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여행4-블라디보스톡
러시아여행4-블라디보스톡
  • 허성권
  • sysop@buyrussia21.com
  • 승인 2006.06.08 17:42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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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블라디보스톡 관광 ( 혁명광장 - 잠수함박물관 - 굼백화점 - 승리의 아치 - 블라디보스톡 요새 - 아무르해변 )

호텔에서 걸어 내려와 역앞에서 무조건 트램(전차)을 집어 타는데 요금은 8루불(320원) 인가 무척 싸다. 한구역이나 되었을까? 잠수함 박물관 ( 빠드보드나야 로트까 무제이 Подводная Лодка Муэей ) 간다고 했더니 할머니들이 매우 친절하여 내릴 정류소를 가르쳐 준다.
혁명광장은 드넓은데 1919년경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로프스크등 극동 지방에서 일본군등 외국군의 지원을 받는 백군과의 전투 승리를 뜻하는 기념물이 거대하게 서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젊은이나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돼있다.

쭈뼛하면서도 군인에게 길을 물으니 의외로 친절하게 가르쳐주어 잠수함박물관을 찾는데 항구에 군함들이 가득하다. 박물관은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리는데 육지쪽에 비슷한게 있어 긴가민가 30루불씩(1,200원) 주고 입장하니 내부가 비었는게 모조품인양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2차 세계대전당시 독일 함정 10척을 격침했다는 전설의 c-56함은 어디로 갔단말인가? 벽에는 당시 선원들이 입고 사용했던 각종 물품들이 걸려 있는데 양도 풍부하고 볼만하다. 북한에서 보내온 깃발도 결려 있다. 그런데 중간쯤에 간신히 기어 들어가는 구멍이 있는데 여길 지나가니 맙소사! 진짜 잠수함이다.

협소하기 그지없는 숨막히는 통신실이며 복잡하기 그지없는 엔진이며 기계장치들... 한편으로 어뢰발사대에 장착된 어뢰는 다른 장치에 비해 얼마나 큰지! 그러니까 이 큰 놈이 물속에서 발사되는 것이니까 영화에서처럼 발사후에 빨리보면 선체를 틀어 피할수도 있었겠다.

대로를 따라 걷는데 양쪽으로 4-5층짜리 고색창연한 제정 러시아의 옛 바로크식 건물이 줄을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굼 백화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물건은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백화점내 환전소는 달러당 29루불로 환율이 좋은편이다.
승리의 아치는 조그만 공원으로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워 ‘블라디보스톡 요새’까지 100루불(4,000원)에 갔는데 젊은이가 어찌나 친절한지 모두 감탄을 한다.

70루불을 내고 입장하니 고작 대포 2-3문! 실망하는데 웬걸 언덕을 돌아 올라가니 포대가 무수히 나온다. 대포 포대는 모두 바다쪽을 향해 있는데 두사람이 올라가 한사람은 포신을 수평 조정하고 다른 사람은 수직조정할수 있어 너무 신기하고 지금이라도 포탄만 낳으면 영판 발사할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대포외에 방공포며 기관총들도 많은데 주로 중국인인 관광객들이 포대위에 올라가 조종해보느라 난리도 아니다. 바다쪽으로 접근하는 적함에서 쏘는 포탄에 대비 콘크리트장벽의 두께가 1.5m는 될 것 같다.
여길보니 일본군이, 러시아군이 구축한 여순항을 바다로 통해 접근하지 못하고, 육지의 산으로 시체를 쌓으며 돌격해 들어간 사유를 알만도 하다. 박물관 또한 현지 거주민의 모습이며 러시아 방위군등 다채로운 유물과 무기, 지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볼만하다.

아무르만으로 내려와 시장을 지나 방파제쪽으로 걸으니 파라솔을 치고 음식들을 먹고 있다. 우리도 하나를 차지하고 음식점 창문으로 양고기 구이인 ‘샤슬릭’을 시킨다음, 시장에서 대게는 크긴한데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삶은 ‘바다가제’를 2kg 사서 파라솔로 오니 용케도 샤슬릭이 배달되어 잇다.
그 많은 손님을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 바닷가재가 속이 꽉 찬게 값도 싸고 너무 맛이 있다. 샤슬릭도 의외로 노린내가 나지않아 먹을만 하다. 배를 두드리며 먹었다는 표현이 참으로 들어 맞는 날이다. 모두들 횡재한 표정이라면....
해변은 모래가 적은데다 양도 좋지 않은데도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내에서부터 느낀바지만 만나는 처녀의 70%는 당장 미스부산 선발대회에 나와도 손색이 없겠다. 이른바 쭉쭉빵빵에다 금발의 미녀를 보는것만해도 행복하다!
아이스크림을 응겹결에 라지로 시켰더니 25루불하는데 한시간은 먹겠다. 지나가는 남자에게 호텔로 돌아가는 길을 물으니 설명하다 안되겠다 싶은지, 오던 길을 되짚어 한참동안이나 걸어서 모퉁이를 지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쭉 올라가란다.
이토록 친절할 수가.. 한국에서 가져온 손가락만한 부채를 선물로 주니 연방 들여다보며 고맙단다.

