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기관이 느닷없이 핫메일 지메일 규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러 정보기관이 느닷없이 핫메일 지메일 규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4.10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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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핫메일(hotmail.com), 지메일(gmail.com)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무지무지하게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핫메일과 지메일 등을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FSB의 정보·특수통신센터 책임자 알렉산데르 안드레예쉬킨은 8일 정부 통신기술위원회 회의에서 핫메일과 지메일, 인터넷전화 스카이프 등의 대규모 사용에 대해 FSB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극단주의 조직들이 자주 사용하는데,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반론도 적지 않다. 당장 이고르 쉐골레프 통신부장관은 핫메일, 지메일 등 해외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리야 마수크 통신부 차관은 FSB가 이들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 내 사용을 금지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안이 필요한데, 그 대안으로 해외 암호화 기술의 대규모 이용 관련 규제 권고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이 논란은 단순히 인터넷 사용에 관한 부처간 알력으로 보면 큰 그림을 놓칠 지도 모른다. 러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그 사이트인 라이브저널이 최근 잇단 디도스(DDoS) 공격을 받아 서비스 차질을 빚었다. 누구의 소행일까? 네티즌 사이에서는 반 크렘린 인터넷 여론을 못마땅해하는 러시아 보안당국이 범인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

그렇다면 FSB가 핫메일 지메일 규제 필요성을 내세운 이유도 짐작 가능하다. 러시아는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여론이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중이다. 대책이 필요한 상황. FSB는 대선 기간 반크렘린 의견이 아무런 검증이나 규제없이, 또는 어떤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민심을 사로잡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인터넷 규제안을 내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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