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종은 러시아에서도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 대기업들은 중국 투자에만 열을 올릴 뿐 아직 러시아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러시아 고려인 사업가 텐 알렉산드르 고려인재생기금회장(55)은 "러시아 IT시장은 마치 미국 서부 개척시대와 같은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IT시장에 관심을 갖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텐 고려인재생기금 회장은 러시아 우수리스크시에서 극동지역 최대 중고차시장 , IT서비스, 건설, 호텔, 병원 등을 운영하는 우수리서비스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할아버지가 연해주로 이주해와 정착하게 된 고려인 3세대로 우수리 서비스그룹을 연매출 6000만달러(616억원), 순이익 300만달러를 올리는 대기업으로 키웠다.
텐 회장은 "러시아는 중국과 달리 독자 진출이 가능한 시장이지만 현지 사정에 어두운 국내 기업은 섣불리 진출하면 실패하기 쉽다"며 "현지 사정에 밝은 고려인 사업가들과 합작 형태로 진출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텐 회장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10여 개 한국 기업이 독자 진출했으나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그는 "한국 기술과 러시아 자본을 50대 50으로 결합해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IT 분야는 아니지만 러시아 금광개발만 해도 개발사 중 40%가 미국 프랑스 등 서구기업일 뿐 한국 기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현지 상황만 잘 파악한다면 러시아에서 한국 기업들이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고려인재생기금은 10여 년 전 장치혁 전 고려합섬 회장 도움으로 고려인 동포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민간단체. 텐 회장은 지난 해 고려인복지재단 대표부를 서울 광화문에 설립했다. 이곳은 국내 기업에 러시아 시장 정보를 제공해 러시아와 한국 비즈니스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
이번 방한기간에 그는 넷피아 SK텔레시스 등 국내 IT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기술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고려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며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도와 IT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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