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언어대 수업 풍경 (2006년 6월)
모스크바 언어대 수업 풍경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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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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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우리 언어대학교의 소문이 엠게우 모스크바 국립 대학만큼 퍼져있진 않지만, 모스크바에서 '언어대'하면 '아! 공부 열심히 하는 학교' '빡세게 공부시키는 학교' 라고 딱 나옵니다.

언어대 학부생들의 입학이나 수업 등 특징을 말씀드리자면,
(외국인 학부이니 그 학부에 초점을 맞춰서 말씀드립니다.)

첫째,순수 외국인 학생들과 CIS 출신 학생들이 같이 공부합니다. 지금 현재 한국인(남북한),일본인,베트남인,중국인,몽고인, 아프리카계, 아랍계 학생들이 많이 있고(북한, 베트남, 몽고, 아랍계는 나름대로 러샤어를 잘 하는 곳) CIS 국가 중에서는 그루지야,끼르기지야,까자흐스탄 등 여러 곳에서 학생들이 입학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학생들은 우리 시간표와 다를 뿐더러 같이 수업을 들을 기회가 없습니다.

둘째,이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제1언어로 러시아어를 필수로 하고
제2언어로 외국어를 한가지 선택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언어로는, 영어.불어.독어 등이 있습니다. 2학년이나 3학년부터는 자신의 희망에 따라
제3언어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추가금액을 내야합니다.

셋째,입학하기전 테스트를 합니다.그룹배정을 위한 테스트인데요. 아무 그룹에나 배정받아 고생하고 싶지 않다면 시험은 잘봐야겠죠? 지금 현재 2학년에는 영어반이 3개,불어반 1개, 독어반 1개가 있습니다. 1학년에는 영어반이 4개,독어반 1개, 불어반은 없습니다.

3학년부터 5학년때 까지는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 반이 합쳐지거나 없어지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수업은 무조건 8시에 시작합니다. 끝나는 시간은 3교시 할 경우 1시. 4교시 할 경우 2시 25분. 다른 학교에 비하면 엄청 엄청 일찍 시작하는 경우죠? 저도 나름대로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데
6시 반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그나마 학교 수업에 맞게 도착합니다.

다섯번째,학기 기간이 깁니다. 다른 학교의 경우 9월 중순이나 10월초에 시작하고 여름학기는 6월 초면 시험까지 끝나고 바로 방학합니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9월 1일 바로 시작하고, 여름 학기 경우는 6월 중순에 수업이 끝나고, 시험까지 끝나면 벌써 7월 초입니다.

여섯번째,한 그룹에 학생수가 많아야 10명입니다. 학기 초에 학생 수가 11명이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선생님들이 수업하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며 투정까지 부리셨습니다. 러시아어와 영어 수업은 그룹별로 따로 이루어지며, 큰 강의는 일주일에 2,3번, 몇개의 그룹이 한꺼번에 같이 듣습니다. 제가 알기론 다른 학교는 그룹 중심보다 큰강의를 위주로 수업을 합니다.

일곱번째,작문력을 키워줍니다. 다른 학교 같은 경우는 매년 같은 수업을 하고 선배들한테 족보를 얻으면 시험은 거뜬히 볼 수 있습니다.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작문을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러시아어 시간에 러시아어의 특징에 관해 배웠다면, 그 테마가 끝나는 수업에는 모국어의 특징에 관해 작문을 해와야 합니다. 그걸로 끝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학우들 앞에서 발표도 해야합니다.

이런 몇개의 테마가 지나가면서 작문한 글들이 몇편 모이겠죠? 책내용과는 별개로 시험범위에 포함되어 발표를 준비해야합니다. 학생들도 적은데다가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꿰뚫고 있고, 또 자신의 모국에 관해 작문을 해야하기 때문에 족보를 얻는다거나 해서 수업에 참여하는 일은 드물겠죠?

러시아어뿐만 아니라, 영어 및 제 2외국어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덟번째,숙제가 많습니다. 교과서 내의 연습문제도 풀어야하고, 본문도 읽어서 단락나누기 및 단락주제 정하기, 작문 숙제도 있고, 외워서 발표하기도 있습니다. 며칠에 한번 있는 숙제가 아니라 거의 매일 있는 수업의 숙제이니, 집에 돌아와서 열심히 숙제를 해야겠죠?
또 수업내용이 대부분 숙제로 해온 내용이기 때문에 숙제를 안하면, 수업내용도 못 알아듣고,학교에 가나마나이죠

우리 학부는 이름부터가 '외국인 통번역 학부'입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처럼 빠드팍(예비학부)만 겨우 마치고, 법학부니,정치학부니,물리학과니 그런 학과 정해 들어가서 큰강의 위주로 수업 들으며 뭔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는것보단 우리 학교의 수업이 훨 효율적이고, 빡센 수업이죠.

예를 들어,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뜻을 물어보십니다. 러시아어로 설명을 할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러러 사전은 필수적입니다. 저와 함께 공부하는 CIS 출신 학생들도 러러 사전은 꼭 사용해 숙제를 해와야 합니다. 그 학생들도 수업시간에 많이 헤매거든요. (슈꼴라 1학년 때 부터 다녀서 러시아어가 거의 모국어인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어로 설명을 하려면 한국어 뜻도 알아야겠죠? 저는 어렸을 적,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진 않지만 숙제를 하면서 몇몇개의 단어는 러한사전을 찾아야 합니다. 저도 이러한데, 빠드팍만 마치고 오신 분들은 집에 돌아가서 아예 사전을 붙들고 숙제를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5학년까지 버틸것이고, 못 따라 가는 학생들은 짤리거나 다른학교로 옮겨가거나, 그만두거나 합니다. 이 증거는 외국인학부에서 입학한 학생수와 졸업한 학생수를 비교해보면 나옵니다. ㅋㅋㅋ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게시판이나 www.cyworld.com/vera0302 이용해주세요 (언어대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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