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이의 유학일기(3) -감탄 또 감탄
재원이의 유학일기(3) -감탄 또 감탄
  • 이재원
  • sysop@buyrussia21.com
  • 승인 2005.02.21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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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8일 화요일

시험 공부를 한다고 새벽 6시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 시차적응을 못한 동생 재설이가 새벽 4시반부터 일어나서 설치는 바람에 머리가 띵하다.

1995년 모스크바 처음 왔을 때 새벽 3시면 가족 모두가 일어나 깜깜한 밖을 내다보다가 또 서로 얼굴만 쳐다보다가, 또 알아듣지도 못하는 TV를 켜놓고 그림만 쳐다보다가 하던 생각이 절로 난다.

재설이랑 학교에 같이 갔는데, 친구 학생증으로 함께 들어갔다. 다행히 안 걸렸다. 하긴 걸릴 리가 없다. 러시아 경비원들의 눈에 한국 여학생을 꼼꼼하게 구별하기 힘들 테니까.

다른 친구들도 처음엔 다 몰라봤다. 동생을 친구들에게 소개 시켜주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한명씩 들어가는 보는 마지막 시험이라 너무 떨려서.. 계속 미뤘더니 재설이만 줄짱 기다렸다.

거기에 함께 공부하는 북한유학생 X성이까지 자기 시험 끝날 때까지 기다라고 하는 통에 더 늦어졌다. 그래도 그와 우린 함께 피를 나눈 동포아닌가? 지하철까지 함께 가자는데, 거절할 순 없다.

시험 끝나고 후련한 마음에 슈퍼마켓 람스또르에 가서 장을 봤다. 기숙사 있을 때 자주 가던 슈퍼마켓이다. 모스크바도 많이 바뀌어서 여기저기 큰 대형 슈퍼마켓이 많다. 과거엔 뭘 살땐 차 타고 찾아다녀야 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너무 안가 이번에는 이케야 로 갔다. 이케야는 집에 관한 모든 물건을 파는 대형마켓이다. 과거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더욱 커졌다. 처음에 기숙사 들어갈 때 이케야에서 책꽂이 사고 이불 사고 식기 사고 뭐 그랫던 곳이다. 한번 준비한 뒤에 한참 안 갔는데, 구경삼아 갔다. 이케야에는 메가, 드쏸 이라는 대형 마켓이 함께 붙어 있는데, 람스또르에서 산 짐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어서 다 못 돌았다. 먼저 구경하고 람스또르에서 장을 봐야 하는데,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

재설이는 가는 곳마다 모스크바가 옛날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다고 감탄, 또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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