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폭파사건-3일) 바흐무트 시청, 시의회가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갔다?
또 폭파사건-3일) 바흐무트 시청, 시의회가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갔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4.04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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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공략에 앞장서온 러시아 용병그룹 '와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은 3일 바흐무트 행정중심지역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부서진 시의회 건물로 추정되는 장소에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는 영상도 인터넷에 올라왔다.

전통적인 전쟁(전투) 개념으로 판단하면, 한 도시의 점령은 시청에 점령군 국기를 게양하는 것으로 사실상 끝난다. 그 이후는 잔당들의 소탕전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3일 "어젯밤에 '와그너 그룹'이 (시청에) 깃발을 꽂았다는 주장과 어두운 밤의 영상으로는 정확한 게양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우크라이나 주요 언론들이 날이 밝은 뒤 그 곳이 시의회가 무너진 곳으로 확인했다"며 "대낮에도 여전히 국기가 철거되지 않는 것으로 미뤄, 적(러시아군)이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너진 바흐무트 시의회 건물로 추정되는 곳에 꽂혀 있는 러시아 국기(위)와 그 위치를 확인한 우크라이나 매체의 전후 비교 사진들/사진출처:스트라나.ua

이 매체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통해 "내 뒤에 바흐무트 시청 건물이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 국기와 '와그너 그룹'의 깃발을 게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도시 서쪽으로 밀려났다고 했다.

그는 또다른 영상을 통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페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숨진 종군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의 이름이 새겨진 러시아 국기를 들고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타타르스키는 러시아군 수뇌부와 특수 군사작전 현장 지휘관들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친(親)프리고진' 블로거로 분류됐다. 폭발사고가 일어난 카페도 프리고진의 소유다.

그러나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실장은 바흐무트 함락 주장에 "바흐무트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땅)"이라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승리'를 주장하는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알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도 바흐무트 거리로 나온 사진을 올린 뒤 "적은 약해지고 있으며, 더 많은 가짜뉴스로 바흐무트 공략 실패를 은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바흐무트의 거리로 나온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이전에는 바흐무트의 군 지휘부 실내 사진만 공개됐다/사진출처:스트라나.ua

이 지역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 동부군 측은 외신 인터뷰에서 "어디 화장실 위에 (러시아) 깃발을 올렸나"라고 반문하며 "그들은 아무 곳에나 걸레(깃발)를 걸고는 도시를 점령했다고 하는데, 좋을 대로 생각하게 두라"고 빈정댔다. 

스트라나.ua는 "하지만 서방 종군기자들도 시의회가 위치한 행정 중심지의 러시아군 점령에 대해 전하기 시작했다"며 "와그너 그룹은 바흐무트 기차역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3일) 주요 뉴스 요약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유명 종군 블로거 블라들랜 타타르스키에게 폭발물이 든 흉상을 전달한 폭발 사건 용의자가 검거됐다. 중대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3일 이번 폭발 테러사건의 용의자인 다리야 트레포바(26세)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트레포바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도주하기 위해 남편(해외 거주중)의 친구 집에 은신하던 중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이번 테러(폭발사건) 공격은 (반푸틴 야권인사 나발니가 세운) '반부패재단'의 도움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계획됐다"며 "트레포바가 이 단체의 적극적인 지지자"라고 주장했다. 트레포바가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금된 경력도 확인됐다.

조각가로 알려진 트레포바/사진출처:트레포바 SNS
흉상을 전달하고 밖으로 나가는 트레포바(왼쪽 붉은 원 사진)
주최자측의 배려에 자리를 잡고 행사를 지켜보다 갑자기 얼굴을 감싸안는 트레포바. 폭발순간이다/영상 캡처
행사 사회자가 흉상을 설명한 뒤 다시 박스에 넣은 순간, 폭발. 폭발직전 모습이다/영상 캡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테러 행위"라며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연루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 유명 철학자의 딸) 다리야 두기나를 자동차 폭발 사건으로 살해하고, 이번 사건 역시 우크라이나 정권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며 "그들은 지난 2014년 (돈바스 내전) 이후 많은 이들을 살해한 배후로, 러시아가 특수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이유"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타타르스키는 5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종군 블로거다. 그는 전날 카페에서 열린 팬 미팅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자신의 흉상을 선물로 받았고, 이 석고상 안에 있는 폭발물이 터지면서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카페에 있던 시민 32명이 다치고 건물도 크게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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