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언론-27. 28일) 러시아인 죽음에 미국이 투자했다? 그래엄 미 상원의원의 설화
우크라 언론-27. 28일) 러시아인 죽음에 미국이 투자했다? 그래엄 미 상원의원의 설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5.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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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재선에 활짝 웃는 이유는

◇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에 미소짓는 푸틴 대통령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28일 열린 튀르키예(터키) 대선 결선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나토((NATO)회원국이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동 및 유럽 안보 문제에서 미국 측과 종종 갈등을 빚으면서 '나토의 이단아'로 불렸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중립적 노선, 즉 친러시아, 친푸틴 노선으로 이어졌다. 흑해로 진입하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제하는 터키가 나토의 강력한 대러 고립정책이나 미·유럽연합(EU) 주도의 대러 경제제재에 적극 동참할 경우, 러시아가 체감하는 서방의 포위망은 더욱 촘촘하고 단호하게 여겨질 게 분명했다. 그러나 터키는 그 포위망을 느슨하게 풀어줬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남쪽으로 난 '숨통'이나 다름없었다. 

푸틴 대통령, 재선 성공한 에르도안에 축하하면 '친구'라고 불러/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r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순간,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그를 '친구'라고 불렀다. 또 그의 대선 승리를 "국가원수다운 지도력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치하했고, "터키의 국가 주권을 강화하고 앙카라의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에 터키 국민이 지지한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자와 지역, 국제적 현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국가 원수로서의 책임은 물론, 건강 등 그의 개인사에서도 행운이 따르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앞서 터키 TV 방송들은 개표가 99.49% 끝난 뒤 에르도안 후보가 52.10%를 득표하면서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튀르키예의 세기'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건국 100주년을 맞아 오스만제국 시절 영광을 되살려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재선 시 기존의 외교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나는 어떤 지도자에게도 기분이 상한 적이 없고 모든 지도자와 협상한다"며 "우리는 서방처럼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상황이 아니며, 서방 제재에 얽매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달리 미국과 유럽은 그의 재선으로 나토 확장 문제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데, 무위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나아가 그가 계속 러시아에 대한 정치 경제적 포위망에 숨통을 터준다면, 우크라이나 전쟁도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러시아의 바람처럼 전쟁이 장기화되면, 서방의 분열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 그래엄 미 상원의원의 설화(舌禍) 

미 공화당의 린제이 그래엄 상원의원이 키예프(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그러나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의 대화는 영상 공개로 곧바로 '스캔들'이 번졌다. 그래엄 의원의 발언이 문제였다.

rbc우크라이나 언론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28일 젤렌스키-그래엄 회동 영상을 공개했는데, '미국의 돈이 러시아인을 죽이는데 사용됐으니 헛된 건 아니었다'고 발언한 대목이 문제가 됐다. 

그래엄 미 상원의원을 반갑게 맞는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편집된 두 사람의 대화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젤렌스키 대통령: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래엄 의원이 그의 말을 반복한 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자유다. 우리는 자유로울 것이다.
그레엄 의원: 반면에 러시아인들은 죽어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답대신 미소를 짓고, 얼마 후) 미국이 지금까지 돈을 이렇게 잘 쓴 적이 없다. 

스트라나.ua는 "그래엄 의원이 러시아인을 죽이기 위해 미국이 돈을 썼다고 말한 건 절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미국 돈 지출)이 '러시아인의 죽음'을 직접 지목한 것인지, 대통령실이 그래엄 의원의 '앞선 발언'(러시아인의 죽음)을 환영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악마의 편집'을 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이 매체는 해석했다. 

페르코프 크렘린 대변인/사진출처:텔레그램 영상 캡처

하지만, 러시아는 그래엄 의원의 발언에 격분했다. 러시아의 주요 사건을 수사하는 연방 수사위원회는 즉각 이 문제를 형사사건화 한 뒤 "미국은 우리(러시아인)를 죽이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그래엄 의원의 발언을 '미국의 수치'라고 불렀고, 러시아 외무부는 "그래엄 의원의 발언과 비교할 게 있다"며 "제 2차 세계대전 전 나치 정권의 독일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또 하나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로 이어졌다"고 비난했다.

◇ 오늘(27. 28일)의 주요 뉴스 요약

-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가 28일 또다시 드론 수십 대를 동원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전날(27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군이 이란산 드론으로 5시간 이상 키이우를 공습했으며, 키예프를 향해 날아온 드론 40대 이상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유소에 추락한 드론 파편에 41세 남성이 숨지는 등 2명이 사망하고 최소 3명이 다쳤다. 

이날은 '키예프의 날'이었다. 5세기경부터 동슬라브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한 키예프의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시 당국은 도시 설립 1천54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소규모 축제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드론 공습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키예프시 건물/사진출처:우크라 비상사태부 

스트라나.ua에 따르면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키예프 시민들은 마치 지진이 발생한 것과 같은 강한 진동을 느꼈다고 했다.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은 "전장으로 중무기를 운반하는 차량들에 의해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측은 일부 군사 시설의 폭발및 파괴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대규모 공습 이후 늘상 우크라이나 측이 발표한 피해 규모보다 더 많은 목표물이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 

- 러시아에서 근무하는 독일 외교관과 교사, 문화 단체 직원 등 수백명이 내달 러시아에서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독일 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독일 외무부는 27일 러시아가 내달부터 자국 내 독일 공관 및 문화 기관에서 활동하는 직원 수에 상한선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현지에 있는 인원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떠나야 하는 독일인 수가 정확히 몇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략 수백 명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의 다른 언론은 "모스크바 내 독일 교사들과 괴테 연구소 직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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