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할 수 없는 친구와의 일전-미스키나
양보할 수 없는 친구와의 일전-미스키나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4.06.07 0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의 붉은색 롤랑가로 코트가 아나스타샤 미스키나(러시아·세계 5위)를 새로운 여자 챔피언으로 선택했다.

테니스 선수로는 가냘퍼 보이는 몸매의 미스키나는 5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1천5백80만달러) 여자단식 결승에서 친구인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 10위)를 2-0(6-1 6-2)으로 일축하고 정상에 올랐다.

데멘티에바는 6살 때부터 모스크바 클럽에서 2000년 US오픈 챔피언 마라트 사핀의 어머니로부터 레슨을 받았던 16년지기 친구. 하지만 챔피언 트로피는 한개뿐이었고 양보할 수도 없었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미스키나는 긴장을 참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들어선 센터코트 ‘필리페 샤트리에’. 몸이 풀리지 않은 듯 첫 게임을 내줬지만 이후 냉정을 되찾은 미스키나는 내리 6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고, 여세를 몰아 2세트도 가볍게 승리했다.

미스키나는 10회 이상 랠리가 계속된 14차례 중 10차례나 포인트를 따내 그라운드 스트로크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데멘티에바는 10개의 더블폴트 등 33개의 실책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59분 만에 러시아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여자단식 타이틀을 따낸 미스키나는 우승상금 1백2만달러(약 11억9천만원)도 챙겼다.

14살때인 95년 프로에 뛰어든 미스키나는 99년 첫 투어타이틀을 따냈고 2000년에는 96년 이후 러시아 최고랭킹 선수로 군림해온 안나 쿠르니코바를 격침시키며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양손 백핸드가 주무기로 프랑스오픈 우승은 프로통산 8번째 타이틀.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는 3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