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를 미국에 판 러시아관리는 보너스까지 줬다니
알래스카를 미국에 판 러시아관리는 보너스까지 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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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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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는 광활하다. 미국 본토의 5분의 1, 한반도의 7배, 남한의 15배에 이르는 땅이다. 미 합중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주다. 빙하 등 거대한 대자연의 위용을 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주민은 65만명에 불과하지만 금.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할뿐더러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다.

문명 세계에 알래스카가 알려진 것은 1741년이다. 러시아 표트르 대제의 명령을 받은 덴마크 탐험가 비투스 베링이 이 일대를 탐험하면서부터다. 러시아의 주된 관심은 알래스카 모피였다. 러시아 해군이 이곳에 주둔한 것도 모피 때문이었다. 모피 무역이 시들해지자 재정 적자에 시달리던 러시아는 1859년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겠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1867년 알래스카를 720만달러에 사들였다. 1에이커(약 1224평)에 2센트꼴이었다. 그 무렵 미국 여론은 알래스카 매입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미 국무장관 윌리엄 시워드는 "눈 덮인 알래스카가 아니라 그 안에 감춰진 무한한 보고를 보자. 우리 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그 땅을 사자"고 외치며 의원들에게 열심히 로비한 끝에 상원에서 겨우 한표 차이로 알래스카 매입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반면 러시아는 쓸모없는 땅을 비싼 값에 잘 팔았다며 협상단에 보너스까지 지급했다.

시워드 장관은 생전에 줄곧 알래스카 때문에 시달렸다. 알래스카는 시워드의 아이스 박스라는 비아냥이 뒤따랐고, 실패한 거래를 뜻하는 말로 '시워드의 어리석은 짓(Seward's folly)'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30년 뒤 알래스카에서 금광이 발견되고 20세기 들어 석유 매장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알래스카는 미국의 보물로 탈바꿈했다.

여론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충돌할 때 사례로 제시되는 게 시워드의 알래스카 매입이다. 시워드가 여론을 의식하거나 미래에 대한 비전이 약했다면 알래스카는 지금 미국 지도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한.일 수교 당시 청구권 자금을 일제 피해자 보상보다 경제개발에 사용한 것도 비슷한 경우인 것 같다. 요즘 논란의 대상인 새만금 개발 등을 시워드의 사례에 적용시키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이세정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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