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리스크에서 본 한국 학생 자원봉사단
우수리스크에서 본 한국 학생 자원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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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8.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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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은 고려인 농촌동네 ‘우정 마을’에 한국의 대학생들이 찾아온 달이었다.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의 ‘우정마을’은 러시아 가족 몇 가구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이주온 고려인들이 어울려 사는 시골동네. 이곳에 한국 대학생 9명이 농촌활동을 하러 온다는 건 큰 사건이었다.

마을 책임자 강 발레리는 이곳 고려인 가정에 한국 대학생 1~2명씩 분산해 보내기로 했다. 어머니와 여동생, 6촌동생으로 구성된 우리집 4인 가족은 2명을 받기로 했다. 러시아말을 모르는 대학생 2명, 더구나 남학생들을 집에서 한달간 묵게 한다는 건 쉽지 않다. 한국말을 조금 하는 나는 긴장하지 않기로 했다. 전에 한국사람을 접해 본 경험이 있으니까.

나는 자루비노 항구에 나가 학생 9명을 맞았다. 저녁시간이 돼서야 학생들과 함께 우정마을로 왔고, 이들을 배정된 집으로 안내했다. 두 청년과 우리는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러시아말과 한국말을 섞어 대화하면서 친숙해졌다.

한국청년들은 고려인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한시간씩, 나는 이들에게 한시간씩 러시아말을 가르쳤다. 고려인 가정은 이들에게 러시아식 이름을 지어준 뒤 서로 러시아 이름으로 불렀다. 우리집의 한 청년은 ‘지마’로 불렸다.

대학생들이 오자 마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한국 대학생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을의 고려인 청년들과 함께 많은 일을 했다. 하루 일이 끝나면 우리는 축구장으로 갔다. 한국 대학생들이 합세한 우정마을 연합축구팀은 우수리스크내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많이 이기는 편이었다.

우리 한·러 젊은이들은 해변가에서 대화를 나눴고, 한국의 대학생들은 오빠나 언니처럼 느껴졌다. 이들과 함께 하면서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학생들의 근면성, 윗사람에 대한 존경심, 교양 있는 언행은 본받을 만했다. 우수리스크(러시아 연해주)/ 최알료나통신원

경향신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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