밤에 역 옆의 항만청 비슷한 건물옆으로 돌아가니 바로 항구이다. 군인들이 늘어서 있어서 검문을 하지 않을까 하고 조바심을 냈는데 쳐다보기만 하고 별 말이 없다. 빵과 맥주를 사서 먹으니 여행의 재미가 쏠쏠하다. 빵이 좀 짠것만 빼놓고는..

일요일 밤인가! 기차표 수령 때문에 밤새 서울에 전화를 하는데 휴일이라 받지는 않고.. 초조하다. 만일 못 받으면 프리모리예 호텔앞에 있다는 ‘프리모르스키 에이전시’ 로 달려가야하는데 표를 구할수 있을까? 만약 일이 틀려지면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포기하고 비행기로 이르쿠츠크까지 가야하는데 비행기표인들 있을까?
그러다가 문득 전화를 받는데 경비원이란다. 이렇게 반가울수가... 비상 연락처라며 불러주는 휴대폰 번호를 받아 전화를 거니... 젠장 이번에도 받지를 않는다. 사용하지 않는 번호라나...

9. 시베리아횡단열차 승차 (극동대학교 한국학대학- 신한촌-기차)

8월2일(월) 아침 9시가 넘어 체크아웃을 하는데도 프론트에서는 기차표는 모르겠단다. 이곳 “i 여행사" 지부에 전화를 부탁하니 오늘이 근무일인 탓인지 이번에는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해준다.
곧 가지고 온단다. 반시간도 안되어 젊은이가 헐레벌떡 나타났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왜 진작 가져다 주질 안했느냐고 책망할수도 없고...

그런데 전화요금이 4,500루불.. 무려 18만원이나 된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이냐? 난 통화가 되지 않으면 전화요금이 부과되지 않을거라고 편리하게 생각했는데...
서울 ‘i여행사’에 전화할 때 자동응답기가 예약은 1번 안내는 0번을 누르라기에 하나를 누르고는 신호가 가는 것을 마냥 들으며 제발 전화좀 받으라고 기도했는데 그게 통화로 계산되었던 모양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억울함에 발을 구르지만 어떻게 할거냐? 비싼 대가를 치르고 또 한가지 배운게다.

호텔 지하 보관소에 짐 하나에 25루불씩을 주고 맡기고는 또다른 번호의 전차를 타고 극동대학교로 향했다. 과연 대학교내 한국학대학 건물내에는 고려그룹의 장치혁 사장 동상과 명판이 붙어 있다. 벽에는 한국어 능력시험을 알리는 포스터더 붙어 있고...
괜히 우쭐해 건물을 나서는데 러시아 여학생이 아까부터 배시시 웃고 있다. 아마 방문이유를 짐작한다는 투인데 혹 한국학과 학생인지도 모르겠다.


대학본부를 찾아가니 여름방학중일텐데도 사람들로 붐빈다. 나이든 사람이나 어린애를 동반한 어머니들이 있는걸로 봐서 아마도 방학중에 주민들을 대상으로하는 강좌가 열리는 모양이다
벤치에 앉아 들고나는 처녀들을 보고 있자니 어찌 한결같이 8등신들인지.... 파란눈 금발에 고양이를 보는듯한 데 담배를 꼬나문 모습마저 매혹적이다
다정히 껴안고 밀애하는 젊은이들.... .보는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과히 미녀천국이다!

모퉁이를 돌아나오니 대로변에 면한 정면 건물이 일본학대학 이다. 규모도 크거니와 구석에 위치하여 일부러 찾아 헤메야하는 한국학대학에 비해 좋은 위치에 서 있는 데, 우린 언제나 일본을 따라잡을수 있을까?

