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여행7-모스크바
러시아여행7-모스크바
  • 허성권
  • sysop@buyrussia21.com
  • 승인 2006.06.08 17:46
  • 댓글 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 항공-모스크바 관광
8월 7일(토) 새벽이라 차잡기가 어려워 프론트에 택시를 불러달랬더니 5분도 안되서 왔는데 공항까지 100루불이란다. 가깝기도 하지만 싸다.
처음 오는 공항은 어디든지 낯설다. 으레 수화물 검사부터하는게 순서이리라. 줄을 서 있는데 왠 서양인이 ‘모스크바’가는게 맞느냔다. ‘I don't know' 왜 이말이 먼저 튀어 나왔을까? 확신이 서지 않은 탓도 있지만.... 아직도 자신감이 부족한 탓이리라.

국내선이라 큰 절차없이 체크인하여 수기로 쓴 보딩패스를 받아 탑승하기만 하면 된다. 비행기는 미국제라 익숙한 2+4+2 좌석에 가운데에 일행 네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기내식은 치킨과 피쉬인데 깔끔한게 남기지 않고 다먹었다.
숲이 끝없이 이어진 대륙을 6시간을 날아 1시간만에(시차 5시간) 모스크바 도모제도브공항에 도착하였다.
역시 국내선이라 컨베이어에서 짐을 찾아 나가기만 하면 된다. 컨베이어가 3군데인데 당황할 것 없이 전광판에 타고온 비행기 편과 출발지 이름이 나오니 확인할 수가 있다.

밖으로 나오니 택시가 70$를 부른다. 40$를 역으로 부르니 50$는 내란다. 택시로 한시간여를 달리는데 모스크바 경계선이며 큰 건물이 나올때마다 일일이 설명해주는등 비록 러시아어라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열성에는 탄복할만하다.
크렘린을 보면서 지도를 떠올리며 위치며 방향에 대한 감이 잡힌다.
( 모스크바 지도를 하도 보고 그려서, 눈감고도 지도를 대충 그릴 정도는 된다)
생각대로 커브를 틀더니 모스크바강을 건너 거대한 중세의 성채처럼 생긴 우크라이나호텔에 도착하였다.

객실이 천개에 달하는 옛 육중한 성곽같은 건물이다. 체크인을 하니 레기스뜨라찌야 수속하는데 한시간이 걸린다니 빠른 편이다. 기차표를 여기서 받기로 했다고 하니 14층에 인투리스트 사무실이 있으니 직접 가보란다.
방 하나에 사무실을 설치했는데 선풍기가 한가롭게 돌고 있다. (러시아는 추운 나라라 에어컨이 별로 없고 찬 맥주를 만나기도 쉽지가 않다!).
저녁에 오란다.

잠시 쉰다음 프론트에서 여권을 찾아 문을 나서니 마른 하늘에서 우박이 쏟아지더니 이윽고 소나기가 쏟아진다.
이를 어쩌나! 현관에 대기중인 택시에 물으니 무려(!) 800루불이나 달란다. 도둑놈들! 빗속을 걸어 지하철 키예프까지 가는데 도로가 금새 물이 흘러 걷는게 쉽지가 않다.

흰색의 고색창연한 아름다운 키예프 기차역 지하에 지하철역이 있는데 길거리에 과일이며 꽃을 파는 늙은 아주머니들이 많이 보이고 혼잡한데 젊은 사람들은 그리 친절하지가 않고 무뚝뚝하다. 이른바 살기 고달픈 대도시에 온 것이다.

10루불짜리 표를 사서 투입하고 들어가면 나올때는 그냥 나오는데 11호선을 얼마든지 바꾸어 타도 상관이 없다.
듣던대로 에스컬레이트는 150m를 가파르게 내려가는데 넘어지면 죽겠다는 생각에 손잡이를 꼭 붙든다. 바쁜 사람을 위해 왼쪽을 비워두는게 불문율이다. 역사에 내려서니 우와! 절로 감탄이 나온다. 모자이크로 장식된 역사는 그야말로 예술품이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겠다!!

5호선 1구역 빠르크 꿀뚜르이 역에서 내려 1호선으로 환승하여 2구역 스빠르찌브나야역으로 빠져나온다.
'노보제비치 수도원', 러시아어로 '나바제비치 마나스띄리'를 행인들이 모른다해서 난감하다. 할머니 한분과 순경의 도움으로 아파트 골목을 빠져 나오나 아! 거대한 중세 성벽이 보이고 금빛 첨탑이 보이는게 틀림없으렷다. 관광버스도 몇대 정차해 있고...

