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로켓을 발사할 벤처기업이 있다
우리도 로켓을 발사할 벤처기업이 있다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4.11.2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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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을 포함해 전 직원이 6명뿐인 벤처업체 씨앤스페이스. 이달 초 설립돼 아직 법인 신고서에 잉크도 덜 마른 신생 업체지만 “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이 딱 어울리는 벤처업체다. 임직원 6명 중 5명이 공학박사, 그것도 국내에 극히 드문 로켓 관련 기술과 경험을 현장에서 오랫동안 갈고 닦은 이들이다.

이들의 꿈은 단 하나. 자신들의 힘으로 2007년 10t급 과학관측로켓(sounding rocket)용 엔진을 시험발사하고 이를 계속 발전시켜 2011년 해외 과학관측로켓 시장에 뛰어든다는 원대한 청사진이다.

턱 없는 꿈일까? “얼마 전 발사에 성공한 미국 최초의 민간우주선 ‘스페이스십 원’을 만든 벤처업체 직원은 15명뿐입니다. 우리가 몇명 안 되는 작은 회사지만, 기술과 열정이 있으니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꿈입니다.”(김경호 연구소장)

직원은 대부분 A대기업 계열사 우주사업 부문에서 10여년 전부터 국산 로켓 제작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돈이 안 되는’ 우주사업 부문은 이 계열사에서 저 계열사로 밀려다니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해 결국 이들은 창업을 결심했다.

“일본은 우주개발 예산이 10조원대인 데다 국가가 특정 기업을 지정해 안정적인 기업 참여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1년 예산도 30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지정체제도 아니어서 대기업이 뛰어들기 힘듭니다. 한국 우주산업 환경에서는 우리처럼 작지만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생겨나 우주개발에 참여해야만 합니다.” (이병호 대표이사)

이 대표이사는 금속공학 전문가. 섭씨 3500도, 일반 용접 3배 이상의 높은 압력에 견딜 수 있는 용접 관련 기술을 책임진다. ‘고온유동’ 분야 전문가인 김 소장은 엔진 전체를 설계하고 시스템을 종합하는 일을 담당한다.

조용호 책임연구원은 ‘인젝터’ 전문가, 로켓 엔진의 안정적인 연소를 담당한다.

러시아에서 로켓공학을 전공한 우관제 책임연구원의 전문 분야는 램젯 엔진, 신기술이라 국내에는 전공자가 거의 없는 분야다.

신재연 책임연구원은 상세설계 전문가로 실제 제작에 필요한 세부 설계 작업을 전담한다.

“어떻게 먹고살거냐는 얘기를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로도 10t짜리 로켓엔진 제작 기술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매년 100회 이상 첨단 소재 개발을 위한 과학관측 로켓이 발사되는데, 반도체 선진국인 우리나라도 조만간 과학관측로켓이 필요한 때가 옵니다. 그때까지 꿈을 준비하며 기다릴 겁니다.”(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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