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학생은 지금 한창 시험중
러시아 유학생은 지금 한창 시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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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2.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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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학생들은 요즘 학기말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말고사 기간이 1주일 정도지만, 러시아는 12월 중순부터 1월까지다. 기말고사 후 겨울방학과 새해를 맞는 한국과 달리 러시아 대학생들은 연말연시에도 시험준비를 해야 한다.

시험은 크게 ‘자촛’과 ‘이그자민’ 두가지로 나뉜다. 자촛은 점수를 매기지 않고 통과만 하면 되는 시험으로 다소 가벼운 형태다. 교수에 따라 리포트 제출로 대신할 수도 있고, 필기나 구두로 시험을 치른다. 평소 출석률이 좋다면 그냥 통과될 확률도 높다.

그러나 이그자민은 분량과 내용면에서 비중 있는 시험이다. 보통 시험 1~2주 전에 40~60개의 문제를 미리 받는다. 시험 당일 제비뽑기하듯 시험관(교수) 앞에 놓여있는 ‘빌렛(시험문제가 적힌 종이)’을 뽑는다. 운이 좋든 나쁘든, 문제를 받은 학생은 자리에 앉아 답변을 준비한다.

원래 시험볼 때 참고도서 반입이 금지돼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눈치껏 책이나 노트를 뒤적거리며 커닝하곤 한다. 교묘히 숨겨온 커닝페이퍼가 더 유용할 수도 있다. 준비된 학생은 시험관 앞으로 나가 빌렛을 제시하고 답변을 한다. 학생이 답을 마치면 교수는 몇가지 세부질문을 추가한다. 충분히 대답하면 5점(A), 주어진 질문에만 대답했다면 4점(B), 시험준비를 제대로 안했다고 여겨지면 3점(C)을 준다.

러시아는 소그룹 세미나 수업이 많아 구두 시험이 가능하다. 일률적으로 한날 한시에 시험을 치르지 않고 교수와 상의해 개인적으로 시험일을 정할 수도 있다. 어차피 시험은 1대 1로 대화하듯 치러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험일정을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어서 학생마다 시험기간이 많이 다르다.

대부분의 유럽대학이 그러하듯 러시아도 1학기는 9월, 2학기는 2월에 시작된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는 2월 초까지가 겨울방학이지만 1월에도 종종 시험이 있어 겨울방학은 2~3주에 불과하다.

그러나 방학은 방학. 짧은 만큼 더욱 달콤한 자유의 시간이다. 지금쯤 러시아 대학생들은 시험공부하는 틈틈이 삼삼오오 모여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이민화/ 경향신문 모스크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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