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학아카데미 산하'이바노프 바이러스 연구소'드미트리 리보프 소장이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경고하고 나섰다. 이 연구소는 인간이나 동물 바이러스의 생태학과 전염병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곳이다.
리보프 소장은 "유행 시기는 올해 말일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며 "올해가 아니면 내년이나 최소 몇 년 안에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존하는 독감 바이러스들로부터 대규모 전염성을 지닌 새로운 변종이 생겨날 것"이라며 "가장 유력한 후보는'조류 독감'의 H3N2"라고 지적했다.
70%의 치사율을 보이는 조류독감은 현재까지 사람 간에는 거의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보프 소장은 그러나 새로 나타날 조류 독감의 변종 바이러스는 '인간 대 인간'의 통로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종이 일반 독감과 조류 독감에 동시에 감염된 돼지의 세포 속에서 바이러스 혼합을 통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독감이 번질 경우 러시아에서만 한꺼번에 70만명이 감염돼 30만~40만명을 병원에 입원시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예비 병실과 의약품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보건당국에 권고했다.
그는 또 "이런 독감이 다음달 말부터 유행할 수도 있다"며 "모든 러시아 주민들이 예방주사를 맞을 것"을 권고했다. 그는 "예방주사가 질병을 막을 수는 없지만 사망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는 피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리보프 소장은 이어 "연구소의 전문가 그룹이 최근 몇년간 러시아에 출현한 독감들을 관찰해온 결과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견된 모든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면서 "이들이 앞으로 새로운 독감을 만들어 내는 '건설자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22일 러시아를 방문한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대규모 독감이 유행주기에 근접해 있다"며 조만간 전 세계에 창궐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조만간 조류독감과 유사한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나 전 세계에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cj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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