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에 다시 무슨 특구를 만든다고? 다들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녀?
연해주에 다시 무슨 특구를 만든다고? 다들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03.06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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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연해주에 충청남도 크기의 '3국 협력특구' 건설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나홋트카 경제특구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또 하나의 특구를 만든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괜히 누군가 뉴스를 만들어내거나, 러시아측에서 우릴 꼬드기는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 구상은 나홋트카와 똑같다. 나홋트카에는 YS 대통령 마저 시찰한 곳이다. 그런 곳도 흐지부지 됐는데,..

남한이 자본과 기술을 대고, 러시아와 북한이 토지와 노동력을 공급해 대규모 농업.경공업 단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특구가 조성되면 1937년 러시아가 고려인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뒤 처음으로 '고려인(한민족) 자치구'를 허용하는 의미가 있다.

외교통상부 산하 단체인 재외동포재단과 민간단체인 국제농업개발원은 최근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이 같은 특구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특구 위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한카호 일대가 될 예정이다. 정부가 적극 추진한 나홋트카도 흐지부지됐는데..겨우 산하단체가 ㅋㅋㅋ

특구라는 이름도 낯설다. 특구라고 보기엔 너무 왜소하다. 농업특구? 총 26억 평 규모로 대부분 초지와 논.밭으로 이뤄져 있다. 석유. 가스. 다이아몬드 등 지하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걸 개발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

재외동포재단과 국제농업개발원 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년 전 '민족문화자치회에 관한 법령개정안'에 서명해 고려인 자치구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려인 자치구를 만드는 게 바로 특구라고 주장하는 건 정말 어리석다.

러시아 법에 따르면 같은 민족 3만 명 이상이 모여 살면 공화국.자치주.자치구 등 크고 작은 정부를 세울 수 있지만 무얼 먹고 살런지를 고민해야한다. 결국 한국에서 기업을 유치하거나, 농업투자를 해야하는데, 누가 거기까지 갈까? 휴머니즘 차원이 아니라면.. 자치구만 만들면 뭐하나? 먹고 살게 있어야 진짜 자치구인데.. 자치구를 특구라고 하는 것도 우습다. 특구라면뭔가 특혜가 있어야하고,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야하고..투자도 받아야하고 세금문제도 그렇고..

연해주 건설 초기 투자비는 90년 한.소 수교 때 우리 측이 제공했던 차관(잔액 15억8000만 달러) 상환금이 거론되고 있다. 이병화 국제농업개발원장은 "러시아 측이 차관 상환금액 중 6억 달러를 초기 투자비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니까? 결국 우리가 그쪽에 당하는 길이다. 빌려간 돈을 러시아측에 투자하자고 하는 말이다. 그 투자가 진짜 실익이 있는지 따져봐야한다. 그걸 어느정도 준비가 돼 있는 나홋트카에 투자하는 게 돈 계산으로는 더 낫다.

멋도 모르는 의원들도 자기 이름 하나 내걸려고 나서는 모양인데, 부디 국익좀 생각하다.

이화영(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원 측은 "향후 고려인 자치구 건설을 위해 정부 예산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광재 의원 측도 "연해주가 자원이 풍부해 개발 방안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연해주 지역은 경제성이 작은 데다 정치적으로는 국경을 맞댄 중국을 자극할 수 있어 투자.개발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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