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러시아로, 우리는 미국으로
아베 총리는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러시아로, 우리는 미국으로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3.04.18 0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일간에 경제협력이 다시 시동을 걸까? 그 시금석이 4월말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러시아 방문이다. 이 방문길에 사상 최대 규모의 일본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길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우리 재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공을 들인다는 이야기다.

아베 총리도 러시아에 대한 '통 큰' 경제외교를 통해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러시아 외교를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28일 출국해 다음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30일 귀국한다. 이번 방문에는 도시바(東芝), 미쓰비시(三菱) 중공업 등 50~6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아베 총리의 방러 길에 풀어놓을 보따리도 푸짐하다.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과 러시아 국영 대외경제은행,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등 3자 공동출자로 러일공동투자플랫폼을 설치, 일본 기업이 러시아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기금을 만들 예정이다. 에너지, 의료, 식품, 도시개발 등에 투입될 이 기금의 규모는 최대 2,000억엔(2조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의료, 식품은 아베 정권이 수출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다.

일본은 또 극동 지역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도 적극 투자, 최근 이 지역에서 부쩍 열을 올리는 중국 기업에 대항할 계획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극동 지역에서 중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경쟁을 유도하면 자원을 더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다.

이같은 경제협력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방영토 반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푸틴이 다시 러시아 대통령이 됐다는 점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러시아를 택하는 등 친러 정책을 펴고 있어 이를 견제하는 차원을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