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미스터리-13~15일) 또 터진 반역설? -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론에 화를 낸 이유
프리고진 미스터리-13~15일) 또 터진 반역설? -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론에 화를 낸 이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5.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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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바흐무트의 도심 공략에 앞장서고 있는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또다시 구설수에 휘말렸다. 가뜩이나 러시아 국방부와 특수 군사작전 최고 지휘부에 대해 험한 말과 돌출 행동으로 입지가 약해진 상태에서 '적과 내통했다'는 미 워싱턴 포스트(WP)의 보도는 상상을 넘어선다. 물론, 이 보도가 100% 진실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WP는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을 인용해 "프리고진은 올해 1월 말 '우크라이나 사령부가 바흐무트에서 철수한다면 러시아군의 위치를 알려주겠다'고 우크라이나군에 제안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 제안은 프리고진이 그동안 비밀리에 소통해온 우크라이나군 정보국(GUR) 소속 연락책을 통해 이뤄졌다고 했다.

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자 2명도 프리고진과 우크라이나 GUR 간의 접촉을 확인했으며, 그중 한 당국자는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와 관련된 거래를 최소 1차례 이상 제안했으나, 거짓 정보 가능성을 우려한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사진출처:러시아판 유튜브 rutub.ru

흥미로운 것은 프리고진과 우크라이나 GUR간의 접촉설에 관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반응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주요 4개국을 숨돌릴 틈없이 다닌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WP 기자가 "미 국방부 유출 문건을 보면 프리고진과 GUR의 아프리카 대표 사이에 협상이 있었다는데, 우크라이나 정보 장교가 프리고진과 접촉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캡처2-젤렌스키 영국 방문 전투용 헬멧 착용 훈련장
영국을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투용 헬멧을 착용한 모습/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질문에 "언론이 러시아를 돕고 있다"며 극도로 짜증스럽게 반응하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당신들(WP등 미국 언론/편집자 주)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한다"며 "당신이 원하는 게 러시아를 돕자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이런 질문은 우크라이나와 특정 지지국가의 기를 꺾을 뿐이고, 군사 정보에 관한 문제"라며 "내가 반역 혐의(군사비밀 유출?)로 유죄 판결을 받기를 원하느냐"고 반발했다.

WP는 전날(13일)에도 기밀 문서를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올해 1월 한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상군이 러시아의 불특정한 국경 도시들을 점령하는 사이, 러시아 내부를 타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2월 중순에는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와 회의에서 유럽행 러시아 송유관인 '드루즈바' 폭파를 주장하고, 2월 말에는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참석한 회의에서 장거리 미사일이 없으니, 드론(무인항공기)으로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을 타격하는 것은 어떠냐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드루즈바 송유관'을 폭파하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은 러시아산 석유에 의지하며 친러 성향을 보이는 헝가리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미국 기밀 문서는 평가했다. 

WP의 질문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는 이같은 일련의 보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스트라나.ua는 "WP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문답을 한동안 인터넷 사이트에서 내렸다가, 프리고진의 바흐무트 거래설을 계기로 다시 올렸다"고 전했다. 내전 중인 수단 등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바그너 그룹'측이 우크라이나 현지(아프리카) 군정보국(GUR) 대표와 접촉했다는 WP 기사가 프리고진에 대한 미 비밀 문건 인용 보도의 시작이라면, 바흐무트 거래설은 결론인 셈이다. 유럽 순방의 성과를 극대화해야 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일련의 WP 보도는 '훼방'이나 다름 없었다. 

바흐무트의 시가전 모습/영상 캡처

또 다른 비밀 문건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GUR 연락책에게 "러시아군이 탄약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군의 사기가 떨어진 크림반도 국경을 습격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GUR의 아프리카 담당 대표와의 만남설에 대해 "특수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아프리카에 가본 적이 없다"며 "어떻게 만나겠느냐"고 반박했고, 바흐무트 거래설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부풀려 광고를 했거나, 한때 중동의 테러단체 이슬람공화국(IS)에게 석유를 판매했던 자들이 가짜로 만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렘린 측도 "가짜뉴스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트라나.ua는 "WP의 기사는 특별한 것"이라며 가능성 있는 4가지 버전을 제시했다. 우선, WP 기사는 사실이다. 바흐무트를 점령해야 하는 프리고진은 크렘린에 뭔가 보여주기 위해 우크라이나 GUR와 접촉해 거래를 제안했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미국 등 서방 정보를 통해 러시아군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불평등한 거래여서 미심쩍다고 스트라나.ua는 평가했다. 

