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만 스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몸짱만 스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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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6.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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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100kg이 넘는 풍성한 몸매, 옆집 ‘아줌마’ 같은 친근한 외모….

1년 만에 러시아 방송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여성 토크쇼 진행자 루슬라나 피산카(38)의 성공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역방송에서 일기예보 방송을 하다가 지난해 6월 러시아 3대 전국채널 중 하나인 민영 NTV로 스카우트돼 모스크바로 온 그녀는 현재 옛 소련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고향 우크라이나에서는 키예프 디나모 축구팀, 돼지비계를 굳힌 음식 ‘살라’와 함께 피산카를 3대 자랑거리로 꼽을 정도.

그녀를 일약 스타로 만든 프로그램은 낮 시간대에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스트라나 사비예토프(조언의 나라)’. 생활에서 겪는 온갖 문제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유명인을 불러 ‘요가’를 함께 배운다거나 ‘손수하기(DIY)’로 가구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식이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주부뿐 아니라 열성적인 남성팬까지 많이 생겼다.

지난달 결혼해 성공뿐 아니라 사랑까지 움켜쥔 피산카의 남다른 의지도 돋보인다. 어릴 때부터 ‘끼’를 주체 못한 그는 고교를 졸업하고 모스크바연극대에 지원했다. 그러나 오디션에서 “소질은 있지만 20kg 이상 감량하지 않으면 배우가 돼도 ‘엄마’나 ‘아줌마’ 같은 배역밖에 맡지 못할 것”이라는 충고를 받고 좌절했다.

하지만 “나는 예쁘고 날씬하진 않아도 영리하고 표정이 풍부하다”고 스스로 달래며 용기를 잃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일하다가 일기예보 진행을 맡게 된 것이 기회. 단순히 일기예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쇼’로 만들어 주목을 받았고 결국 모스크바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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