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뗏목 탐사 수색 통역 맡았던 김용현 경사 곧 국비 유학길에
발해뗏목 탐사 수색 통역 맡았던 김용현 경사 곧 국비 유학길에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5.02.24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해 뗏목 탐사에 나섰던 우리나라 뗏목이 러시아 해역에서 연락이 끊겼다. 러시아측에 수색협조를 요청하라!”

해양경찰청(인천 연안부두) 소속 김용현(金容賢·34) 경사는 지난 21일 출근길에 비상 호출을 받았다. 오전 7시30분 사무실에 들르기 무섭게 상황실로 달려간 김 경사는 러시아 구조(救助)조정본부(RCC)에 즉각 연락을 취했다.

해경이 초계기나 경비함을 현장에 보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사고 해역이 북방한계선(NLL) 이북이라 북한의 동의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우선 러시아측에 수색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 경사는 이번 뗏목 탐사대 구조 작전에서 해경과 러시아 사이의 연락을 담당한 통역관 역할을 했다. 양측간 통신 연락은 물론이고 러시아어로 작성된 관련 서류 등을 러시아측과 주고받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해경에서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유일한 경찰관인 그는 비상이 걸린 21일 오전부터 뗏목 탐사대원이 구조된 22일 새벽까지 꼬박 상황실을 지켰다.

김 경사가 러시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고3이었던 1989년. 친구 아버지로부터 진학상담을 받다가 러시아(당시 소련)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에 진학했다. 2000년에 해경 경장 특채에 지원, 속초 해양경찰서 한·러 여객선 통역업무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2월 인천의 해경 본청으로 옮겨온 김 경사는 지난달 북한 해역에서 침몰한 화물선 파이오니아나야호 선원 구조작전 때도 러시아와의 통역을 맡았다. 김 경사는 “파이오니아나야호 침몰 때도 러시아와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 선원 14명 중 4명의 구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경사는 평소 갈고 닦은 러시아어 실력 덕에 4월 러시아로 국비유학을 떠나게 됐다. 그는 “구조작전에서 일부 업무를 지원한 것에 불과하다”며 “유학 후에는 다양한 경찰업무를 두루 경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