 연결을 차단한 뒤 크림반도로 진격한다는 시나리오다. 

스트라나.ua는 지난해 가을의 반격 작전과 다른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우선 요란한 반격 예고다. 지난해에는 러시아군을 놀라게 할 만큼 기습적이었다. 또 (하르코프주의) 발랄클레야와 이쥼, 쿠퍈스크 등에 주둔한 러시아군은 소규모 공격 부대였다. 헤르손주의 경우에는 드네프로강을 건너는 교량의 파괴로 러시아군은 후방에서 병력및 병참 지원을 받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을 받은 러시아군은 두 곳 모두에서 스스로 철수를 결정, 대규모 군사적 충돌을 피했다. 그 결과, 러시아군의 전력 손실도 거의 없었다. 나아가 드네프르 강을 사이에 두고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진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러시아군이 안토노프스키 대교 아래에 설치한 부교를 통해 헤르손시에서 드네프로강을 건너 철수하고 있다/영상 캡처
우크라군 진격/사진출처:우크라군 www.mil.gov.ua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예상대로 자포로제주에서 남진할 경우, 지난해 가을과 같은 유리한 지리적 군사적 정황은 찾아볼 수가 없다. 자포로제 주둔 러시아군에 대한 병력및 병참 지원에 일단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도 러시아의 부분 동원으로 보충된 전체 병력이 하르코프·헤르손주 반격 당시보다 훨씬 더 많다. 

러시아 측의 방어태세도 지난해와는 다르다. 우크라이나군의 남진은 크림반도를 위협하는 것으로, 현재의 러시아군 방어망이 뚫릴 경우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러시아군 지휘부도 잘 알고 있다. 크림반도가 크림대교 하나만으로 러시아 본토와 연결되는 고립된 섬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국내 정치적 파장도 하르코프·헤르손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남진이 성공하려면, 지난해 하르코프·헤르손 반격 시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병력과 장비가 필요하다는 게 스트라나.ua의 결론이다. 

나아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반격 작전의 얼개를 대충 짐작하고 있다. 자폭용으로 개조한 민간 드론(주로 중국산) 1만여대를 일시에 날려 최전방에 러시아의 주요 군사장비를 파괴한 뒤 서방 탱크·장갑차를 앞세워 진격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소형 보트를 대거 동원해 드네프르강을 건너 러시아군 점령지로 상륙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정찰 위성 등 각종 고급 정보를 활용해 더 정확한 표적 타격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 러시아도 대응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드네프로강 도하작전을 펼치는 우크라이나군/사진출처:우크라군 합참 페북

관건은 반격에 나설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규모다. 대규모 공격을 가능하게 할 20만명이라는 예비군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지, 또 현재의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그만한 병력을 반격작전으로 돌릴 수 있는지, 반격 작전 부대에 적절한 양의 무기와 탄약이 제공될 것인지 여부다. 스트라나.ua는 이 모든 게 의심스럽다는 뉘앙스를 남겼다.

◇ 오늘(23)의 주요 뉴스 요약 

- 나레디 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장관이 23일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 발부에 대해 "분명히 우려할 문제"라고 말했다. 판도 장관은 벨기에 국왕 부부 환영 행사장에서 푸틴 대통령이 오는 8월 22~24일 더반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초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아공은 ICC 가입국으로, 푸틴 대통령의 방문시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가 의무가 있다. 판도 장관은 이에 대해 "각료회의를 열어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협력해줄 것을 당부한 벨기에 측에 대해 "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우리는 러시아와의 채널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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