입장료가 30루불이라 어째 너무 싸다고 의아해 하며 인쇄된 용지 한 장을 받아드느데 우아! 소나기가 퍼붓는다.
모두들 나무나 처마밑으로 황급히 피해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는데...
이윽고 외국인 한무리가 어디론가 우루루 몰려가기에 그게 입구인가 싶어 가보니 모두들 멋적어 하다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는게 아닌가?
알고보니 구석진곳 화장실에 긴급 대피해 잇는데 우리가 따라갔으니....

여긴 거대한 묘지인데 엄숙한 비석만 있는게 아니라 담배를 피우는 조각하며 고인의 생전의 모습이 사실감 있게 묘사되어 있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빗줄기가 좀 약해졌지만 그래도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부자들은 한 구역씩 차지하고 사진과 조각 및 비석으로 꾸며졌으며, 가난한 자들은 벽에 납골당으로 단지를 모셨는데 묘지가 마치 공원 같아 편안한 느낌을 주는게 우리도 이런 것은 도입했으면 어떨까 싶다.

유폐당한 표트르대제의 누나 소피아, 고골리, 체홉, 후루시초프등 유명 인물이 묻혀 있다는데 빗줄기와 시간상의 제약 때문에 묘를 확인해 보지 못하는게 유감이다.
나중에 보니 입장할 때 받은 종이에 유명인의 묘 위치가 그려져 있었는데(물론 러시아어로) 그놈의 소나기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는통에..... 깜박했다. 아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침착하자!

모스크바강 서쪽에 석조성벽으로 둘러쌓인 이 수도원은 스몰렌스크 탈환기념으로 건축된 것으로 전시에는 요새로, 거북한 인물의 유폐지로 기능하였다.
교회당 내부에 성상화등이 유명하다는데 입구가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가지 못하는게 아쉽다. 혹 묘지 반대편 큰길로 돌아가면 입구가 있지 않았을까?

그놈의 소나기와 시간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지하철로 3구역 크로포트킨스카야에 내리니 아! 금빛 찬란한 구세주예수사원- 흐람 흐리스따 스빠시쨀랴가 눈앞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종이 울리는게 5시, 그러니까 입장종료 30분전이다.
교회 내부는 너무나 화려하고 웅장하여 차마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엄숙한 가운데 미사가 시작되는데 보조 사제가 향연기를 내는 주전자를 들고 한바퀴 돈다음 사제가 중앙의 문으로 나와 잠깐 집전하고는 옆문으로 사라진다.
여기서는 성가대가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사람의 목소리로만 부르는데 ‘아카펠라’라고 하던가! 너무도 음색이 곱고 은은하여 절로 감격스러워 지는데 모두들 무릎을 꿇고 연신 성호를 긋는게 경건하고 돈독한 신앙심을 본다. 어깨를 드러내거나 반바지를 입어 퇴장당하는 사람을 봤다.

길을 건너 ‘푸쉬킨 미술관’에 들렀다. 그리스식 대리석 기둥이 인상적이라 해도 입장료 240루불은 좀 비싼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 로마, 이집트 조각들을 본다음 2층으로 오르면 렘브란트, 반다이크, 세잔, 피카소, 르누아르, 모네, 고갱등의 회화를 볼수 있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지었기에 러시아인은 120루불이고 학생들은 무료 입장이다.

일부 모조품이 있는데 하도 열심히들 보고 감탄하기에 차마 말하지 못했다. 대영, 루브르, 이태리, 네델란드,독일등지에서 하도 많이 봤기에 난 덤덤한데 유럽 미술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교과서에 실렸던 그 작품들을 보노라니 감격하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시 지하철로 1구역인 빠르크 꿀뚜르이에 내려 프룬젠스카야 나베레쥐나야 14-1번지에 있는 한국음식점 ‘백학’을 찾는다.
모스크바 강을 따라 거리가 1번지, 3,5 계속된다. 그리하여 13번지 다음 15번지... 앵? 이게 아닌가벼?

뭐가 잘못된 것일까? 유럽의 거리는 도로 한켠으로 1,3,5.. 다른쪽으로 2,4,6.. 번지가 이어 지는데 여긴 한쪽이 강이라 짝수 번호가 없다.
혹시나, 짚이는게 있어 원래의 3거리로 돌아와 반대방향으로 강을 따라 내려가니 아! 2, 4, 6..번지가 이어지는게 아닌가? 일행들은 번지따라 길을 찾는게 신기한 모양이다.

