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문후-28일) '제 2의 바흐무트'로 주목받는 아브데예프카, 이미 절반 가량 포위됐다?
시진핑 방문후-28일) '제 2의 바흐무트'로 주목받는 아브데예프카, 이미 절반 가량 포위됐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3.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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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춘계 대공세를 막기 위해 이미 '방어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여전히 도네츠크주(州) 바흐무트 등 주요 전략 요충지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의 전황은 러-우크라 양측의 발표와 서방 정보국의 분석, 언론 매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공통점은 러시아군이 도심을 향해 진격을 늦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군의 도심 장악도 임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바흐무트 사수를 독려하고 있어 치열한 시가전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바흐무트 도심 근처에서 포착된 러시아군 T-90 탱크/사진출처:스트라나.ua 영상 캡처

러시아군은 수감자 등으로 편성된 민간 용병 부대 '와그너 그룹'의 인해전술로 우크라이나의 견고한 방어벽을 일부 무너뜨린 뒤, 러시아 공수부대원들이 도심 장악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우크라 매체가 최근 주목하기 시작한 곳은 또다른 요충지 '아브데예프카'(Авдеевка,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는 아우디우카)다. 바흐무트의 남서쪽에 위치한 아브데예프카는 바흐무트보다 도네츠크주 주도인 도네츠크시와 더 가깝다. 우크라이나 매체가 최근 아브데예프카를 '제2의 바흐무트'로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만큼 러시아군의 공세가 심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아브데예프카 당국이 27일 도시 출입을 금지했으며, 전날에는 이동통신을 차단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만의 하나, 아브데예프카 거주자가 우크라이나군의 방어 위치를 러시아군에게 알려주는 첩보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바흐무트 당국도 러시아군 공세가 절정에 다다르자 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예비역 부대장은 "러시아군이 아브데예프카를 '제 2의 바흐무트'로 만들기 위한 포위작전에 들어갔다"며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의해 5분의 4 정도 포위됐다면, 아브데예프카는 절반 정도 포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또 바흐무트와 마찬가지로 병력과 군수물자가 오가는 주요 도로를 차단하기 위해 공세를 펴고 있다고도 했다. 바흐무트에 러시아 공수부대가 투입되면서, '와그너 그룹' 전사들이 (또다시 인해전술을 펴기 위해) 아브데예프카로 옮겨갈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하루가 지난 28일 아브데예프카 외곽 마을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스트라나.ua는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국 정보국은 러시아가 최근 다른 지역보다 아브데예프카 포위작전에 우선 순위를 부여했다고 분석했고,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와그너 그룹' 전사들이 아브데예프카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와그너 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은 이를 부인했다.

아브데예프카 주변 지도. 표시된 곳이 아브데예프카이고 바로 밑에 도네츠크시, 오른쪽 바로 위로 바흐무트가 보인다. 왼쪽 끝 큰 글씨의 도시가 드네프로. 아브데예프카 바로 왼쪽 위의 도시가 포크로프스크다/얀덱스 지도 캡처

러시아군이 아브데예프카 공략에 집중하는 것은, 바흐무트에 못지 않게 군사전략상 중요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스트라나.ua는 "러시아군이 이 곳을 점령하면, 도네츠크시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더 멀리 밀어냈다는 차원을 넘어, 군사 전략적 측면에서 서쪽의 '포크로프스크'를 거쳐 드네프로주(州)의 주도인 드네프로로 내달릴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형적으로도 바흐무트에서 슬라뱐스크-크라마토르스크 전선을 뚫고 '바르벤코보'를 거쳐 드네프로로 진격하는 것보다 쉽다고 한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그동안 헤르손주와 같은 쉬운 곳을 두고, 산악과 숲, 하천 등과 같은 지형적 요새를 갖춘 하르코프(하르키우)주(州) 남쪽과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 일대를 공격 루트로 택해 쓸데없이 소모전을 계속할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그 의문이 이제 조금씩 풀리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미 장악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만족하지 않고 더 깊숙히 (드네프로강까지) 공격하려면 △북쪽의 바흐무트~슬라뱐스크~크라마토르스크 전선에서 남진 가능한 우크라이나군을 우선 무력화한 뒤 △아브데예프카를 거점으로 '포크로프스크'를 넘어 드네프로시를 향해 드넓은 초원을 내쳐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예트 시절부터 구축된 '도네츠크 산업 지역'은 슬라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아브데예프카에서 거의 끝나고, 서쪽으로 드네프르 강과 드네프로시에 이르기까지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우크라이나군이 효과적인 방어 진지를 구축하기에 어려운 지형이다. 

평야 지대를 공략하는 러시아군 탱크 부대 훈련 모습/사진출처:러시아국방부

초원지대로 들어서면, 러시아군은 방어 측면에서도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유력한 반격 루트, 즉 자포로제(자포리자)시(市)에서 아조프(아조후)해를 향해 남진하면서 자포로제주와 헤르손주 주둔 러시아군을 동서로 분리, 차단한 뒤 크림반도로 진격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 주력군의 후방과 측면을 바로 위협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유력한 공격 루트. 자로포제에서 토크마크를 거쳐 멜리토폴로 남진하면서 러시아군을 동서로 분리시킨다/사진출처:스트라나.ua, NYT

나아가, 러시아군이 초원지대로 나서면, 우크라이나군은 드네프로시 방어를 위해 병력을 그곳으로 이동시킬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드네프로강 동안(東岸)에서 아브데예프카의 남쪽 마리인카와 우글레다르(부흘레다르)에 이르는 대단히 넓은 초원지대 전체가 러시아군에 포위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물론, 러시아군이 이미 점령한 영토에 대한 방어를 넘어, 더 대담한 공격을 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을 경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아브데예프카 남쪽에 있는 '우글레다르' 전투에선 눈에 띄는 진전 상황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라나.ua는 "이 지역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루스탐 무라도프 러시아군 동부군관구 사령관이 물러났다는 정보와 관련이 있다"면서는 "그는 공식적으로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가 물러난 것은 우글레다르 전투에서 탱크 수십대가 파괴되는 무모한 군사작전을 편 데 대한 문책성이라는 소문인데, 그의 동부군관구 사령관 발표는 그 사건 이후인 지난 2월 17일 발표됐다. 뒤늦게 또 문책은 받았다고? 

중장으로 승진한 무라도프 동부 군관구 사령관

◇ 오늘(28일)의 주요 뉴스 요약

- 미군의 정찰드론 MQ-9이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한 후, 미군이 해당 지역 무인기의 정찰 경로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CNN 방송은 28일 미군 무인기는 현재 해당 지역에서 기존보다 남쪽 지역의 더 높은 고도에서 정찰 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경로는 러시아측에 너무 도발적으로 보이는 것을 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행 경로의 변경으로 정부 수집 능력이 이전보다 제한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28일 러시아는 지난해 대인도 석유 수출이 전년에 비해 22배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이 우호적 국가 등 다른 시장으로 재조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에너지 부문의 수입이 지난해 러시아 전체 예산의 42%를 차지했다며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산업이 지속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니콜라이 슐기노프 에너지부 장관 역시 서방의 제재를 받는 석유 수출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결과, 판매 감소는 없었다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국가 등으로 석유 및 석유제품의 공급 방향을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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