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화도 이젠 사실주의넘어 판타지로
러시아 영화도 이젠 사실주의넘어 판타지로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4.07.23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러시아 영화 ’노취노이 도조르(야간 순찰)’가 최근 러시아에서 개봉돼 연일 모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러시아 판타지 소설을 처음으로 영화화한 이 영화는 개봉 열흘 만에 관객 2백만명을 끌어들였으며, 6백만달러 이상의 입장수입을 거뒀다. 이 수치는 현재 러시아에서 상영중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스파이더맨2’ ‘투모로우’를 앞지른다.

영화 제작자 겸 ‘제1채널’(러시아 3대 채널 중 하나) 이사인 콘스탄틴 에른스트는 ‘노취노이 도조르’의 성공은 한 영화의 성공이 아니라 러시아 영화의 성공이라며 “이제 러시아 영화도 할리우드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제작에 참여했던 원작자 세르게이 루키야넨코는 “내 소설이 많이 각색됐고 모든 배우들이 소설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만족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러시아를 바탕으로 환상과 현실을 혼합한 이 영화는 뮤직비디오와 광고제작자로 유명한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의 작품이다.

이 영화 속에서 모스크바는 인간에게 ‘인니에(낯선 존재들)’로 가득차 있다. 이들은 바로 ‘촘니에(어둠의 존재자들)’와 ‘스베틀리에(빛의 존재자들)’를 가리킨다. 인니에는 마력을 행할 수 있으며, 인간들의 선하고 악한 에너지를 흡수해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한다. 1,000년 전 촘니에와 스베틀리에 사이에 큰 전투가 벌어졌고, 양자는 공멸하지 않기 위해 휴전협정을 맺는다.

이를 계기로 야간순찰대가 결성됐고 스베틀리에는 촘니에를 감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이들의 임무는 선과 악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모든 악행과 선행을 저울판에 놓고 측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빛과 어둠의 균형을 깨뜨릴 또다른 존재가 탄생할 것으로 예언됐고 그의 의지에 따라 어느 쪽으로든 세력이 기울게 됐는데….

20만달러를 들여 만든 영화의 특수효과는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 영화는 3부작 시리즈 중 첫편이며 두번째 작품은 이르면 11월쯤 개봉된다. 마지막 편은 내년 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영화의 성공을 계기로 그동안 러시아 영화계가 기피하던 장르인 판타지 영화의 부흥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영화인들은 앞으로 할리우드 영화와 경쟁할 작품들을 속속 발표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