여긴 제대로 된 한국식당이다. 주인이 한국인인 걸까? 러시아 아가씨가 아주 간단한 한국어는 하는 것 같다. 10$에 대구매운탕을 시키니 한국에서 보다 더 맛잇게 끓여준다.
정말 맛이 제대로 나는데 허리가 펴진다. 아침은 호텔에서 빵으로 , 점심은 굶고 저녁한끼 잘먹어 기운을 차리는 것이다.

식당에 부탁하니 자가용택시를 불러주는데 200루불이니 그만하면 적당한 금액이다. 모스크바강을 건너 호텔방으로 돌아오는데 천장이 어찌나 높은지.. 가구도 고풍스럽다.

14. 모스크바2 (크렘린, 아르바뜨 거리)
8월 8일(일) 호텔앞에 대기해 있는 택시는 크렘린까지 1,000루불을 달란다. 어디 이리숙한 봉이 하나 걸려들기를 바라는구나.
에이, 강도들아! 두말않고 호텔 옆으로 도니 택시가 서 있는데 300루불(12,000원)에 가겠단다.
여자들은 그것도 비싸니 지하철로 갔으면 하는 것 같은데 시간도 그렇고, 오늘 엄청 걸어야하는데 아침부터 진을 빼서는 안되는 법이다.

크렘린에는 단체여행객들이 줄을 몇 개나 만들어 엄청 길게 서 있다. 이건 표사는 줄이 아니니 신경쓰지 말고 매표소 줄을 찾아야 한다.
전부 다 보는 표가 350루불이라 적혀 있기에 그걸 달랬더니 300루불짜리 표를 준다. 아마 어디 수리중이라 공개 안하는 곳이 있는 모양이다.
포토(사진 찍는)가 50루불이라 싼편이다.

그런데 매표원이 표를 주지 않고 자꾸 뭐라하는데 영문을 모르겠다. 한참후에야 50루불 잔돈을 달래는데 나도 없으니 난감하다.
그때 뒤에 서있던 서양인이 50루불 두장을 바꿔주어 곤란한 처지를 면했는데 이 사람들은 종종 잔돈을 달래더라. 자기들이 준비하지 그러냐...

단체 줄을 밀치고 맨 앞으로 나아가니 (단체는 가이드가 표 사올 때 까지 기다리는거니 그뒤에 서있으면 바보가 된다) 가방을 맡기고 오란다.
하나에 60루불 이나 하기에 하나를 다른 가방에 억지로 밀어 넣었는데, 안된단다.
꺼내라고 하네.. 안보이는 곳에서 해야되는데..
드디어 공중다리를 지나 육중한 성벽의 ‘트로이쯔까야 바쉬냐’ (삼위일체망루)로 크렘린으로 들어간다.
오른쪽 무기고와 왼쪽 병기고는 군입들이 입장을 통제한다. 쭉 앞으로 나가니 너른 광장이 나오는데, 이 광장에 내려서면 경비군인이 바로 호각을 분다. 왜냐하면 광장 건너편 건물이 푸틴대통령 집무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청와대의 엄중 경호를 보다 이걸보니 선배님은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런던의 수상관저는 거리에 바로 면해 있는데 통행인이 무수히 지나다니는점을 상기해본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의 차이일는지...

황금 지붕을 인 사원들이 즐비한 가운데 어디부터 보아야할지 망설이는데, 우선 거대한 황제의 대포가 보인다. 정말 청동대포의 크기가 엄청난데 쏘아보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대포알이 어마어마하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첫 건물에 왕관이나 훈장이며 동전, 장신구등 왕실에서 쓰던 물건들을 진열하고 있는데 볼만하다.
입장시에는 놀이공원처럼 표에있는 7개칸을 하나씩 지우게 된다.

이후 12사도사원, 승모승천사원,성모수태고지사원, 대천사사원을 도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오밀조밀 잘 꾸며져 있고 이콘화가 볼만하다.
마침 적의 습격을 알려주는 황금색돔을 인 이반대제의 종루의 종소리를 들을수 있었던것도 행운이리라.

옆으로 돌면, 거대한 황제의 종을 보노라니 에밀레종 생각이 나는데 그보다 7-8배는 큰 것 같다. 마침 한국인 가이드의 설명을 귀동냥하니 모스크바화재시 누가 물을 부어 한 귀퉁이가 깨졌다고 한다.
그래도 구리에 은과 금을 섞어 종을 제조했기 때문에 청아한 소리가 난다며 동전으로 가볍게 치는데도 아주 맑은 소리가 나는게 신기하다.
이나라는 대체 얼마나 많은 청동을 제조했던 것일까?