두번째는 우크라이나측이 거절한 이유처럼, 프리고진이 크렘린과 짜고 친 '기만전술'의 하나다. 세번째는 프리고진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한 역정보라는 것. 프리고진은 이미 크렘린에게 '계륵'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어 반(反)프리고진 세력의 작품이다.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한 배신자를 처단했다는 프리고진의 문답 텔레그램  

마지막으로 양측의 접촉은 이뤄졌지만, 이는 포로교환 협의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바그너 그룹'의 한 병사가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해 많은 것을 폭로하자, 그를 포로교환으로 돌려받은 뒤 공개적으로 큰 망치로 때려죽었다는 영상이 하나의 근거라고 스트라나.ua는 주장했다. 

◇오늘(13~15일)의 주요 뉴스 요약

- 베이징완보 등 중국 매체들은 15일 항구가 없는 중국 동북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이 내달 1일부터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을 자국 항구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자국의 내륙 화물 교역 중계항으로 사용하도록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바다와 접하지 않는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은 그동안 물자를 중국 남부 지역으로 운송하기 위해 다롄 등 랴오닝성의 항구를 이용했으나, 거리가 1천㎞에 달해 운송비 부담이 컸다. 그러나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이용하면,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을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중국 남방으로 해상 운송이 가능해진다. 특히 지린성의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훈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약 200㎞ 길이의 철로와 도로를 갖추고 있다. 

- 중국 외교부는 리후이 유라시아 특별대표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 논의를 위해 15일부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5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뤄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전화 통화의 후속 조치 성격을 갖는다. 

-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영국제 '스톰 새도우'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고르 고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방공 시스템이 하이마스(HIMARS) 로켓 10개뿐만 아니라 함(HARM) 미사일 7개, 스톰 새도우 장거리 순항미사일 1개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스톰 새도우 미사일로 루간스크주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에 탑재된 영국 스톰 섀도 미사일/사진출처:위키피디아 

앞서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13일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바흐무트의 남쪽과 북쪽에서 대규모 공격을 시도했으나 우리 군이 모든 공격을 물리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지휘관 2명이 사망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제4 차량화 소총여단 사령관인 뱌체슬라프 마카로프 대령이 전선에서 직접 전투를 이끌던 중 심각한 부상을 입고 후송 과정에서 사망했고, 군정치군 부사령관인 예브게니 브로프코 대령도 방어 전투 과정에서 파편상을 당해 전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서부 테르노필의 우크라이나 군 거점과 탄약고를 겨냥해 고정밀 무기를 활용한 장거리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브랸스크주에서 수호이(Su)-35, 수호이 34 전투기와 Mi-8 헬기 2대가 13일 추락했다. 텔레그램 영상을 보면 헬기를 향해 날아간 미사일이 폭발하고, 전투기가 떨어진 곳에는 불이 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군 항공 전력의 최대 손실"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제공받은 무기로 러시아 전투기·헬기를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방공망이 자국 항공기를 오인 격추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헬기를 향해 어디선가 날아온 미사일을 터지는 장면/영상 캡처

- 이탈리아를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타렐라 대통령, 멜로니 총리를 만난 뒤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다. 그는 접견뒤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비극에 관심을 가져준 교황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납치된 어린이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교황청도 성명을 내고 "약 40분간 진행된 면담은 전쟁이 계속되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정치적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며 "교황은 가장 연약하고 무고한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인류애의 몸짓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 독일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앞두고 13일 우크라이나에 전차와 장갑차 50대, 대공방어시스템 등 27억 유로(3조9천400억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장비는 마더장갑차 20대와 레오파르트1 전차 30대, 아이리스-T 대공방어시스템 4대 등 모두 27억 유로 규모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일의 무기 지원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고 독일 국방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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