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정상회담에서 입증된 KGB의 힘
G8 정상회담에서 입증된 KGB의 힘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4.06.11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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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KGB(소련 국가보안위원회)의 힘을 거론해 눈길을 끈다. G8이라는 게 늘 그렇지만 최고 강대국 8개국의 정상이 모이면 실무자들이 합의된 내용중에서 도저히 합의가 안되는 것을 마지막으로 결단을 내려 발표하는 게 상례이고, 그것은 대부분 이미 언론에 알려져 발표내용에는 새로운 게 별로 없는 게 통례다.

이번에도 이라크 문제라든가, 북한핵문제라든가, 테러를 막기위한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주요 의제로 올랐고, 첨예한 이슈인 이라크를 제외하고는 다 고개만 끄덕이면 통과할 수 있는 이슈들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자리에서 서로 자국의 정보력을 시험하는 시험대가 된다는 것인데, 거의 실시간으로 일어난 사건이나 해프닝에 대한 진짜 정보를 누가 먼저 알고 있느냐는 것이 바로 정보력의 차이. 대개 미국이 먼저 알고 전해주는 게 또 상례.

이번에는 러시아가 KGB 정보력의 힘을 보여줬다고 전한다. 지난 8일 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주최로 G8 정상 만찬이 시작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언을 자청했다. "오늘은 부시 대통령의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의 생일이다. 모두 건배하자"고 제안한 것. 대통령 어머니의 생일을 알고 있으니 모두들 깜짝 놀랄 수 밖에.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내가 KGB 출신 아니냐"며 농담으로 마무리했다고 한다.

여기에 비해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2월에 죽은 부시 대통령의 애견에 대해 조의를 표하고 (다른 애완견) 바니의 근황을 물는 바람에 오히려 구설수에 올랐다. 총리가 최근 사망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의는 표시하지 않고 개한테만 그럴 수 있느냐는 비난이 튀어나온 것이다.

그러자 일본 정부 당국자는 "농담하다 '바니는 여전히 뚱뚱하냐'고 물었을 뿐이다. 총리가 레이건 전 대통령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장면은 이미 TV에 나왔지 않았느냐"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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