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 푸틴 vs 풀 죽은 젤렌스키 - 우크라 반격? 선택의 순간은 다가오는데..
자신만만 푸틴 vs 풀 죽은 젤렌스키 - 우크라 반격? 선택의 순간은 다가오는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3.2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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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이냐 방어냐?
따뜻한 날씨로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진창으로 바뀌는 소위 '라스푸티차' 현상도 끝나가면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춘계 대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궁금하다.

우크라군의 휴대용 미사일 발사 장면/사진출처:우크라군 합참 페북

전선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것 같다. 군사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다른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러시아군이 공세에 나서기 보다는 방어에 전념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최근 러시아군이 새로 공격을 가하기 보다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막기 위한 '방어 전략'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뒤이어 미 블룸버그 통신 등 서방 언론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크렘린이 올 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공세 계획을 포기했으며,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억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는 올해 최대 40만 명에 이르는 계약 군병력(우리 식으로는 장기 복무병)을 모집해 병력 손실분을 보충할 것이라고 전했다. 계약병 모집은 지난해 여름 큰 홍역을 치렀던 '부분 동원령'의 반복을 막을 수 있는 조치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막아내면, 앞으로 몇 달 안에 서방의 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약화되고,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세력들도 줄어들 것으로 믿고 있다. 

스트라나.ua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례없는 대반격에 맞서 동원된 예비군과 새로 구축한 심층적 방어전략으로 대응할 게 분명하다"며 러시아가 방어전략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소개했다.

러시아군의 헤르손시 철수 당시 모습. V 표시의 차량이 부교에 걸려 있다./사진출처:텔레그램 채널 Александр Коц

무엇보다도 러시아군에게는 지난해 11월 '헤르손 방어'와 같은 병참 지원의 문제가 더 이상 없다. 당시 헤르손시(市)를 장악한 러시아군은 드네프로강 다리를 폭파하는 등 군수물자 지원 루트를 차단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에 말려 방어를 포기하고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자포로제(자포리자) 지역의 러시아군 방어진지를 돌파할 경우, 크렘린이 치러야 할 국내 정치의 영향은 아주 심각하다. 정치·군사적으로 러시아가 방어를 최우선할 수 밖에 없는 여건에 처해 있다는 게 스트라나.ua의 결론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언제 반격을 시작할 것인지, 반격에 나서기나 할 것인지 의문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직 (반격을) 시작할 수 없다"고 실토했기 때문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군사 장비의 부족으로 반격할 수 있는 전력이 부족하다"며 "탱크와 포병, 다연장로켓시스템 하이마스(HIMARS)와 같은 장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우리 병사들을 최전선으로 내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매일 우리(우크라이나군)보다 3배나 더 많은 포탄을 쓴다"며 서방 측을 향해 즉각적인 군사 지원 확충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23일 헤르손을 방문한 뒤 돌아오는 전용열차 안에서 요미우리 신문과 1시간 정도 인터뷰했다고 한다. 

이에 반해 푸틴 대통령은 방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향후 12개월 동안 100만 개의 포탄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하기로 한 데 대해 "러시아는 그 기간에 포탄을 3배나 더 많이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하루에 최대 5천개의 포탄을 사용한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포탄 생산량은 한 달에 고작 1만4,000~1만5,000개에 불과하고, 내년에야 4만개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독일 레오파드 탱크 2A4/사진출처:제조사 Krauss-Maffei 홈피
우크라이나의 군사장비 하역 모습/사진출처:우크라군 합참 페북

그는 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420~440대의 탱크를 보낼 것이라는데, 우리는 그 기간에 탱크를 새로 만들고, 기존의 탱크들을 현대화하는 등 모두 1,600대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군보다 3배 이상 많은 탱크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 측이 전투기 제공을 거부한 상황에서, 항공 전력은 러시아가 10배나 더 크다고 했다. 

두 정상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결론은 분명하다. 탱크 등 군사 장비와 탄약 확보 면에서 러시아가 지금도 앞으로도 우크라이나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는 사실이라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영국이 열화 우라늄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 두 가지 대응 방안을 내놨다. "러시아도 그러한 무기를 수십만 발 갖고 있지만, 아직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발언이다. 영국이 이 포탄을 기어이 키예프(키이우)로 보낸다면, 러시아도 지체없이 사용하겠다는 경고다. 

푸틴대통령, 7월 1일까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 저장 시설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해/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다른 하나는 서방을 향한 핵 위협이다. 그는 "7월 1일까지 벨라루스에서 전술 핵무기 저장 시설을 완공할 것"이라며 "핵무기를 민스크(벨라루스)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보관(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에서 수십년간 해온 것처럼, 핵무기 통제권을 주둔국(벨라루스)에 넘기는 게 아니라 직접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벨라루스는 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나토 회원국 코앞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 두겠다는 러시아의 협박이다. 핵무기를 운반할 이스칸데르 순항미사일과 전폭기는 이미 벨라루스에 주둔시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서도, 서방 측을 향해서도 자신만만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뒤 더욱 두드러지는 그의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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