여기에서는 사람들이 아무데서나 무단횡단을 하는데 차들이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짜증내지 않고 잘 서준다. 심지어 우리가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을 해도 오히려 우리들이 먼저 건너가란다.
보행자 우선원칙이 철저하고 운전자들이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신한촌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남루한 옷차림의 집시아이 둘이 장난을 짖굳게 걸어와 신경이 쓰인다. 혹 .....
버스 안에서 하바로프스크 거리를 물으니 서양여자가 뜻밖에도 한국말로 다음에 자기 따라 내리면 된단다. 어떻게 한국어를 할줄 아느냐니까 조금 배웠단다. 한국학대학에서 배운걸까?

5거리에 내린다음 이 러시아 아주머니가 지나가는 사람마다 붙들고 물어봐도 신한촌을 모르겠단다. 여행가이드북에 나오는 사진을 보여줘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이 일대가 1911년부터 자리잡기 시작해 한때 만여명이 밀집했다는 거리임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37년에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지 67년!
세월도 오래됐고 재개발로 아파트촌으로 바뀌어 버렸다.

행여나 이범윤, 홍범도, 이상설, 이동녕, 안창호, 박은식, 신채호, 장지연선생의 자취를 맡을수 있지 않을까 한참 돌아다녔는 데 여행을 마치고 보니, 서북쪽 길을 한번 더 가볼걸 그랬나 싶다.

근처의 간이 재래시장에서 수박과 참외 및 마른 과일을 샀는데 값은 싸나 날씨 탓인지 씨알은 작은 것 같다.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워 100루불에 현대호텔로 갔다. 하루 200$ 하는지라 우리같은 배낭여행객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호텔이다. 여기서 기차표를 예매해준다는 ‘프리모르스키 에이전시’ 사무실을 봤다. 이사..? 아님 두군데에 있는걸까?
한국식당 해금강에서 모처럼 부대찌개(2인분 650루불)를 시켜 실컷 먹으니 살 것 같다. 난 외국에 나오면 음식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게 큰일이다. 먹은 것 같지도 않고 (포만감이 없다), 힘도 나지 않고....

돌아오는 길은 바닷가 부두위를 가로지른 길이 있어 단축이 많이 되었는데, 육교를 통해 기차역 구내까지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러시아는 기차역이 Open 되어있다더니 사실이 그랬다.
여자분 두사람은 역에 대기하게 하고 남자 둘이만 호텔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어제 밤에 지나다닌 도로변에 기와지붕이 보이길래 놀라 발을 멈추었더니 북한에서 외화벌이 목적으로 개관했다는 그 ‘모란봉’이다. 지금은 러시아인으로 바뀌고 이탈리아 음식을 한다나.. 해금강에 밀린 것일까?

출발 반시간전 역 구내로 들어가 기차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는데, 아무래도 정차해 있는 열차가 의심스럽다. 하여 확인해보니 열차는 몇시간전에 들어 왔는지 벌써 손님들이 다 타고 있다. 모두 20량 정도...
정복을 입은 여차장이 자기칸 앞에서 일일이 여권과 기차표를 대조한 다음 승차를 허락하고 있었다.

** 개인홈페이지 : cafe.daum.net/baik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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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2006-06-17 20:52:30
러샤는 경험한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가 진짜 힘듭니다. 처한 상황에서 대처한 방법이 사람마다 다 달라서.. 확실한 건 러샤는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는 곳입니다

이진희 2006-06-17 20:50:43
호텔은 주로 블라디 호텔이고, 아니면 민박인데.. 민박은 또 레기스뜨라찌야가 있어야 하기 땜에..좀 그렇게 따지면 오래 머물지 않을거면 싼 호텔이 오히려 싸게 먹혀요

이진희 2006-06-17 20:49:46
러샤 미녀들중에 블라디 미녀가 최고로 꼽는데, 그 이유는 가보셨겠지만 거긴 오르내리막이 많아요. 많이 걸어다니고..각선미가 평평한 모스크바나 그런 도시 보다 더 발달한 탓이래요

이진희 2006-06-17 20:48:57
신한촌은 한국사람들이나 알지, 러샤 사람들은 모릅니다,. 우리 역사학자들이 발굴하면서..만들어낸 이름들이고., 우리 정부가 무슨 기념비 세우고..그랬던 건데, 러샤 사람들은 신기한듯 처다보기만 했었지요.

이진희 2006-06-17 20:46:34
너무나 많은 걸 배워야 하니 안타깝군요. 그래서 가이드가 필요한 건데.. 현지의 풍토나 문화를.. 앞으로도 더 당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