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의 기회의 땅 러시아를 읽고 몇가지 첨언
매일경제의 기회의 땅 러시아를 읽고 몇가지 첨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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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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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크렘린궁 북동쪽에 위치한 제르진스키 거리. 인근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분양중인 주상복합 아파트는 9월 초 현재 평당 30만 루블(한화로 약 1200만원)을 호가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현지 가이드 신찬호 씨(37)는 "모스크바에서 아파트를 구입한 교민들은 최근 2 ~3년 간 시세가 2배 이상 올라 큰 차익을 남겼다" 며 "최근에도 부동산 구입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을 자주 방문한다" 고 말했다.

-주목해야 할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의 부동산 시장이 80년대에 한번, 90년대 초반, 후반에 또 한번, 2000년들어서는 완전히 급격한 상승세이니 90년대 초반에 좀 올랐다고 했을때 산 사람들도 굉장한 차익을 보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변에는 입이 귀에 걸린 사람도 많구요.

모스크바 도심에서 30㎞ 안팍 교외에는 '다차' 로 불리는 전원주택이 속속 들어서면서 주말만 되면 도심을 빠져나가려는 자동차 때문에 외곽도로가 막히는 '다차 정체' 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다차 정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이 말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는 그 시즌에 주로 쓰였지요. 여기서 쓴 뜻은 아마 시도때도 없이 주말에 다차를 가려고 하는 차량들로 밀린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긴 모스크바 곳곳이 교통정체이니 딱히 옛날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요.

부동산 개발 열풍은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상하이산업투자회사는 지난 4월 상트페테르부르크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0억달러를 투자해 크라스노셀스키 지역에 러시아 최초의 차이나타운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에서 서북쪽으로 800㎞ 정도 떨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8~19세기 제정 러시아 당시의 수도로 러시아 최고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

러시아 일간지 니자비시마야 가제타는 이 같은 추세를 놓고 "넘쳐나는 오일달러와 외국자본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며 "올해 들어 도심지역 아파트 밀집 단지의 평균시세는 지난해 보다 40~50% 정도 올랐다" 고 평가했다.

크렘린궁 정면에 위치한 러시아 호텔. 객실 4000석을 보유해 러시아 최대 규모인 이호텔 2층에는 내ㆍ외국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 앨런 브롬 씨(44)는 "크렘린궁 앞에 위치한 레닌의 묘소를 바라보면서 카지노를 하고 있으니 아이로니컬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고 말한다.

-하하하

모스크바 트베르스카야 거리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은 신용카드, 루블(러시아 화폐단위), 달러, 유로 4가지로 결제가 가능하다. 레스토랑의 한 지배인은 "메뉴판에 달러나 유로로 식사 가격을 써놓아야 부유층 손님을 유치할 수 있다" 고 귀띔한다.

-웃기는 소리? 웬만한 곳에는 모두 달러 유로화 표시 아닌가?

미국 경제지 포브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억달러 이상을 지닌 억만장자는 모스크바에 총 33명이 거주하고 있어 31명을 보유한 뉴욕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 최대 쇼핑명소인 아라바트 거리. '카레이츠(한국인)' 임을 알아본 이곳 상인들은 곧바로 '안 비싸요' '깎아줄게요' 라며 유창한 한국어로 호객행위에 나선다. 러시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변화 바람은 자본의 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ㆍ러 수교 15년이 지난 오늘날 동서냉전 시절 '동토의 제국' 이나 '철의 장막' 으로 불렸던 사회주의 국가 모습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모스크바종합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반 크레이그비치 씨(19)는 " 한국 제품은 그 동안 중국 제품에 비해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다" 며 "그러나 1 ~2년 전부터 호황국면이 이어지면서 고가 한국 제품 수요가 불붙고 있다" 고 설명했다.

실제로 모스크바 주재 코트라에 따르면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분야 러시아 수출 규모는 올해 1~7월 4억2487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때 확실히 한국브랜드로 러시아 시장을 잡아야 하는데, 가전 자동차 휴대폰 말고, 다른 중소기업 제품들도 속속 들어가서 그 열품에 동참해야 합니다. 분발하세요.

삼성전자와 팬택계열이 주도하고 있는 휴대폰 등 가전제품 수출도 같은 기간 6 778만달러어치가 판매돼 역시 41.3%에 이르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다음주 노무현 대통령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열리는 한ㆍ러 정상회담은 양국간 투자ㆍ교역 확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이곳 교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권주형 주러시아 대사관 상무관은 "제도적인 투명성이 확대되면 러시아는 중국에 버금가는 전략적인 교역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 며 "한국 기업들이 투자 ㆍ상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도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98년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유예) 이래 탈(脫) 러시아에 주력했던 유럽 기업들도 최근 들어 러시아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BP의 시단코 지분 인수와 스위스 네슬레의 상트스프링스 인수 등 최근 들어 유럽 기업들이 러시아 투자 확대에 잇따라 나서 있다.

스웨덴 가구 체인회사인 이케아는 향후 10년 간 매장당 4500만달러를 투입해 러시아에 10개 매장을 추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도 만성적인 병폐를 치유해야 고속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빈부격차 확대, 만성적인 부정부패와 지역간 불균형 문제 등은 러시아 정부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분류된다.

세계은행 조사 결과 러시아 인구중 20%인 3100만명은 한 달에 75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말 현재 1700만명에 달하는 유아들이 극빈가정에서 살고 있고, 이처럼 빈약한 보건ㆍ위생환경 때문에 러시아 남성 평균 수명은 59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크렘린궁전과 전승기념관 등 외국 관광객이 운집하는 지역에서는 달러를 구걸하는 부랑인들을 아직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뉴욕이나 엘에이를 가보세요. 어렵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장악하고 있어요. 자본주의의 병폐를 없애면서 복지를 추구한다는 게 바로 사회주의였는데, 그 사회주의가 무너진 뒤 자본주의가 다시 태어났으니 부랑자들의 존재는 당연하지요.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또 다른 위험요소도 있다. 까다로운 행정규제를 비롯해 예상치 못하는 돌발변수도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롯데그룹이 지난 2002년 하반기부터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 설립 을 추진하고 있는 대형 쇼핑몰 건설계획은 최근 기반공사 도중 지하에서 터널이 발견됐고 터널의 용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공사 일정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걸 위험요소라고 보면? 압축성장의 잘못된 인식 결과 같네요. 만약 그 터넬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그 큰 쇼핑몰이 한번에 날라가 버릴텐데..그땐 무슨 수로...한국 같으면 쉬쉬하고 대충 시멘트로 메워버리고 공사를 진행하겠지요,. 그러다가 건물이 붕괴되고..아휴 챙피해서..그런데 정상적으로 전행되는 그런 일도 무슨 위험요소라고 보면 어휴 짜증나!!!

롯데그룹은 총공사비 4억달러를 투입해 2006년까지 롯데 쇼핑몰을 설립할 계획 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3월 집권 2기 행정개혁 청사진을 내걸었지만 뿌리깊은 각종 병폐를 제대로 치유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행정적인 규제땜문이라면 이해를 할수도..우리는 뭐 다른가? 건물하나 지을려며 공사비의 30~40퍼샌트는 떼주는 게 정석? 그런데 뭐? 관료 병폐? 오히려 그런 측면에서 러시아가 다른 유럽국가 공사보다 더 쉬울 수 있어요. 뇌물에 약하고, 우리도 거기에 강하니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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