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러시아에 골관절염 진통소염제 신약 ‘아셀렉스'를 공급한다는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분석)러시아에 골관절염 진통소염제 신약 ‘아셀렉스'를 공급한다는 크리스탈지노믹스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6.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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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COVID 19)를 계기로 러시아 제약시장으로 진출한 국내 제약사중 꾸준히 보도자료를 내는 곳으로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있다. 이 회사는 7일에도 러시아로부터 약 200만 달러(약 26억 원) 규모의 골관절염 진통소염제 신약 ‘아셀렉스(성분명 폴마콕시브)’ 공급 물량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는 러시아 제약사인 ‘팜아티스 인터내셔널(이하 팜아티스)’과 공급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붙는 게 러시아 측과의 공급 계약상, 팜아티스가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의무 규모는 약 4,386만 달러(약 573억 원)어치이며, 추가로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이 최대 약 7,760만 달러(약 1014억 원)라는 것이다. '아셀렉스'란 약품 하나로 팜아티스로부터 무려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건, 10년이라는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놀랍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믿음도 떨어진다.  

크리스탈지노믹스 홈페이지/캡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아셀렉스' 초도 물량(180만 캡슐)을 출하한데 이어 2차 물량을 수주하면서, 현지 판매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판매가 시작되고,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러시아 매출이 발생하고, 회사의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

아셀렉스의 러시아 판매를 담당하는 팜아티스는 이르면 오는 7월 러시아에서 공식 발매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 3월의 초도 물량으로는 예상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2차 발주를 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아셀렉스는 국내 바이오 벤처 신약 1호로 염증과 통증 등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라딘의 형성에 작용하는 2가지 동종 효소인 시클로옥시게나제(COX-1, COX-2) 중 COX-2만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의 소화 관계 부작용인 위경련, 위장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러시아에서 기대한 만큼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면? 
먼저, 과거의 보도자료들과 최근 공시, IR뉴스 등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5월 ‘팜아티스'로부터 ‘아셀렉스’의 첫번째 발주를 받고, 러시아에 처음으로 공급하게 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참조).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첫 발주를 받은 지 10개월여만에 초도 물량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팜아티스와 1억2150만달러 수출 계약 사실을 보도한 매일경제 2020년 12월 22일자/캡처

크리스탈지노믹스와 팜아티스간의 협력 관계는 지난 2018년 임상시험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등은 지난 2020년 12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러시아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 팜아티스를 통해 진행한 ‘아셀렉스’ 임상 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종료했다"며 "양사의 계약 규모는 총 1억2,150만 달러(당시 환율에 따라 약 1,440억~1,536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이 계약에서 러시아 측 최소 의무 구매를 10년간 4,380만 달러(약 482억원)어치로 정하고,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 약 7,700만달러(약 850억원)를 추가로 받기로 약정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러시아측의 아셀렉스 발주는 이 기본 계약을 근거로 진행되고, 앞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임상시험이 끝난지 2년 6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시판 준비중이라고 하니 시판을 위한 러시아측 행정절차가 그만큼 더디고 까다롭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또 회사측 공시나 IR 뉴스 등을 보면,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판매하고, 수익을 얻기까지 쏟아부어야 하는 천문학적(?) 투자는 자칫 회사의 지배구조마저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투자금 확보를 위해) 신주 발행에 나섰다가 일부 주주들로부터 무효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IR뉴스에 따르면 일부 주주들은 지난 5월 회사를 상대로 신주 발행을 무효화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사회가 지난해 7월 29일 결의한 신주발행(납입 기한은 같은 해 11월 11일)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IR 뉴스 페이지/캡처
신주발행무효 소송 공시
제3자 유상배정 공시

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최근 제3자 배정형식의 유상증자(580억 규모, 납입 완료 발표 6월 2일)를 실시한 결과, 대주주가 개인에서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로 넘어갔다.

한때 경영난으로 인한 악성루머가 돌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2일 대표이사 명의로 발송된 IR Letter를 통해 '아이발티노스타트 췌장암 미국 임상 환자 모집' 상황을 전하면서 "지난 9월에 이어 또다시 당사에 대해 '내년에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있다'는 등 전혀 근거가 없는 악성 루머가 돌고 있다"고 해명해야 했다. 

팜아티스 홈페이지. 아래 쪽에 회사 소개 문구가 적혀 있다/캡처

러시아 파트너인 '팜아티스 인터내셔널'(https://pharmartis.com)은 홈페이지에서 혁신적인 의약품 도입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혁신 의약품의 등록 및 공급, 판촉 등 모든 활동을 수행한다고 소개했다. 또 혁신적인 의약품을 개발한 제약사와 직접 소통하고 협력하는 경험도 축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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