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잘 타격-17일) 패트리엇 손상에 흥분한(?) 우크라, 애궂은 '방공망 영상' 블로거들만..
킨잘 타격-17일) 패트리엇 손상에 흥분한(?) 우크라, 애궂은 '방공망 영상' 블로거들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5.18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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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타격했다는 사실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패트리엇 시스템의 손상에 대한 미국 측 확인 보도를 부인하고, 패트리엇 시스템 중심의 키예프(키이우) 방공망 작동을 영상으로 찍어올린 블로그들을 전격 체포했다. 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전격적인 조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17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저녁에 올린 영상에서 키예프로 날아온 러시아 미사일은 모두 격추됐다고 강조했다"면서 "그러나 킨잘이 패트리엇 방공시스템 1기를 일정 부분 손상시킨 것으로 주요 외신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사진출처:우크라 국방장관 SNS

미국 CNN와 영국 로이터 통신은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의 손상과 수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정황들을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날 "킨잘 미사일로 패트리엇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을 불가능하다"며 "패트리엇 각 구성 요소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측에서 나오는 정보처럼, 시스템 또는 구성 요소 중 하나가 손상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스트라나.ua는 밝혔다.

놀라운 일은 그날 밤(15일 밤~16일 새벽) 키예프의 방공망 가동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블로거들이 곧바로 체포됐다는 사실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SBU)은 17일 방공망이 가동되는 밝은 불빛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블로거 6명을 체포했다. 방공망 가동 장면은 그날 밤 키예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키예프 방공망이 작동하는 장면. 이같은 영상을 올린 블로거 6명이 우크라 보안당국에 체포됐다/캡처

체포된 블로거 중 한 명인 가수 인나 보로노바(실명은 체르네츠카야)는 즉각 영상을 내리고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녀의 영상이 방공망 가동 위치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영상에는 방공망이 집중적으로 작동하는 가운데, 하늘로 치솟는 흰 섬광이 두어개 잇따라 보이는데, 러시아 군사전문 텔레그램은 이를 패트리엇 발사로 해석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곳에 큰 섬광이 번쩍였다. 러시아 '킨잘' 미사일이 '패트리엇 시스템'을 때린 것으로 해석됐다. 

보로노바는 훈방 조치를 받았지만, 나머지 5명은 형사 입건됐다. 이들은 최대 8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스트라나.ua는 "키예프의 방공 장면을 촬영된 게 처음은 아닌데, 이번 경우에는 '특별 서비스'(정보기관을 지칭하는 우크라이나 언론의 표현)가 블로거들을 신속하게 찾아냈다"며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페트리엇 시스템은 레이더가 강력한 방사능을 내뿜고 있어 적에게도 탐지가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CNN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방공망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다른 미사일과 드론을 미끼로 쓴 뒤 '킨잘'로 목표물을 파괴하는 '패트리엇 사냥 작전'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트라나.ua는 "패트리엇 시스템의 방사능 흔적과 러시아의 '사냥 작전' 등을 고려할 때 일반 블로거가 올린 SNS 영상이 러시아의 방공망 타격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는 이미 친(親)러시아 인사(스파이)들이 숨어서 방공망 위치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SNS에 올리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전쟁 중 언론과 SNS 통제는 필요약(必要惡)으로 통한다. 군의 사기와 사회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특수 군사작전이나 군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론, 개인들을 제재하고 형사처벌하는 경우는 자주 보도된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도 전쟁 초기부터 허가를 받지 않는 전쟁 콘텐츠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부대의 움직임은 물론, 적 미사일과 방공망 가동, 군 사기 저하 등 민감한 장면을 촬영하고 게시하는 사람들을 '인민의 적'으로 취급한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이다.

◇오늘(17일) 주요 뉴스 요약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중재를 위해 자국을 방문한 리후이 중국 특사에게 영토 양보를 포함한 어떤 불리한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17일 리후이 특사와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의 회담에 대한 성명에서 "쿨레바 장관은 리 특사에게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복원하는 원칙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쿨레바 장관은 종전과 관련해 영토 상실이나 현상태 동결을 포함한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리후이 중국 특사/사진출처:스트라나.ua

-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가능하게 한 '흑해 곡물 협정'이 중단 하루 전 가까스로 2개월 연장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17일 TV 연설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노력, 러시아 친구들의 지원, 우크라이나 친구들의 헌신 덕분에 협정의 2개월 추가 연장이 결정됐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모든 협정 조건이 이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 타결은 터키의 대선 결선 투표를 열흘여 앞둔 시점이어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터키는 유엔과 함께 지난 2022년 7월 '흑해 곡물협정'의 중재역을 맡았다. 

- 중국 자동차들이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후 철수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백을 메우며 빠르게 러시아 시장을 장악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자동차 산업 컨설팅 업체 '아프토보스' 대표 타티야나 그리고리예브나는 17일 "외국 자동차 기업 가운데 러시아에 남은 것은 '기리'(Geely), '하발'(Haval), '장화이자동차'(JAC 모터스) 등의 중국 기업밖에 없다"며 "중국 자동차들이 올 연말까지는 6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40% 정도다. 중국 자동차 외에 외국산 다른 차량은 중고 제품이거나 병행 수입된 차량들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에 진출한 중국의 자동차 브랜드 기리(위)와 하발자동차/사진출처:각 자동차 회사 홈페이지,SNS

- 미 육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미국인 니콜라스 메이머(45)가 지난 13일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다호 출신의 메이머는 ‘그린 베레'(Green Berets)로 불리는 미 육군 특수부대에 복무한 베테랑으로, 지난 2018년 전역했다. 이후 폴란드에 머물며 영어를 가르치다가 지난해 5월 참전을 결심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20년 이상 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들(우크라이나)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군사 훈련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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