경내에는 넓은 정원이 있어 오래된 나무가 많은데다 꽃을 잘 가꾸어 놓아 휴식을 취하기는 그저그만이다!
방이 700개나된다는 역대 황제들의 거처 ‘대 크렘린궁전’은 관광객에게 개방하지 않기로 보지 못하는게 유감이다. 숲이 무성해 어디쯤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친게 아쉽다.

궁을 빠져나와 오른쪽으로 돌면 성벽밖 개울이 흐르고 그기에 이솝우화에 나오는 두루미와 여우, 곰등 수많은 조각작품을 매끄럽기 배치한게 참 부럽다!!
도로변에는 분수가 있는데 네 마리 말이 앞발을 들고 달려나가는 모습의 청동조상이 있는등 또한 화려하고 아름답기 그지 없다.

또 하나 긴줄이 있는데 아마도 레닌묘에 입장할려는 사람들일테다. 이웃에 스피커소리가 왕왕거리기에 보니 공산당집회 광경인 모양인데 모두 늙은 노인들이고 젊은이들은 눈에 뛰지 않는다.
젊은이들의 외면으로 몰락한 공산당에 매달리는 노인들이 안쓰럽다. 여기도 세대차는 우리 못지 않구나...
오른쪽에 무슨 웅장한 문을 들어섰는데 보니 이른바 여기가 ‘붉은광장’이다. 멀리 바실리 사원이 보이는데 듣던대로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기로, 굼백화점을 지나 가기로 하였다.
TV에서 보던대로 통로위에 아치형 천장이 있고 두건물이 통로위 다리로 연결되는데 이런 건물이 옆으로 계속 연결되어 있어서 TV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건물이다.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양파모양의 ‘바실리 사원’이 눈앞에 나타났다. 입장료는 100루불로 괜찮은데 포토가 100루물, 비디오가 150루불로 비싼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미로와 같은 어두운 동굴을 몇번 돌고나니 정신이 없다.
자세히 보면 성모화와 성서의 내용을 담은 프레스코화 및 비잔틴 양식의 모자이크가 어둠속에 숨어있다.일행들은 겉처럼 안도 화려한 큰 공간이 잇을거라 믿었던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9개의 탑이 저마다 좁은 공간을 가지고 가파른 통로를 통해 연결되어 있는것이다.

이 주위는 고색창연한 바로크식 건물이 즐비한데, 선배님은 제정러시아때의 것은 아닌 것 같고, 공산당 시절에는 실용위주로 지었다고 생각(?) 되는데 언제 건축한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리신다.
우리네 편견일까? 그럼 종교를 미신이자 아편으로 보는 그들이 기독교 믿는 것을 탄압하면서도 교회 건물을 파괴하지 않은 이유는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공산당은 조상의 유물조차도 보존할줄 모르는 무지한 사람이라는 편견이 우리 마음속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돌아 나오니 공산당집회는 사람들이 거진 해산하고 몇안되는데, 모자쓴 할아버지가 피켓을 들고 있고 할머니가 고래 고래 마이크로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하는데 행인들은 눈길한번 주는법 없이 무심히 지나간다.
주위에 젊은이는 눈을 씻고 찾아도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구나.
뱃지파는 아저씨만 신이 났는데 제정러시아 황제들과 가가린과 레닌이 뒤섞여 있는게 이채롭다!!

볼쇼이극장은 TV에 난대로 대수리에 들어가 있는데 분수가 있고 극장 지붕에 네 마리 말이 질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를 피해 택시를 타고 차이코프스키음악원에 내리니 TV촬영을 하는데 마이크앞에선 순경이 긴장으로 더듬거리는게 피식 웃음이 난다.
그러나 차이코프스키 기념관이 아닌만큼 그의 자취를 찾을수 없어 실망스럽다.

노신사가 모는 BMW(!)를 세워, 200루불에 타고 톨스토이집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세워준 곳은 사원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할아버지가 ‘딸스또바’ 거리에만 내려준 것이라 21번지를 찾기 위해서는 3-400m 걸어야 했다.

200여년전 옛날 목조 2층집인데 방이 16개나되고 정원이 넓다. 지붕이 낮은걸보니 겨울철 난방때문이리라.
그래도 식당방이 가장 넓은데 대식구가 모여 만찬을 즐기는 사진을 보니 부인, 특히 딸은 무척 예쁜데 집사람 말이 톨스토이는 어울리지 않게 산적(!) 같다나...
서재에서 옜날 톨스토이이가 사용했던 펜이며 원고지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서재에서는 창으로 바깥을 내다볼수 있어 글을 쓰다 물끄럼히 창밖을 내다보는 작가를 상상해본다. 이 좋은 집과 예쁜 가족들을 버리고 시골역사에서 객사한 작가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
강원도에서 온 단체 3-40명을 만나다. 어릴때부터 톨스토이가 우리 마음에 자리잡았기에 마치 고향을 찾아 온듯하다.
뒤꼍 계단에 앉아 음식을 먹다가는 야단을 맞는다.

