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썩한 잔치, 동계올림픽 이후 러시아가 맞딱뜨릴 현실
떠들썩한 잔치, 동계올림픽 이후 러시아가 맞딱뜨릴 현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2.06 0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떠들썩한 잔치 뒤에는 예외없이 마무리가 남는다. 그 마무리가 잘되면 잔치도 최종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잔치로 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7일 개막하는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이 러시아 사람들에게 떠들썩한 잔치로 여겨진다. 옛 소련의 붕괴 이후 상처 입은 국가 자존심을 회복시키는 잔치이지만, 이를 위해 쓴 돈이 러시아 경제에 부담으로 남는다면 '상처 뿐인 잔치'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관련, “‘파티’가 끝난 이후 러시아 경제는 적잖은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고 5일 경고했다. 동계 올림픽 때문에 잠시 관심권 밖에 밀려나 있는 러시아 경제의 각종 문제점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계기는 1분기 경제지표 부진이 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4.5%를 기록한 이래 줄곧 하락을 면치 못해 지난해엔 1.3%까지 추락한 것으로 세계은행은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새해 들어 6.44% 하락, 최근 5년 새 최저 수준이다. 이 기간에 주식시장(RTS지수)도 10.46% 급락했다. 가뜩이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경제국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떠들썩한 잔치를 위해 풀렸던 돈이 줄어들면 경제는 더욱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파악한 러시아 경제의 부진은 기업들의 투자 부족이다. 지난해 러시아 기업들의 투자는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경제 전체의 부진이다. 다 나쁜데 러시아만 좋아질 수가 없다. 세계경제가 회복추세로 돌아서면 에너지 등 각종 수출이 러시아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한 것도 수출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늘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러시아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인프라의 부족은 하루아침에 개설될 수가 없다. 정치 경제적 불안정은 기업의 투자를 방해하고, 금융 인프라의 비효울성도 건전한 중소기업의 성장 발목을 잡는다. 이 문제들이 소치올림픽 이후 다시 부각될 것이라는 점이 불안하지만, 그동안 몰랐던 것들이 아니다. 동계올림픽이란 잔치가 열리기에 또 지적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