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스크바시는 자가용 택시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며 이들 영업을 제한했지만 여전히 자가용 택시는 버젓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당시 모스크바 시는 택시 운전을 하려는 개인은 3년 이상의 운전경력, 미터기 설치, 세금당국에 신고 등을 요건으로 내걸었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시민들도 가격 흥정을 통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가용 택시를 선호하고 있다. 정식 택시의 경우 회사에 사납금을 내야 하는 만큼 자가용 택시보다 운행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
신년 들어 모스크바 곳곳에서는 정식 택시 기사들과 자가용 택시 운전자들간에 싸움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많아 택시 운행의 노른자위로 불리는 레닌그라드스키, 야로슬라브스키, 카잔스키 역 인근의 후미진 골목에서는 이들간 충돌이 연출됐다.
지난 4일 밤 이들 역 근처에서 택시 기사들과 자가용 운전자 등 30여명은 서로 맞붙어 싸움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 창문이 깨지는 등 자동차 4대가 망가졌으며 8명은 병원에 호송됐다.
정식 택시 기사들은 "자가용 운전자들은 세금이나 사납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손님들을 가로채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택시 기사인 파벨 로기노프는 "우리는 거리에 따라 미터 요금을 받지만 그들은 손님과 협상을 통해 훨씬 낮은 가격에 운행한다"면서 "고객들은 값싼 불법 택시를 타게 되고 이로 인해 양측간 주먹다짐은 수시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4일 밤 사건 현장에 있던 경찰들도 "먼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면서 당시 난투극을 벌인 15명을 체포 즉시 귀가시켰다. 경찰은 이들간 싸움이 지금은 각개 전투지만 향후 대규모 집단간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 시는 정식 허가를 내준 영업용 택시는 4천여대지만 자가용 택시는 3만~4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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