인근 지하철역 빠르크 꿀뚜르이에서 승차, 3구역 벨라루스까야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2구역 체합스까야에서 다시 9호선으로 환승 1구역 바리바쯔까야역에 내려 다시 통로를 걸어 3호선 아르바쯔까야역에서 지상으로 나온다.
좀 복잡하나? 그래도 단돈 10루불(400원)에 해결되니 대중교통은 무척 싸다.

행인에게 물어 ‘스따르이 아르바트- 구 아르바트’길로 들어서니 우리네 대학로 같은 분위기가 난다.
여기가 옛날 푸쉬킨, 고골리, 투르게네프가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그 유명한 아르바트거리이다. 술집이나 레스토랑도 많고 기념품가게가 즐비하며 사진을 즉석에서 그려주는 화가들이 즐비한, 무엇보다 젊은이의 거리이다.

야한 옷차림에 담배를 꼬나문 연인하며, 곳곳에 모자를 벗어놓고 바이얼린을 켜거나 탭댄스등으로 묘기를 부리는 곡예사 같은 익살꾼으로 잠시도 심심하지 않는 거리이다.
소매치기도 별로 눈에 뛰지 않는 평화로운 거리다

그때 왠 동양음악 소리가 나기에 고개를 돌린다.
얼핏 인도풍의 전통의상을한 처녀들이 4-5명 춤을추며 앞장을 서고 젊은 승려 5-6명이 악기를 연주하며 걷는데 그 뒤로 수십명의 모스코비치와 관광객들이 뒤섞여 흥겨웁게 따르며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짐작컨데 중국으로부터 티벳의 독립을 희구하는 라마승려 일행인가보다
밖으로 내놓은 레스토랑 의자에 앉아 맥주를 한잔하니 세상이 넉넉해 보인다. 풍요로은 하루가 아니고 무었이겠나.

각종 눈요기 거리에 심심치 않게 즐기며 여유작작 걸으니 이 화려한 거리에 이런 음침한 골목과 벽이 있었다니... 온통 벽에 낙서 투성인데 3-40m 안쪽으로 불량스러보이는 청년 5-6명이 술을 마시려나보다.
이곳이 이번 모스크바길에 놓쳐서는 안되는 곳중의 하나인 ‘빅토르 최’의 추모장소인 것이다.

자유를 갈망하는 록음악으로 젊은이의 우상으로 등장해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의 또다른 축으로 우뚝섰던 그다.
90년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자 그가 노래 불렀던 이 거리에 추모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않아 추모의 낙서며 옴푹 들어간 벽에 촛불과 담배를 수북이 바쳐 주었구나. 한자 남기려 해도 벽에 볼펜 글씨가 먹히지 않아 아쉽다!

마침내 오른쪽에 ‘푸쉬킨부부의 동상’을 본다. 30대에 부인의 연적에게 결투를 신청하여 총맞아 죽었는데 그 부인과 손을 맞잡고 정답게(?) 서 있다니!
젊은나이에 죽으면 후세사람에게 항상 젊은 나이로 기억되는 효과(?)도 있나보다.

건너편에 푸쉬킨 박물관에 꼭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그만 문을 닫고 말았구나.
미뜨로 스말렌스까야역 광장 맞은편에는 삼성과 LG 광고탑이 행인의 시선을 잡는다. 지하철 정류소에서도 익히 보앗던터라..
기업이 애국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진원 2006-09-07 13:00:39
여행기 너무 재미있습니다.
다시와서 자세히 읽어보렵니다.
저도 한번 배낭 여행을...
얼마나 긴장되고 재미있을까...그런데 이 진희씨는 러시아 여행 가이드이신가요?

이진희 2006-06-17 21:03:39
눈에 선하네요.

박진원 2006-09-07 13:00:39
여행기 너무 재미있습니다.
다시와서 자세히 읽어보렵니다.
저도 한번 배낭 여행을...
얼마나 긴장되고 재미있을까...그런데 이 진희씨는 러시아 여행 가이드이신가요?

이진희 2006-06-17 21:03:39
눈에 선하네요.

박진원 2006-09-07 13:00:39
여행기 너무 재미있습니다.
다시와서 자세히 읽어보렵니다.
저도 한번 배낭 여행을...
얼마나 긴장되고 재미있을까...그런데 이 진희씨는 러시아 여행 가이드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