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이 나이에 괜찮은 직장을 다시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사업을 하려 해도 자신이 없다"며 "차라리 러시아 여자와 결혼해 해외로 나가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실직.이혼한 고학력자들의 이민을 전제로 한 국제결혼이 늘고 있다. 이들의 행선지는 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중국.러시아 등이다. 한국보다 물가가 싸 적은 돈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데다 현지 여성과 결혼할 경우 출국과 정착이 쉽다는 판단에서다.
이민을 알선하는 인천의 '아리랑월드'에는 올 들어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베트남행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특히 현지 이주를 목적으로 한 결혼 문의가 일주일에 10여건씩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 한달에 2~3건씩 결혼이 성사되고 있다.
서울 하왕십리동 국제결혼문화원 이강희 상담실장은 "국제결혼해 필리핀 등 동남아로 이민가려는 사람들의 전화가 최근 늘고 있다"며 "대부분 경제난 때문에 한국에서 살기 힘들어 나가려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제결혼해 동남아.중국 등에 나가 살 경우 적은 돈으로 국내보다 훨씬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미국 등은 3억~4억원을 들고 가봐야 어렵게 생활하는 데다 이민 절차를 밟는 데만 1~2년, 비용만 수천만원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등은 현지 여성과 결혼할 경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1개월 내 이민갈 수 있다. 결혼 비용도 예물.관광 등을 합쳐 1000만원 정도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 역삼동의 결혼정보리더 서은숙 대표는 "베트남.필리핀 등은 우선 생활비가 한국의 10%밖에 안 들고 장사 밑천도 아주 적게 들어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가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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